이계홍 역사 장편소설 죽창 [제9장] 영광·함평·나주·무안 동학농민군(166회)

윤태민 기자 2025. 6. 1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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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병이 도감봉을 향하여 소리쳤다.

"어이, 도감봉 군관! 배신자를 여기서 만나부네이?"

뛰다 말고 도감봉이 제 자리에 멈춰섰다.

"아니, 조백이구만. 너 잘 만났다."

조백은 한때 같이 복무했던 군관이다. 조백이 이끈 수색병들이 몰려오더니 도감봉을 에워쌌다. 조백이 이죽거리듯 소리쳤다.

"나는 이름대로 조백이 있는 사람이여. 용서받지 못할 자를 용사하들 못하는 사람이랑깨. 이 자를 묶어라."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도감봉이 수색 군사들에게 포위당하고, 포박 당했다.

"니놈이 동학군에 가세해 불면 배신자제 뭐겄냐. 배신자의 말로가 어떻다는 것을 보여주마."

이 광경을 어둠 속에서 지켜보던 이성단이 나무 뒤에 숨어있는 김옥규를 불렀다.

"도감봉 군관이 잡혀부렀어."

그러나 김옥규는 실전 경험이 부족한데다 생포된 아군을 구출할 지침서 하나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석돌 유격대장을 불러와."

이성탄이 말하자 김옥규가 엉뚱한 반응을 했다.

"김석돌 유격대장을 어떻게 알어?"

"부대에 소속되면 그 정도는 알아야제. 얼른 가서 불러와"

지금의 위기는 유격대장이라야만이 돌파해나갈 수 있다고 이성단은 판단했다. 김옥규가 산 위로 뛰어올라가고, 이성단은 불을 던져 나주 수색군이 더 이상 나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수색군이 자기들 병영으로 도감봉을 끌고가면 끝장이다. 그들 입장에서 배신자는 그 증오심으로 잔인한 방법으로 죽일 수 있다. 불에 꼬실라 죽이거나 온몸의 살점을 베어내 죽일지도 모른다. 이성단이 여자 특유의 귀신 소리를 내며 수색병들의 행동을 멈춰세웠다.

잠시 후 아이구메! 하며 무언가 나가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김석돌 휘하의 유격대원들이 기습하여 수성군 수색병들을 쓰러뜨린 것이다. 김석돌이 수색대원 중 한 놈 가슴에 창검을 쑤셔 박자 사태는 단박에 정리되었다. 나머지 수색병들이 바들바들 떨면서 무기를 내려놓은 것이다.

이성단이 그들 앞으로 나갔다. 수색병들은 처녀에게 농간을 당했다는 기분으로 낭패한 얼굴이 되었다. 도감봉이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고 위협했던 수색 조장 조백을 자빠뜨리고 목을 밟았다.

"투항해라."

조백이 캑캑 기침을 하며 발버둥쳤다. 그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김석돌의 완강한 압박에 움직이지 못했다.

"투항하지 않으면 너는 내 칼에 간다. 투항해라."

그 사이 다른 수색병 둘이 도망을 갔다. 이성단과 유격병이 추격에 나서자 김석돌이 멈춰세웠다.

"그만 둬라. 어차피 모두 감당할 수 없는 놈들이다."

"저놈들이 지원병을 몰고 올 것인디요?"

"우리가 먼저 몸을 피하면 된다. 대신 이 자를 포박하여 둘러메고 본부로 가라."

유격병들이 조백을 묶어 둘러메고 본부로 갔다. 김석돌이 문초를 시작하였다.

"다친 데는 없나?"

"모가지가 나가버린 것 같소. 저 새끼가 나를 자빠뜨려서 목을 밟아버링개 숨도 지대도 못 쉬었소."

그가 도감봉을 노려보며 눈을 부라렸다.

"그 점 불가피했다는 점 이해하라. 다쳤다면 잘 치료해 주겠다."

이번에는 도감봉이 나섰다.

"투항하라. 투항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그동안 인생 헛살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니가 할 말은 아니지. 잡놈에 배신장깨."

"뭐, 잡놈? 왜 잡놈이냐."

"나라의 근본을 흔들면 잡놈보다 못한 역도 아니냐. 그런 역도에게 투항하면 나가 인간이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