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영화', '정통멜로'도 성공시키고 싶은 남궁민의 야심 [드라마 쪼개보기]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2025. 6. 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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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사진제공=SBS

배우 남궁민은 현재 드라마 최고 히트메이커 중 한 명이다.

다양한 장르물에서 거의 불패 수준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 남궁민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2017년 '김과장'부터 이후 '스토브리그' '낮과 밤' '검은태양' '천원짜리 변호사' '연인' 등 큰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낸 작품들이 이어졌다.

작품들의 면면을 보면 오피스, 의료, 스포츠, 스릴러, 첩보 누아르, 법정 코미디, 역사 등 장르의 스펙트럼이 다채롭고 폭 넓다. 성공한 전작 스타일 반복을 강박적으로 거부하는 듯한 모양새로 차기작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멜로가 늘 개입하는 한국형 장르물은 멀리 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과거 한국 드라마는 의사가 수술하고 연애하고, 변호사가 법정 승리 거두고 연애하고, 스파이가 첩보 활동 성공하고 연애하는 식으로 어떤 장르나 소재든 러브라인이 빠지지 않았다. 

이런 드라마들을 식상하게 여긴 시청자들은 당시 소재나 사건, 서사의 전문성에 집중하는 미드의 장르물을 찬양하며 한국 드라마도 변화하기를 원했다. 이후 많이 달라졌지만 한국 장르물 드라마에는 러브라인이 들어가는 경우가 여전히 상당한데 남궁민의 출연작은 온전히 장르물의 특성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진제공=SBS

'스토브리그' '천원짜리 변호사'의 경우 박은빈, 김지은 같은 여주인공들은 남궁민과 사이에 철저히 일적 관계만 존재하는 동료로 등장했다. '김과장' '낮과 밤'의 남상미 김설현 이청아 등 여주인공들은 어떤 에피소드에서 살짝 러브라인을 기대하게도 했지만 연인으로 발전하지는 않고 남궁민의 처지와 인간적 매력에 동화된 조력자 역할에 머물렀다.

이처럼 남궁민은 작품 성공 여부 측면에서도 그렇고, 출연작의 장르물적 순수성에 있어서도 한국 장르물 드라마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전작인 '연인'은 남궁민 필모그래피에 있어 하나의 변곡점을 이룬다.

'연인'은 장르를 구분하자면 사극이지만 로맨스가 비중이 큰 멜로물이기도 하다. 남궁민은 수많은 감성의 명대사를 남기면서 두 자릿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장르물의 장인에 한정되지 않고 멜로도 잘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13일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연출 이정흠, 극본 한가은 강경민)가 시작됐다. '우리영화'는 남궁민의 '연인' 후속작인데 이번엔 장르물이 섞이지 않은 순도 100% 멜로 드라마로 봐야 할 작품이다. 멜로가 전부인 이런 드라마는 과거 한때 한국 드라마 그 자체일 정도로 많은 작품이 등장했지만 최근 들어 드물어진 형식이라 고전적이면서도 신선한 역설이 느껴진다.    

사진제공=SBS

  출연작 흐름에서 살펴보면 남궁민은 이제 멜로의 대세 자리를 굳히고 싶어진 듯하다. 배우로 장르물을 통해 입지를 다진 후 로맨스+사극 '연인'을 통해 멜로에도 성공적으로 발을 내딛었다면 이번에는 로맨스로 꽉 채운 본격 멜로로 멜로 드라마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다.

 '우리영화'는 화려한 데뷔 이후 두 번째 작품을 찍지 못하고 있는 영화감독 남궁민과 시한부 삶을 사는 무명 여배우 전여빈의 사랑 이야기다. 정통 멜로답게(?) 시한부가 등장하지만 과거 멜로 드라마의 시한부 주인공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전형적인 시한부 드라마는 (주로 여) 주인공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과, 병 확인 후 심적, 육체적 고통 상황을 대비하면서 사별이 예정된 사랑의 비극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반면 '우리영화'는 시한부 삶이라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주인공 커플의 관계가 시작된다. 

전여빈이 과거 시한부 드라마 여주인공들의 비련 일색 분위기가 아닌 점도 색다르다. 죽음을 눈앞에 둔 탓에 절박함과 문득문득 좌절감은 보이지만 우물쭈물 살지 않으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살기 위해 노력하고, 일상의 기쁨과 우울을 오가는 내면은 여느 20대의 세상살이와 많이 겹쳐 있다.

사진제공=SBS

'우리영화'는 극 초반부인 지금 멜로의 출발에서 만날 수 있는 감성의 디테일들이 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상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공감대를 확인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에서의 기대감, 과거 인연을 모르고 있다 알아가는 설렘 등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이 시청자들에게도 진하게 전파되는 멜로 특유의 감성 잔치가 있다.

'우리영화'에는 과거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내용이 나온다. 방송된 1,2회 동안 원작에 대해 '이런 신파를 누가 봐'라는 대사가 여러 번 등장한다. 그러면서 리메이크 작은 원작 혹은 과거와는 다른 감성이 반영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이는 작품 속 내용이지만 '우리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담은 외침으로도 들린다. 순수 멜로가 드물어진 현재 새로운 정통 멜로로 사랑을 받아보겠다는 다짐이다. 이 드라마가 어떤 내용으로 흘러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가 궁금하다. 더불어 남궁민이 이런 새로운 로맨스로 멜로 드라마에서도 최고가 될지도 번외로 지켜볼 관심사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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