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는 늙고, 차는 똑똑해지고…자동차보험 대수술 필요한 이유
![고령 운전자의 사고 증가와 친환경·인공지능(AI) 차량 확산 속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6/ned/20250616071017300upwh.jpg)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인구 구조, 기후 변화, 기술 혁신이라는 메가트렌드에 맞춰 자동차보험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 운전자 연령층이 60·70대로 확대되고, 브레이크를 밟는 주체가 운전자에서 인공지능(AI)으로 바뀌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존 제도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KIRI 보험법 리뷰’의 ‘자동차보험의 정책과제: 인구·기후·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16일 밝혔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은 미래대응금융 태스크포스(TF), 미래금융 세미나 등을 통해 인구구조와 기후 변화, 기술혁신을 미래 3대 메가트렌드로 제시했다”면서 “보험산업에서도 메가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자동차보험에 미칠 영향을 정리하고, 자동차보험 제도가 미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인구 구조를 보면 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2020~2023년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연평균 8.43%씩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연평균 1.84% 감소)는 줄어든 데 반해, 고령 운전자 사고는 오히려 늘고 있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신체기능 저하로 돌발상황에 취약하고, 페달 오조작 등 운전 조작 실수 위험이 크다. 사고 발생 시 치사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바, 이런 특성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급격한 사회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보험 시스템의 한계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령자 운전자들은 인지·신체 기능 저하 외에 신차 구매에 소극적이고 차량 노후화나 첨단장치 미장착 등으로 사고율 증가에 이바지할 가능성이 큰 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변화가 실제로 고령자 사고·손해율 증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체적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후 측면에선 친환경차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임에 따라 정부 역시 친환경 교통수단 보급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고, 민간·공공 부문에서 플랫폼을 활용한 운행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첨단 안전장치와 AI가 탑재된 차량이 점차 보편화되면서, 운전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도 요구된다.
보험사들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적합한 보험료 산출과 보상 제공을 위해 각종 특약 등을 개발했지만,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욱 높은 보험료와 제한적인 보상 기준 때문에 이용자의 불만이 상당하다. 특히 전기차의 높은 수리비가 반영돼 보험료가 높게 책정되는데, 이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기준과 설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 나아가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두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 보상에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보험연구원은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보험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인구 측면에서는 고령자의 운전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방안보다는 운전 역량을 보완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고, 이를 장착한 차량에 보험료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 연구위원은 “고령 운전자에 의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고령 운전자에 대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 확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후 분야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 증가에 맞춘 보험료 및 보상 기준의 합리화가 필요하다. 전기차나 수소차 이용자가 보험 가입 시 내연기관차 대비 불리하지 않도록 특약과 보상 기준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따른 보험 가입 의무화와 개인 소유 PM의 사고 시 보상 체계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자율주행차 사고 시 책임소재와 보상 체계를 명확히 하고, 나아가 신체 보조 AI(서빙 로봇, 의료 로봇 등)의 사고에도 대비한 엄격한 책임법제와 의무보험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황 연구위원은 “보험 개혁회의에서도 인구·기후·기술 변화 대응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던 만큼, 정부와 보험업계의 적극적이고 선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보험의 정책과제들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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