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시동 켠 ‘검찰개혁’, 운전은 누가 하나 봤더니

이태준 기자 2025. 6. 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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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법무장관-법사위원장 ‘삼각 축’ 돼 검찰개혁 이끌 전망
법사위원장에 박범계 유력 거론…李 대통령과 소통 가능·법무장관 출신 강점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오는 6월3일 열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지지층 사이에서 "검찰개혁을 이번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상황이다. ⓒ시사저널 양선영 디자이너·연합뉴스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함에 따라, 검찰개혁이 본궤도에 올랐다. 다만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낙마로 인해 검찰개혁  조기 추진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민정수석과 함께 개혁을 주도할 법무부 장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현재 공석인 터라, 검찰개혁이 의도치 않게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1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 줄곧 강조했던 검찰개혁 법안을 11일 발의했다. "더 미룰 수 없고, 늦어져서도 안 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검찰개혁 법안에는 중대범죄수사청, 공소청 신설도 담겼다. 각각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산하에 두도록 한다는 계획인데, 국무총리 직속 국가수사위원회를 두는 내용도 포함했다.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무죄 소식까지 알려지며, 민주당의 검찰개혁 추진에 대한 당위성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1·2심에서도 무죄를 받은 받았으나, 검찰의 항소로 최종 무죄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의원은 "검사에게 기소당하면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아도 인생이 결단난다"는 뼈 있는 말도 남겼다.

자연스레 향후 검찰개혁을 주도해 나갈 인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민정수석과 차기 법무부 장관 그리고 법사위원회 위원장이 삼각 축이 돼 그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관건은 민정수석 자리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오 전 수석의 낙마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탓에 혼란스런 모습이다. 당초 대통령실이 고위 공직 후보자 사전 질문지를 받을 때, 차명 부동산 소유 여부를 묻는 질문이 과거가 아닌 현재 기준이다 보니 오 전 수석이 "아니오"라고 답한 터라 해당 논란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있던 검증 기능을 민정수석실로 가져오게 된 만큼, 다시 인선에 나서게 될 민정수석 자리는 더 꼼꼼히 검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신중하게 새로운 민정수석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법안 발의로 검찰개혁 시동은 켰지만, 본 가동까진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법무부 장관 역시 공석인 터라, 법무부 차관으로 거론되는 이진수 대검 형사부장이 일단 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원리·원칙·능력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법무부 장관직에 적절한 인물이 없을 경우 당분간 공백 상태로 둘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양보하겠다는 의사가 전혀 없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내부의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법사위원장은 정청래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공석인 상황이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4선 의원이자,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당내에서 이 대통령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중량감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학계 "전문성 없는 위원회가 수사 통제하면 국민 피해"

검찰개혁 입법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민주당 내부와 지지층 사이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 다수다. "더는 표적 하명 수사라는 말이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검찰 정상화가 이제 시작됐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던 조국혁신당 역시 검찰개혁 입법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3개월 내 통과라는 시한을 명시한 것은 국민의 요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뜻에서 중요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평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려운 법안이라며 비판했다. "무리한 검수완박으로 경찰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민생 수사까지 지연되는 부작용을 경험했는데도, 한술 더 뜨겠다는 무모한 결정에 절망감마저 느껴진다"는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이 보수 진영 내부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해 준다.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 설치 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 측 인사가 국수위의 과반을 장악해 민감한 수사를 정권 입맛에 주무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역시 "전문성 없는 위원회가 수사를 통제하다 보면 사건 처리가 늦어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다원화된 수사기관 사이의 역할 조율이나 수사 책임 문제 등이 초래될 혼선에 대한 걱정의 시선도 있다. 민만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공소유지를 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생긴다. 다시 경찰에 보내서 수사를 더 하게 하고, 이렇게 하면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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