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대비…韓 자본시장 안전판
- 24조 원 넘는 결제이행재원 확충
- 사고 발생때 안정적인 손실 커버
- ATS·파생상품 야간거래 등 관리
- 금리·외환파생상품 청산도 준비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중 간 관세전쟁을 비롯한 주요국 간 무역갈등 격화로 인해 변동성이 한층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외부 충격으로 국내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고, 결제안정성 확보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범 5년차를 맞은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CCP)는 모든 매매거래의 당사자가 되어 자본시장의 결제안정성 제고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2021년 4월 본부로 확대 개편된 청산결제본부는 출범 후 장내 증권·파생상품의 청산결제는 물론, 장외파생상품 청산결제까지를 포괄하며 자본시장의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국내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고, 금융기관 간 계약 불이행 위험을 최소화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장내증권시장(주식·채권 등)의 일평균 결제대금은 전년(3조2000억 원) 대비 9.8% 증가한 3조5000억 원에 달했다. 이런 수치는 일평균 거래대금(31조6000억 원)의 약 11%에 불과한 수준으로, 이는 청산결제본부가 차감결제를 통해 거래 내역을 효율적으로 차감해 시장 리스크를 대폭 축소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 지난해 일평균 결제대금이 전년(6600억 원) 대비 28% 증가한 8400억 원에 달하며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19조6000억 원→19조2000억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중 단기매매가 감소해 차감효과가 축소되면서 결제대금이 증가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거래대금 대비 결제대금 비율은 4.4%에 불과한 수준으로, 이는 주식시장에서 차감결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루지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주식수 기준으로 보면 일평균 결제수량은 2억2000만 주로, 일평균 거래량(14억6000만 주)의 15% 수준이다.
장내파생상품시장에서의 차감효과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일평균 결제대금은 전년(1325억 원) 대비 47.9% 증가하며 역대 최고인 19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매도 금지에 따라 주식선물을 통한 헤지거래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58조6000억 원) 대비 14.3% 증가한 67조 원임에도 불구하고, 결제대금은 거래대금의 약 0.3%에 불과한 바, 이를 통해 복잡한 파생상품 거래를 최소한의 리스크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청산결제본부 본연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장내시장뿐만 아니라 장외파생상품 청산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원화 이자율스왑(IRS) 청산등록금액은 서비스 개시 당시(2014년) 213조 원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헤지거래 수요 증가 등으로 연간 청산등록금액이 1339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청산 서비스 개시 후 10년 만에 6배 이상 성장한 성과이다. 청산잔고 또한 1977조 원으로 늘어, 청산결제본부가 장외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청산결제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산결제본부는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결제이행재원을 확충해 현재 24조 원(지난 3월말 기준)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결제불이행 사태 발생 시 안정적으로 손실을 커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특히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및 파생상품 야간거래 도입에 따라 야간시간까지 리스크 관리 시간을 확대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에도 한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산결제본부는 글로벌 금융규제기관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일본(2014년), 미국(2015년), 유럽(2016년)에 이어 2024년 스위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격 CCP’ 인증을 취득하며 국제적인 신뢰도를 더욱 높였다. 이는 해외 금융기관들이 국내에서도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청산결제본부는 글로벌 CCP 수준의 종합 청산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여러 발전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무위험지표금리(KOFR) 확산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상품(OIS) 청산을 올해 10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외환파생상품(NDF 등) 청산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청산결제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을 포함한 북미 증권시장의 결제주기 단축(T+2→T+1)이 시행됨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의 추진 상황을 주시하며 향후 국내 시장 도입을 위한 준비사항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장과 소통하며 신뢰받는 청산결제기관으로서 자리잡고자 노력하고, 한국 자본시장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발전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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