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에서 사라진 통일TV, 법원 "채널 등록 취소를 취소한다"
통일TV, 과기부 방송채널사용사업 등록 취소 처분 취소 소송 1심 승소
송출폐쇄 관련 3건 모두 승소…통일TV "정의로운 판결로 제자리 찾아"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통일TV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를 상대로 방송채널사용사업 등록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이로써 통일TV는 윤석열 정부 시절 KT의 일방적 송출 중단, 정부의 채널 사업 등록 취소와 관련해 KT와 정부를 상대로 한 3건의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제8부(재판장 양순주)는 지난 11일 “과기부가 지난해 1월18일 통일TV에 한 방송채널사용사업 등록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며 “소송 비용은 과기부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통일TV는 2018년 3월 설립된 후 과기부로부터 2021년 8월4일 특수자료 취급 인가를, 2022년 7월21일 특수자료 공개활용계획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조선중앙TV의 방송 내용 일부를 2022년 8월18일부터 KT IPTV인 올레TV(현 지니TV)의 262번 통일TV 채널을 통해 방송하고 이를 자체운영 홈페이지 유튜브 등에 활용하기로 승인받았다. 활용 목적은 통일 공감대 확산과 북한 이해 등에 필요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이다.
그러나 2023년 1월18일 KT는 갑작스레 통일TV 측에 '이적표현물(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등 찬양·고무 표현물)을 지속·반복적으로 방송했다'는 등의 이유로 일방적으로 송출 중단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뒤이어 과기부는 같은 해 2월27일 통일TV에 대한 특수자료 공개활용계획 조건부 승인을 취소했다. △KT 올레TV를 통한 방송을 승인받았는데 승인 받지 않은 CMB영등포방송을 통해 방송해 공개방법을 무단으로 변경한 시기가 있었던 점 △공개활용 계획서상 '북녘의 하루' 프로그램은 조선중앙TV 내용을 전체 프로그램의 50% 미만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50%를 초과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는 점 등의 이유였다.
과기부는 통일TV가 방송법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방송채널사용사업을 등록했다며 지난해 1월 채널 사용 사업자 등록마저 취소했으나, 법원은 과기부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과기부는 통일TV가 조선중앙TV의 방송자료를 활용해 '북녘의 하루' 프로그램을 송출할 것임을 알지 못하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등록증을 발급해 준 것으로 보이긴 한다”면서도 “통일TV가 제3차 등록 신청 당시 조선중앙TV의 방송자료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송출한 계획이 있음을 밝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을 사용해 등록증 발급 등에 관한 과기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해킹 등 그 자체로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볼 수 있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조선중앙TV의 방송자료 활용은 통일TV가 방송채널사용사업의 등록을 마친 뒤 공개활용 조건부 승인을 받아 가능하게 된 점 △공개활용 조건부 승인을 한 주체는 다름 아닌 과기부인 점 △공개활용 조건부 승인에 따르면 과기부에게는 통일TV가 통일 공감대 확산 및 북한 이해 등에 필요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목적으로 이적성 내용을 제외하고 조선중앙TV의 방송자료를 편집·가공해 공개하는 것을 허용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근거를 들었다.

법원은 또 “통일TV 대표이사는 2023년 11월20일 및 지난해 2월6일 경찰로부터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에 관해 각 불송치 결정을 받았고, 공개활용 조건부 승인 취소 당시 '공개 활용 목적과 무관한 이적성 내용은 공개 불가' 조건 위반은 문제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일TV가 송출한 '북녘의 하루' 프로그램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제출된 바도 없으므로, 통일TV가 제3차 등록 신청 당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가능성에 관한 과기부의 의사를 왜곡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법원은 “통일TV는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조선중앙TV의 방송자료를 공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안보리 제재대상자로 지정된 북한 '선전선동부'를 대리하거나 그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개인·단체에 해당한다거나 통일TV가 조선중앙TV의 방송자료를 사용하고 지급한 금전 등이 북한 '선전선동부'에 전달됐다는 과기부의 주장·증명이 없다”고 지적하며 “통일TV가 조선중앙TV의 방송자료 활용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통일TV가 제3차 등록 신청 당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가능성에 관한 과기부의 의사를 왜곡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통일TV가 '북녘의 하루' 프로그램에 있어 조선중앙TV 방송자료를 50% 초과해 활용했다는 과기부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공개활용 조건부 승인 취소의 사유가 될 수 있을지언정 등록 취소 처분의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로써 통일TV는 송출 폐쇄 관련 3건의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KT의 계약해지 통보는 위법해 무효”라며 KT가 통일TV에 방송 송출 중단에 따른 피해액 약 2660만 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통일TV와 KT의 계약기간이 2023년 12월31일 이미 종료된 만큼 방송프로그램 송출 이행 청구는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아 통일TV 측이 일부 승소했다. 같은 해 2월 서울행정법원은 통일TV에 대한 과기부의 특수자료 공개활용계획 조건부 승인 취소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지난 11일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철퇴를 맞아 역사상 유례 없는 방송 송출폐쇄를 당한 통일TV가 뒤늦게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됐다”며 “현재 꽉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풀어낼 수 있도록 통일TV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TV를 법률 대리한 김남주 변호사(법무법인 도담 대표변호사)는 “지난 정부가 통일TV를 상대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남북 상호 이해를 위한 시도를 막아선 처분에 대해 법원이 위법부당하다고 인정하고 취소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적폐를 바로 잡고, 한반도 평화와 교류를 위한 통일TV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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