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노동·부동산·자본시장의 3대 변곡점과 한국 경제의 미래

김태현 기자 2025. 6.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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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을 거쳐 탄생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철학과 핵심 정책의 실현 가능성, 시장 파급효과, 그리고 한국 경제가 맞이할 새로운 전환점에 대한 종합 분석

[우먼센스] 두 번의 도전 끝에 이재명 대통령이 마침내 청와대(?) 문을 열었다. 쏟아지는 축하와 환호, 그리고 동시에 퍼지는 우려와 긴장. 그의 당선은 기쁨과 불안이 교차하는 기묘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제21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 중 27%는 '계엄 심판'을 이유로 꼽았다.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나 정책 비전보다, '과거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선택이 많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김문수 후보를 찍은 이들 중 30%는 단순히 "이재명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이번 선거는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더 강하게 작용한 드문 사례였다.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결국 경제로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랫동안 시장보다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기본소득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한 사람한테 25만원 씩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도 들고 나왔다. 

이 대통령의 정책은 경제학계에서 첨예한 논쟁을 불러온 주제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면한 질문은 단순하다. 이재명식 경제는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과연 효과적인가?

필자를 비롯해 매일경제 경제부 기자들이 공동집필한『이재명 시대 경제 대예측』은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하려는 책이다. 이 대통령의 철학과 공약, 그리고 그것이 현실 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촘촘히 분석하며 시대 변화의 흐름을 짚어낸다. 찬반을 떠나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바로 이 '예측의 힘'이다. 

'노동계 청구서'는 이번에도 현실이 될까?

탄핵 정국의 한복판 추운 겨울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노동계는 선명한 목소리로 "정권 교체"를 외쳤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권 교체의 주역이라 믿고 있으며, 이제 그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청구서'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동계 위상이 과거보다 훨씬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부 극우 진영에서는 "빨갱이 시대의 도래"라는 과장된 표현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노동계는 전국적 조직력과 동원력을 바탕으로 정권 교체는 '광장 민주주의의 산물'이라며 문재인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정책 청구서를 들이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였던 2018년 최저임금이 16.4%나 인상된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번에도 같은 시나리오가 반복될 것이라 예상할 만하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만큼 노동계에 직접적인 '빚'이 없다. 한국노총과는 정책 협약을 맺었지만, 내부적으로는 균열이 있었다. 일부 산하 노조는 오히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했고, 민주노총은 특정 후보 지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노동계의 정치적 지지 자체가 분산되어 있었던 셈이다.

이런 미묘한 거리감은 첫 번째 시험대였던 최저임금 논의에서 드러났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계의 주요 요구였던 '도급·특수고용직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대 노총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은 올해보다 14.7% 인상된 1만1500원. 이 수치조차도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12.8%를 제외하면 역대 최초 제시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눈치 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주 4.5일제, 정년 연장 등 노동계가 밀어붙이려는 요구안은 줄줄이 대기 중이다. 특히 임금 조정 없는 정년 연장은 재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노란봉투법'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사용자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 쟁의 행위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며, 노사 관계는 전면적인 재구조화 국면에 들어가게 된다. 파업은 잦아지고, 갈등은 법정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과연 노동계의 기대를 안고 진군할 것인가, 아니면 거리두기와 균형 감각으로 현실 정치를 조율할 것인가. 이 정권의 노동 정책이 한국 경제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부동산이 폭등한다."

누군가는 믿고, 누군가는 비웃던 이 말은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며 '정설처럼' 굳어졌다. 서울의 집값은 끝을 모를 듯 치솟았고 집 없는 청년과 서민의 좌절은 정치적 심판으로 이어졌다. 2022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내준 가장 큰 이유, 많은 전문가들은 단 하나의 단어로 정리한다. 부동산.

부동산 정책은 단순한 민생 현안을 넘어, 정권의 운명을 좌우할 변수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당내 경선부터 대선 본선까지 유독 부동산 정책만큼은 말을 아꼈다. 대선 국면 자체가 정책보다 정권 심판에 초점이 맞춰졌고, 문재인 정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부동산은 굳이 들추지 않아도 될 '위험한 주제'였다. 실제로 20대 대선에서 전면에 내세웠던 '기본주택' 공약은 이번 선거에선 자취를 감췄다. 중도층의 표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전략적 후퇴였다.

그러나 분명히 강조한 키워드는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 '다양한 주택 공급 확대'는 곳곳에 반복되며 핵심 메시지로 자리했다. 공급 확대의 핵심 대상은 청년과 무주택자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수도권 유세 현장에서도 "부동산은 중요한 문제"라며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공급이 부족하면 적극 늘리겠다"고 말했다.

진보 정권의 최대 시험대 부동산 불장 

이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비교적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선거 공보에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합리화 및 지원 확대가 명시돼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서울 노후 도심은 용적률을 상향하고 분담금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도 공언한 바 있으며, 분당, 일산, 산본, 중동, 평촌을 중심으로 노후 인프라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수원, 용인, 안산과 인천 연수·구월 등도 포함됐다. 계획도시 전면 리모델링이 예고된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도 전에, 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벌써부터 '불장(불붙은 시장)'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이제 시장은 묻고 있다. "과연 이 정부는 부동산을 잡을 수 있는가?" 공급만으로 시장이 잡히지 않는다는 건 이미 여러 정부가 입증해왔다. 그렇다고 규제를 강화하면 또다시 "진보 정권은 집값만 올린다"는 프레임에 갇히기 십상이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단순한 민생 현안을 넘어, 정권의 운명을 좌우할 변수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 5000? 이재명 대통령의 '개미 경제학'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 한국 주식시장은 잠시나마 숨을 돌렸다.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였다. 그러나 그 여유도 잠깐 글로벌 유동성 불안 등 대외 변수는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탈출은 이번에도 물 건너간 걸까?

6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스스로를 "정치를 그만두면 주식시장으로 돌아갈 확률 99.9%"인 개미라고 소개할 만큼,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크다. 그가 대선 기간 내내 자주 언급한 표현은 "주식시장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상징이며, 이젠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때"라는 메시지였다.

그의 구상은 꽤 구체적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핵심 중 하나다. 상장기업이 매입한 자사주를 단순히 쌓아두지 않고 소각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 ROE(자기자본이익률)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캠프 내에서는 세 가지 구체 방안이 논의됐다. ① 자사주 소각 의무화 ② 자사주 보유 한도 제한 ③ 자사주 소각 시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 제공. 이 중 ②와 ③을 적절히 결합하는 절충안에 대해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와 캠프 정책본부 모두 일정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그는 상법 개정안도 예고했다. 경영권 방어보다는 주주 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상법 개정은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과 책임경영을 촉진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목표는 한국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 유입과 평가 개선의 핵심 관문으로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로드맵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개미 대통령'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지 답은 시장이 알고 있다. "대통령의 철학은 사람으로 드러난다."

정책은 말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결국 누가 집행하느냐에 따라 그 철학은 실현되기도,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재명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대통령의 곁에 선 사람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매일경제 정치부 기자들이 공동 집필한 『이재명 시대 파워엘리트』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정책 실행력을 뒷받침할 핵심 인물 140명의 면면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된 김민석 의원,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은 강훈식 의원, 국정기획위원장을 맡은 이한주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이재명 정부의 권력 지도를 구성하는 실세들이 총망라됐다. 대통령실은 물론, 새 정부의 내각, 정책 라인, 그리고 실무를 책임질 관료그룹까지 망라한 '권력 사용 설명서'라 할 만하다.

출간과 동시에 두 책 모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우리는 방향을 알려줄 나침반이 필요하다. 새 시대의 나침반이 궁금하다면, 이 두 권의 책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CREDIT INFO

최예빈(매일경제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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