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먼저 마음을 성장하게 해주세요
초등 시기는 인격 형성의 골든타임
인성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
잠자리 독서 활용 및 인성일기 제안
‘인성 명언’ 활동으로 실천동력 확보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우고, 수학과 과학 선행 등을 통해 입시 경쟁에 내몰리는 초등학생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작 중요한 ‘인성’ 교육이 홀대받기 쉽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교실에도 존중과 배려 대신 차별과 혐오, 조롱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고 한다. 2022년 전·현직 교사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알리고 교육 현장에서 선한 영향력을 나누기 위해 만든 모임 ‘책쓰샘’에서 활동하는 교사 4명이 ‘초등 필수 인성 배움 사전’을 낸 이유다.
박은선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날마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특히 초등 시기는 인성 형성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인성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 육퇴한 밤
박은선 교사를 비롯해 집필에 참여한 김인의 교사, 박여울 교사, 박정은 교사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편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정작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박은선 교사는 “가정에서 귀하게 자라다 보니,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공공의 선을 고려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먼저 표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배려나 양보, 예절과 같은 기본적인 사회적 규범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부족한 경우도 많아 갈등이 쉽게 생기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감정 조절이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의 교사는 “인성 교육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직결된다. 어려움을 경험하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공감 능력, 타인을 배려하는 역량, 성인지 감수성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여러 갈등과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오늘날처럼 SNS가 발달하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들을 기회가 줄어들고, 자신과 유사한 성향의 사람들과만 어울리는 인터넷 문화에서는 공감이나 배려를 배우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인의 교사가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인성 교육’인 이유다. 김인의 교사는 “아무리 똑똑하고 멋진 아이로 자란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성품이 먼저 갖춰져야 인정받고 사랑받는다”며 “그래서 인사와 감사 표현을 평소 가장 강조한다. 어른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태도가 인성 교육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은 이러한 교사들의 교육 현장 및 자녀 양육 경험에 더해, 한국교육개발원의 ‘학생 인성 검사’ 항목을 기반으로 성실, 존중, 배려, 책임, 정직, 용기, 예의, 포용 등 70가지 덕목을 수록했다. 박여울 교사는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인성을 갖춰야 한다. 저의 세 자녀들이 읽고 실천했으면 하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며 “왼쪽 페이지에는 그림일기 형식으로 인성 덕목의 의미를 풀어서 설명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인성 덕목의 정의와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시 자료를 3개씩 제시함으로써 아이들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은 교사는 “아이들이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역량을 먼저 기르면 좋을까 생각해본다면 그것은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일 것이다. 우리가 따뜻한 마음을 가질 때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속에서 안정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중에는 우리가 쓴 책을 비롯해 다양한 인성 교육자료들이 많이 있다. 이를 매개로 올바른 가치관 속에서 본인의 생각을 발달시켜 나간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건전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정은 교사는 “오늘날과 같이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AI 시대에는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기술적 역량만으로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계산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윤리적 판단, 공감, 배려, 사랑, 책임감과 같은 감정적이고 도덕적인 능력은 인간만이 지닐 수 있다”며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차별화된 가치는 인성, 즉 인간다움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인성이 새롭게 재조명되어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이자 아이들에게 인성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여울 교사는 이 책을 인성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제안했다. 잠자리 독서에 활용하기, 인성 일기 쓰기, ‘인성 명언’ 활동이 그것이다. “아이와 함께 매일 밤 2쪽씩 읽음으로써 인성 덕목의 뜻을 함께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더불어 어릴 때 부모님의 일상 경험을 함께 이야기해 준다면 아이는 인성 덕목을 우리의 덕목으로 느낄 수 있게 될 거예요. 두 번째 방법은 바로 인성 일기를 쓰는 것이에요. 하나의 인성 덕목을 주제로 일주일에 한 번,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일기를 써보세요. 아이가 앞으로의 삶에서도 긍정적인 덕목을 실천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거예요. ‘인성 명언’ 활동은 책에 나오는 명언 중 아이가 좋아하는 문장을 A4용지에 크게 써서 냉장고나 현관문에 붙여두는 건데요. 아이가 직접 글씨를 쓰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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