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23곳에 2000t ‘빗물저장’… 도심침수 막는다

김군찬 기자 2025. 6. 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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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국과학기술회관 옥상.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가 나오자 서울시 치수과 직원들이 11층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바닥 배수구 위에 설치된 '배수 홈통' 점검에 한창이었다.

서울시는 올해 '10㎝ 월류형 배수 홈통'을 홍익대 등 9곳 건물 옥상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역 일대의 빗물 저류가 가능한 건축물 4875개 동에 배수 홈통을 설치할 경우 강남역 일대 침수우려지역의 최대 8.34% 침수면적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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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장마철 침수 대비
자체 개발 10㎝ 배수 홈통 효과
2시간 동안 천천히 물빠지게 해
극한 호우 시 지표면 수위 낮춰
올해 건물옥상 9곳에 추가 설치

지난 12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국과학기술회관 옥상.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가 나오자 서울시 치수과 직원들이 11층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바닥 배수구 위에 설치된 ‘배수 홈통’ 점검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평년보다 일찍 시작해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장마에 대비해 플라스틱 배수 홈통을 꺼내 들고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국과학기술회관 옥상 배수구 위에‘10㎝ 월류형 배수 홈통’이 세워져 있다. 문호남 기자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본격적인 장마가 예고된 가운데 10㎝ 높이의 배수 홈통은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호우가 내릴 때 힘을 발휘한다. 건물 옥상에 최대 10㎝ 높이의 빗물을 일시적으로 담아두는 효과가 생겨서다. 배수 홈통이 설치된 옥상의 경우 빗물이 건물 배수관을 타고 바로 내려오지 않는다. 배수 홈통에 뚫려 있는 폭 2.5㎝인 홈 4개를 통해서만 물이 빠지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빗물은 2시간 동안 천천히 내려오게 된다.

600㎡ 크기의 이 옥상에는 6개 배수 홈통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당 1만5000원인 배수 홈통 6개만 설치해도 빗물 60t 정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건물 옥상에서만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약 195t), 그랜드 하얏트 서울(약 161t) 등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수영장의 3분의 1 수준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25m 길이의 5~8개 레인을 갖추고 있는 서울 자치구 체육시설 수영장의 경우 약 325t 정도의 물이 담겨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빗물이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흘러 내려가는 특성을 고려,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있는 건물 옥상에 빗물을 저류한다”며 “침수 발생 위험이 높은 강남역 사거리 등 저지대 지역 침수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올해 ‘10㎝ 월류형 배수 홈통’을 홍익대 등 9곳 건물 옥상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배수 홈통을 자체 개발해 서울대, 수도방위사령부 등 14개 건물 옥상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600여t을 추가로 담을 수 있게 되면서 23개 옥상을 활용해 총 2000여t 빗물을 저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배수 홈통 추가 설치에 나선 건 극한호우 도중 지표면 수위를 가능한 낮춰 침수우려지역의 인명사고 발생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다. 침수 상황에서는 하수관로에 빗물이 가득 차 있지 않은 상태를 유지해 하수 역류를 막는 게 중요하다. 이때 배수 홈통이 설치된 건물 옥상에서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류해 준다면 하수관로 부담을 완화해줄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빗물 저류조를 만들 부지를 찾기 어려운 데다 짓는 데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서울시가 배수 홈통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역 일대의 빗물 저류가 가능한 건축물 4875개 동에 배수 홈통을 설치할 경우 강남역 일대 침수우려지역의 최대 8.34% 침수면적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집중호우가 내릴 때 빗물이 시내 하천으로 몰려 급격하게 수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빗물그릇(자연형 저류지)으로 활용하는 호수나 연못도 올해 5곳이 추가돼, 총 12곳으로 늘어난다. 특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건 21만7850㎡(6만6000여 평) 크기에 달하는 송파구 석촌호수다. 평상시 60만여t 물이 차 있으며 5m 수심을 유지하고 있는 석촌호수의 물을 인근 하천으로 흘려 보내 1m 정도 낮추면 빗물을 최대 21만여t 추가로 담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서울에서 가장 큰 배수시설인 양천구 신월 빗물터널(32만t) 저류량의 7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47만여t 정도 담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75만7000t의 빗물을 저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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