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면 요구” 이화영, 정권에 청구서 내미는 듯

불법 대북 송금 등의 혐의로 징역 7년 8개월 형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대법원 판결 엿새 만에 자신의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전 부지사는 소셜미디어에서 친야 단체가 자신 등을 제헌절 특별 사면으로 풀어줄 것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서명 운동에 동참해 달라며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여 사면 복권을 관철해 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대북 사업을 관장했던 이 전 부지사가 자신을 사면시켜 달라는 메시지를 이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이 “검찰 독재 정권의 사법 탄압 피해자”라고 했다. “법원이 검찰과 한통속이 돼 조작된 증거로 유죄를 선고한 것”이라며 자신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쌍방울이 이재명 지사 방북 비용과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등 800만달러를 대납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1·2·3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쌍방울에게 법인카드를 받아 쓰는 등 수억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런 범죄자가 “억울한 옥살이” “피해자” 운운하며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통령은 대북 송금 사건의 공범 관계다. 이 대통령은 이 전 부지사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800만달러 불법 송금을 공모한 혐의로 작년 6월 기소됐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소설”이라며 자신은 몰랐다고 부인하지만, 이 대통령의 혐의는 이 전 부지사와 같은 구조로 돼있다. 부지사가 지사를 위해 북한에 돈을 보내면서도 지사에겐 알리지 않았다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 실제로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통령에게 대북 송금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었다.
야당은 이 전 부지사의 요구가 “이 대통령을 향한 공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까지 어겨가며 북한에 달러를 보낸 중범죄자가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면을 요구하다니 무얼 믿고 저러는가 싶다. 야당 주장대로, 정권에 보낸 ‘사법 거래 청구서’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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