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 전후 80주년 담화 겨냥 “사죄 종결 운운”…배상금 언급 눈길

“반인륜범죄 80년, 800년 흘러도 시효 없어”
“日 사죄·배상 거부”…배상청구권 거론 주목

북한은 이시바 시게루(사진) 일본 총리가 검토 중인 태평양전쟁 전후 80주년 메시지와 관련 “일제의 피비린 행적이 집중조명되는 패망 80년의 분기점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를 청산하는 것은 전범국 일본이 시대와 인류 앞에 지닌 회피할 수 없는 도의적 책임이며 국제법적 의무”라고 지적했다. [AFP]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검토 중인 태평양전쟁 전후 80주년 메시지와 관련 “일제의 피비린 행적이 집중조명되는 패망 80년의 분기점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를 청산하는 것은 전범국 일본이 시대와 인류 앞에 지닌 회피할 수 없는 도의적 책임이며 국제법적 의무”라고 지적했다.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장은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한 담화에서 “일본 내에서 패망 80년을 맞으며 과거 침략전쟁과 관련해 수상(총리) 담화를 발표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담화는 “역사는 먹으로 지울 수도 없고 불로 태울 수도 없으며 검으로 찢을 수도 없다”면서 “특대형 반인륜범죄에는 80년, 800년이 흘러도 시효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담화는 이시바 총리의 담화를 둘러싸고 일본 내에서 사죄 입장을 똑똑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과 전후 70년 계기 ‘아베 담화’를 통해 이미 ‘사죄외교’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현 일본 수상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에 검증을 거쳐 개인적인 견해를 발표하는 것으로 적당히 굼때려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쟁검증’이라는 것은 과거에 감행한 침략전쟁범죄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정부가 군부의 독주를 막지 못한 제도적 문제와 무모한 전쟁에 뛰어들어 민간인 피해를 산생시킨 경위와 같은 극히 비본질적이며 본말전도적인 검증”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일본 언론은 이시바 총리의 전후 80주년 메시지와 관련 민간인이 자위대를 지휘하는 문민통제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담화는 계속해서 “인류의 평화와 문명을 무참히 파괴한 전범국들의 행적이 적지 않게 기록돼 있지만 집요한 역사왜곡과 과거 청산회피로 국제적인 지탄의 대상으로 되고 있는 나라는 일본뿐”이라며 일본의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했다.

또 “일본의 우익보수세력들이 ‘과거 침략역사의 총화작’으로 삼으려는 아베 담화는 과거 범죄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성근한 사죄는커녕 파렴치한 궤변들로 일관돼있다”면서 ‘일본은 거듭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하고 사죄를 후대에 물려주지 않겠다고 강변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70주년 담화를 비판했다.

특히 담화는 “패망 후 장장 80년간 일본은 우리 인민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한사코 거부하고 시종일관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추구하면서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발전권, 생존권을 엄중히 위협”했다며 일본의 전후 배상금을 거론해 눈길을 끈다.

향후 북한과 일본이 수교시 북한은 일본에 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북한에 지불할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금으로는 200억~300억 달러가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