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빼도 집 못 산다"… 가파른 집값 상승에 전세가율 상승폭 축소
상승폭 축소… 과천 등 상급지 급락
전세 → 매매 갈아탈 비용 늘어나
주거사다리 기능 약화·우려 제기

"집값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니 전세보증금을 더해도 원하는 집을 사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결혼한 지 햇수로 7년차를 맞은 이모(35·여)씨는 오는 8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구매할 집을 알아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모은 돈에 전세보증금을 더해 최소한의 대출로 집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눈여겨보던 단지의 집값이 빠르게 오르며 보증금을 돌려받는다고 해도 집을 구입할 돈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계획보다 대출을 더 받거나, 눈을 낮춰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며 경기지역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전세의 주거사다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의 전세가율은 66.36%로 집계됐다. 전월(66.31%) 대비 0.05%p 상승한 수치지만 상승폭 자체는 지난달과 비교해 쪼그라들었다.
실제 전세가율 상승폭은 지난 1월만 해도 0.20%p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2월 0.14%p ▶ 3월 0.11%p ▶4월 0.09%p 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과천시(-0.29%p)나 성남시 분당구(-0.21%p) 등 상급지는 이미 전세가율이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전세가율의 상승폭이 축소되는 원인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세가율이 낮아질 경우, 전세보증금으로 매매가격 일부를 충당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탈 때 필요한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갈아타기 동력이 하락하면 전세의 주거사다리로서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어 "지금처럼 매매가격이 빨리 올라오며 전세가율이 낮아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거나, 전세보증금으로 집을 구매할 때 애로가 커질 수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아파트 금액이 급등하며 전세가율이 떨어진 적이 있는 만큼 당장 전세가율이 하락한다고 해서 갈아타기 동력이 약해질 우려는 크지 않겠지만, 그때에 비해 집값이 더 오른 만큼 체감상 부담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관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