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장례지도사도 근로자…퇴직금 청구는 3년 지나면 못해”

박혜연 기자 2025. 6. 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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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업체와 위탁 계약을 맺고 일한 장례지도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퇴직금은 퇴사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 조선일보DB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장례지도사 A씨 등 11명이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A씨 등은 2008년부터 프리드라이프와 위탁 계약을 맺고 ‘의전 팀장’으로 불리면서 장례 의전 대행 업무를 해왔다. 이후 프리드라이프는 2015년 11월 ‘현대의전’이라는 업체를 만들어 의전 업무를 넘겼고, A씨 등은 프리드라이프와의 계약은 해지한 뒤 현대의전과 새로 계약을 맺고 동일한 업무를 계속했다.

A씨 등은 2021년 6월 “장례지도사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라며 프리드라이프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프리드라이프가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소속을 현대의전으로 옮기게 했고 퇴직금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소송을 낸 것이다.

쟁점은 장례지도사를 근로자로 인정할지 여부였다. 1심은 장례지도사는 근로자가 아니라며 퇴직금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위탁 계약을 체결한 A씨 등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며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근로자로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여부를 두고는 2심과 3심 판단이 갈렸다. 근로기준법상 회사는 근로자의 퇴사 일로부터 3년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프리드라이프 측은 이들의 퇴직금 청구권이 계약 해지 시점인 2015년 11월 발생했고, 소송은 이로부터 3년이 넘은 2021년 6월 제기돼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며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2심은 회사 측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A씨 등은 소속을 옮기고 난 뒤에도 동일한 의전 업무를 수행하면서, 최종 퇴직할 때 회사가 전체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해줄 것으로 신뢰했다”며 “프리드라이프와 계약을 해지할 당시 회사 측 언동 등에 비췄을 때, A씨 등은 그 시점에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고 믿은 것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에 2심은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도 장례지도사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는 봤지만, 회사가 퇴사한 지 3년이 지난 이들에게 퇴직금을 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A씨 등이 소속이 변경된 이후에도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거나, 계약 해지 당시 퇴직금 지급에 관한 안내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퇴직금을 청구할 권리를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회사의 퇴직금 지급 거절이 부당하거나 불공평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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