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우경임]트럼프 생일날, 한쪽선 열병식 한쪽선 노 킹스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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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뉴스를 보면 어질어질하다.
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정권 선전이나 내부 결속을 위해 열리던 열병식이 14일 미국에서 열렸다.
열병식 영상에는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따라 부르며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들이 포착됐고 속된 말로 '국뽕'이 차오른다는 감상평도 줄줄이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은 승리를 기념한다. 미국도 그럴 때가 됐다. 바로 오늘 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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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어서 ‘600억 원짜리 생일 축하 공연’이란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자부심을 느꼈다는 미국인도 많았다. 실제 미국인을 뭉클하게 할 만한 요소가 골고루 포진된 잘 기획된 쇼로 보였다. 열병식 영상에는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따라 부르며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들이 포착됐고 속된 말로 ‘국뽕’이 차오른다는 감상평도 줄줄이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은 승리를 기념한다. 미국도 그럴 때가 됐다. 바로 오늘 밤”이라고 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열병식이 열리는 동안, 독립혁명 이후 신생 미국의 수도였던 필라델피아에는 약 8만 명이 모여 “절대 권력은 없다(No Kings)”를 외쳤다. 뉴욕 5만 명, 로스앤젤레스 2만5000명 등 50개 주 200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반(反)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동기가 농후한 이민 단속에 군을 투입하고, 생일날 열병식을 열어 군을 정치화하는 위험한 불장난까지 벌이자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극단적으로 쪼개진 미국이 격렬하게 대립하던 이날, 미네소타주에서 총성이 울렸다. 미네소타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인 멀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 배우자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범인은 이들을 쏘기 직전에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 부부에게도 총을 쏘았다. 이들도 중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다. 경찰로 위장한 채 접근한 범인의 차 안에서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 70여 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이 발견됐다고 한다. 경찰은 “정치적 신념에 따른 전형적인 표적 살인”이라고 했다.
▷이념 갈등이 인명을 뺏는 폭력으로 비화했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대화는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총으로는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들을 애도했다. 경제적 불평등 심화에 따른 백인 ‘블루칼라’의 좌절, 이민자에 대한 적개심에 올라탄 트럼프 대통령의 ‘혐오 정치’가 분열을 조장하고 증오에 면죄부를 줬다. 그 결과, 미국 사회가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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