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축복"…'119번' 헌혈한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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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횟수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아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꾸준히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피를 나눈다는 건 내 건강도 지키면서 다른 사람도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약을 먹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헌혈을 계기로 오히려 스스로 건강을 더 챙기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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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헌혈 횟수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아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꾸준히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헌혈자의 날인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찾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헌혈의집 고사동센터.
이곳에서 만난 임실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의 13년 차 소방관 황정택 씨(43·소방위)는 익숙한 듯 대기석에 앉아 헌혈 순서를 기다렸다.
이날 119번째 헌혈을 맞이한 그는 고등학생 시절 학교에 찾아온 헌혈 버스에서 처음 헌혈을 경험했다.
황 씨는 "그때는 헌혈하면 간식을 준다고 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갔다"면서 "뭔가 큰 생각을 가지고 했던 건 아니고 아무 생각 없이 참여했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러다가 대학생 때 성당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며 "나도 무언가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돈도 시간도 여유가 없던 때라 내가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헌혈을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그때부터 헌혈은 황 씨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헌혈을 위해 건강을 관리하고, 평소 마시던 술도 헌혈 날이 다가오면 피했다. 최근엔 아내와 함께 걷기 운동을 하고 러닝, 웨이트 등으로 체력을 꾸준히 다지고 있다.
그는 "피를 나눈다는 건 내 건강도 지키면서 다른 사람도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약을 먹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헌혈을 계기로 오히려 스스로 건강을 더 챙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경제적 여유는 없지만, 피는 정말 많다"면서 "헌혈하려면 조건들이 꽤 까다롭다. 우리 아내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서 헌혈을 못 한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 내 피로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현재까지 전혈(혈액의 모든 성분을 기증하는 방식) 58회, 혈장(혈액에서 혈장 성분만을 분리해 기증하는 방식) 61회 등 꾸준히 헌혈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헌혈로 119회를 기록하며 소방관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남겼지만, 그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숫자를 채우려고 했다면 헌혈 주기가 짧은 혈장 위주로 해서 수치만 늘렸을 것"이라며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꾸준히 하다 보니 누적 횟수가 쌓인 것 같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계속 헌혈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소방관이라는 길을 택한 이유 역시 누군가를 돕는 일에 대한 본인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그는 "불이 나면 시민들은 도망가지만, 소방관은 그 반대다. 불을 끄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 않냐"며 "헌혈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하지 않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헌혈을 권유하지 않는다. 대신 꾸준히 헌혈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연스러운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황정택 씨는 "동료나 지인들에게 헌혈하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내가 꾸준히 헌혈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아이들도 헌혈하러 갈 때 함께 데려간다. 헌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헌혈을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바늘이 무서워서 안 한다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한두 번 해보면 별거 아니다"면서 "너무 어렵거나 무섭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번 아무 생각 없이 와보면 그 자체로 충분한 나눔이 된다"고 조언했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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