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원박람회 부지에 송전탑, 한전의 대승적 결단 촉구
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의 시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산업화 시대의 상처인 쓰레기 매립장을 세계적인 생태정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울산의 비전을 국제사회가 공감해 유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람회장과 세계적 공연장이 들어설 여천·삼산 쓰레기 매립장 부지 한가운데에 40m 높이의 거대한 송전탑 3기가 흉물처럼 버티고 서 있다. 박람회장 기반 조성 공사가 40% 가까이 진행된 현시점에서 이 송전탑들은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 문제를 넘어, 박람회 성공 개최의 발목을 잡는 심각한 장애물이 될게 뻔하다. 실제 삼산매립장에 들어설 세계적 수준의 다목적 공연장을 비롯한 핵심 시설물들의 배치에 직접적인 방해 요인이 되고 있어, 박람회장 설계와 공사 진행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사 송전탑을 피해 공사를 강행한다 해도, 친환경 생태 정원의 한복판에 선 거대한 철탑은 박람회의 완성도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는다.
울산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협의하고 있지만, 한전은 현대자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선로라는 이유로 당장 철거가 어렵다는 원론적인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 전력 공급을 위한 새로운 송전탑 4기가 북구 효문동에 건설될 계획이 이미 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 신설 선로가 완공되면, 박람회장의 낡은 송전탑은 그 역할을 다하고 철거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전의 계획대로라면 신설 송전탑의 완공은 2027년 말에나 가능하다. 박람회 개막을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이다. 그때 가서야 송전탑을 철거하고 부지를 정리한 뒤 시설 공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도 촌각을 다투며 진행되어야 할 박람회장 공사가 송전탑 문제로 인해 표류할 수는 없다.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단순히 울산만의 행사가 아니다. 국가의 위신이 걸린 중대한 국제행사다. 한전 역시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공기업으로서, 국가적 대사의 성공을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은 '규정과 절차', '기존 계획'만을 고수할 때가 아니다. 울산시의 절박한 상황을 인식하고, 효문동 신설 송전탑 건설 사업의 공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대승적 결단이 시급하다.
정부 또한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국제행사의 원활한 준비를 위해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전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