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 특정 동호회가 ‘쥐락펴락’…주민들 ‘불만’

윤슬기 기자 2025. 6.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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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방관에 동호회 마음대로
회비납부 강요 등 갈등 고조
담당직원 상주·조례 제정 등
운영·관리 주체 분명히 해야

전북 완주의 A파크골프장. 이곳 한가운데에는 “이곳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원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에 의거해 ‘입장료를 징수할 수 없다’는 세부 설명까지 덧붙여져 있다.

완주군이 조성한 도시공원인 만큼 당연해 보이는 내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은 이유는 특정 동호회가 파크골프장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며 이용자에게 회원 가입과 회비 납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탓에 주민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완주군 관계자는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골프장 이용을 제한하거나 대놓고 눈치를 줘 모욕감을 느꼈다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됐고, 실제로 크게 싸운 사례도 발생했다”면서 “동호회가 파크골프장 이용을 제한할 권한은 없으며 연회비를 내야 하는 회원 가입을 강요하는 것은 사실상 입장료 징수가 될 수 있어 계도 조치한 뒤 현수막을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파크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설 이용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급증하는 파크골프 인구에 비해 시설이 부족한 데다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시설의 운영·관리를 특정 동호회가 맡으면서 주민들의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파크골프장은 대부분 광역·기초 자치단체가 유휴부지나 공원 등을 활용해 공공시설로 조성된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0년 4만5000여명이던 회원수가 2024년 18만3700여명으로 4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까지 고려하면 파크골프 인구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전국 파크골프장수는 2020년 254개에서 2024년 411개로 1.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 추가 조성에 적극적이지만 증가하는 이용객을 모두 수용하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지자체가 파크골프장을 조성만 하고 운영·관리는 직접 하지 않는 것도 문제를 키우는 원인으로 꼽힌다.

홍진기 대한파크골프연맹 전북도 지회장은 “파크골프장 이용을 둘러싼 회원과 비회원 간 문제는 완주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지자체가 파크골프장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보니 자발적으로 골프장을 관리하는 특정 동호회들이 골프장을 사유화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A파크골프장과 같은 일들이 완주지역 내에서만도 다수 벌어지고 있다. B파크골프장의 동호회는 현금함을 설치해놓고 비회원이 골프장을 이용할 때 이용료를 받아 문제가 됐다. C파크골프장에선 비회원인 친구들을 데려와 이용했다고 다투다 폭행사건으로 번지기도 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파크골프장 관련 민원이 연간 수십건씩 접수된다.

한 동호회원은 “회원들이 모은 돈으로 골프장을 관리하고 있는데 비회원들이 많이 이용하면 기존 회원들로선 (비회원들이) 탐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이왕이면 회원으로 가입해 함께 골프장 관리에 힘을 보태자는 차원에서 가입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지자체들의 소극적인 대응도 문제다.

A파크골프장이 있는 공원에서 만난 60대 김모씨는 “현수막 하나 붙여놨을 뿐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건 여전하다”면서 “동호회는 군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관리위탁을 받은 주체도 아닌데 공원 내에 동호회 사무실을 차려놓고,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려는 비회원은 클럽 사무실에 들러 명단을 쓰라’는 공지까지 하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다”고 꼬집었다.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지자체가 직접 시설 운영과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홍 지회장은 “지금처럼 동호회 중심으로 골프장을 관리하면 갈등이 풀리지 않는다”면서 “지자체가 직접 담당 직원을 상주시켜 관리하거나 조례를 제정해 시설관리공단이나 기타 단체 등에 관리를 위탁하는 등 운영·관리 주체를 분명히 해야 주민간 갈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윤슬기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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