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노예로 전락한 환자, 막을 방법은”…침·대변으로 건강분석, 질병 미리 막는다
충남대병원장 출신 의과학자
질병 미리 막을 방법 고민하다
멀티오믹스에 꽂혀 작년 창업
글로벌 프로젝트 병행하면서
김해시민 1만명 데이터 수집
![송민호 실크롱제비티 창업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실크롱제비티 애플리케이션(앱)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KAIST]](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8/mk/20250618072404241kolj.jpg)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로 충남대병원장 등을 역임한 의사과학자 송민호 실크롱제비티 창업자가 찾은 난제의 답은 ‘멀티오믹스(다중체학)’다.
송 창업자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실크롱제비티는 멀티오믹스 데이터로 건강 관련 바이오마커를 분석해 질병 발생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건강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회사”라며 “기존 치료 중심의 의료체계를 보완하고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시스템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회사를 창업한 것은 2024년 5월로 1년이 갓 넘었지만 이미 한 개인의 질병을 예측하기에 충분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보유 중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KCL)와 스웨덴 왕립공과대(KTH), 카롤린스카연구소가 구축해놓은 멀티오믹스 분석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송 창업자는 “2003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대규모 생명과학 프로젝트인 ‘휴먼 프로틴 아틀라스(HPA)’가 실크롱제비티의 시작점”이라며 “아딜 마르디노글루 KCL 교수가 HPA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함을 튀르키예에서 임상적으로 운용했다”고 설명했다.

송 창업자는 “인공지능(AI) 덕분에 복잡한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전례 없는 규모와 깊이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른바 P5, 예측(Predictive)·예방(Preventive)·개인화(Personalized)·참여(Participatory)·정밀(Precision)형 의료 시스템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크롱제비티는 AI 기반 멀티오믹스 분석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미 서비스에 돌입했다. 개인의 혈액, 대변, 침만 제공하면 된다. 송 창업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쉽게 멀티오믹스 분석 데이터를 볼 수 있다”며 “부모의 유전정보를 분석하면 태어날 아이에게 유전될 수 있는 소인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생아 검사를 포함해 장 건강 검사, 질 건강 검사 등 서비스를 제공해 지난해 기준 약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더불어 멀티오믹스 데이터 고도화에도 착수했다. 실크롱제비티는 전 세계 100만명의 데이터를 5년 내 모으는 ‘글로벌 1 밀리언 정밀의료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 지난 5월 착수한 이 이니셔티브는 미국 피츠버그대와 생성형 의료 AI 개발업체인 ‘비지’가 주도하는 것으로, 세계 최대 유전자 분석장비업체인 ‘일루미나’도 참여 중이다. 일루미나는 세계 곳곳에 멀티오믹스 분석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 의료 AI 개발을 맡은 엔비디아,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모피셔사이언티픽 등도 참여한다. 송 창업자는 “실크롱제비티는 이니셔티브의 한국 대표 파트너사”라고 소개했다.
일각에서 실크롱제비티가 보유한 한국인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실크롱제비티는 한국인 특화 멀티오믹스 데이터 고도화에 나선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경남 김해 시민 1만명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빅 라이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송 창업자는 “인제대와 협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내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공중보건 시스템을 개선하고 의료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3앤드미나 네비제닉스, 디코드제네틱스 등 유전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건강을 예견하는 회사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23앤드미가 최근 파산하며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에 인수되는 등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송 창업자는 이들의 실패가 너무 빨리, 너무 좁게 연구한 탓이라고 봤다. AI 같은 효과적 툴이 등장하기 전이었고, 유전정보에 한정해 사람의 건강을 예측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연구가 고도화하면서 멀티오믹스 데이터로 사람의 건강을 예측하는 정확도는 점점 정교해질 것”이라며 “멀티오믹스를 기반으로 한 P5는 거스를 수 없는 큰 물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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