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위반, 연맹은 외면”…사전통제 자랑한 연맹, 아무 것도 못했다[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5. 6. 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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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



‘K리그 재정 건전화 제도’는 2023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야심차게 마련했고 국제회의에서 자랑까지 한 제도다. 손익분기점(BEP)이 0을 넘겨야 하며, 선수단 비용은 해당 회계기간 총수익의 70%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게 골자다. 구단 재무 구조 악화를 예방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연맹은 스스로 내세운 명분에 정면으로 반하는 발표를 지난 12일 했다. 연맹은 광주FC가 재정건전화 규정을 위반했다며 징계를 부과했다. 제재금 1000만원, 선수 영입 금지 1년. 그런데 선수 영입 금지 집행을 2027년까지 유예하기로 한 게 어이가 없었다.

연맹에 따르면, 광주는 지난해 약 23억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고 현재 -41억원 자본잠식 상태다. 연맹은 “광주가 올해 초 제출한 재무개선안을 연도별로 이행하지 못하거나 2027년까지 자본잠식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선수 영입 금지 징계 효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변제하기로 약속한 빚을 매년 제대로 갚는다면, 선수 영입 금지 징계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미 잘못한 것이 있는데 그걸 앞으로 원상복구하면 봐주겠다는 것이다. 연맹의 어이없는 처분에 구단들은 반발하고 있다. 김학범 제주 감독은 “우리를 포함해 몇몇 구단들은 재정건전화 제도를 지키기 위해 선수를 영입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팔아야 했다”며 “규정을 지킨 팀들은 손해를 보고 어긴 팀에게 징계 유예를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광주는 재정건전화 제도 시행 전인 회계연도 2022년도에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다. 재정건전화 제도 시행 이후 회계연도 2023년에도 14억원 가량 손실을 냈다. 2024년에도 23억원 적자로 손익분기점 지표를 재차 지키지 못했다. 광주가 적자가 누적됐고 자본잠식 상태에 있음에도 연맹은 별다른 제재를 내리지 않았다. 광주는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대비해 전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수익을 과대 계상한 예산안을 연맹에 제출했다. 2024년도 선수 인건비를 더 쓰기 위해 스스로 조작한 교란 행위에 가깝다. 연맹은 광주의 재정 악화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고 광주도 연맹의 소극적 대응에 규정을 악용하는 동시에, 적잖은 매출을 내면서도 빚을 갚지 않았다. 연맹은 불씨를 키워 큰 불을 냈고 광주의 불장난은 방화가 됐다.

연맹은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 세미나에서 K리그 재정건전화 제도를 소개하면서 “중동 국가 다수를 포함해 여러 국가의 클럽라이선싱 담당자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자화자찬했다. 당시 연맹은 “K리그의 선진화된 재정 준칙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앞으로도 타 아시아 리그에 ‘K리그 재정건전화 제도’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맹은 “유럽축구연맹을 비롯한 전 세계 대다수 리그는 재정 규칙에 사후제재를 적용하지만 K리그는 사전통제 모델이다. 구단 예산을 토대로 선수 등록을 모니터링해 적자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이라고 자평했다.

그런데 광주 사례에서는 연맹이 과연 무엇을 했나. 스스로 하겠다고 공언한 사전 통제, 사전 제어부터 못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가 하고 있는 사후 제재 또한 제대로 못했다. 선수 등록을 모니터링해서 적자 발생을 예방하겠는 말도 ‘국제적 허언’이 됐다. K리그 생존을 위해 엄청나게 중요한 제도라고 해놓고 눈 가리고 아웅, 자기 면피 및 합리화로 결론을 내린 프로축구연맹. 현재 연맹에는 프로축구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질 리더십이 있기는 한 것일까.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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