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준석 제명’ 청원한 까닭은…
혐오·세대 포위·편가르기…
참여자들 다양한 우려 제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사진)을 제명하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시작 11일 만에 57만명을 넘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143만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동의를 받았다.
제명 청원의 계기는 지난달 27일 개혁신당 대선 후보이던 이 의원의 토론회 발언이었다. 그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이 온라인에 썼다는 성폭력 표현을 인용해서 질문해 거센 비판이 일었다.
청원 참여자들은 이 의원이 여성 혐오 외에도 세대, 성별, 장애, 국적 등을 기준으로 편을 나눠 표를 얻는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김선영씨(51)는 “여성가족부 폐지 같은 공약이 얼마나 많은 국민을 소외시킬지에 대한 접근은 안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송형우씨(29)는 “세대포위론을 보면서 세대 간 대립을 의도적으로 고조시켜 표를 얻으려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이 의원의 발언이 ‘해도 괜찮은 말’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수진씨(58)는 “공공성을 담보하는 정치인이 혐오 발언을 대신하고 그것이 정당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봤다.
‘이준석식 정치’에서 배제되는 이는 결국 약자나 소수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취업준비생 유모씨(26)는 “동덕여대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에 대해 ‘시민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식의 발언들은 결국 왜 시위가 일어났는지를 못 보게 하고 단지 ‘장애인은 민폐 끼치는 사람’이란 인식만 만들어낸다”고 했다. 실제로 약자·소수자는 이 의원의 정치 행보가 위협이 된다고 느꼈다. 장애인 A씨(25)는 “공정을 언급하며 소수자를 탄압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 당사자로서는 굉장히 위협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국회의원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실현할 책무가 있는 사람이지만 이 의원의 행보에선 모두의 시민권 보장을 위한 입법기구의 역할이 빠져 있다”며 “약자나 소수자를 ‘퇴출해야 하는 존재’나 ‘조롱해도 되는 존재’로 만드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국민동의청원은 5만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에 자동 회부된다. 국회의원 제명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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