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 기회소득, 기본소득에 밀리나
도 자율권 부여가 최대 관건
성과 객관적 지표 입증 주력
일각 기회소득 폐기 수순론
연장 추진 순탄치 않을 전망

김동연 경기지사 역점사업인 '기회소득'이 이재명 정부에서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시험대에 올랐다. 보건복지부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당시, 3년간 시행한 뒤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조건부 승인'을 내렸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기회소득과 결이 다른 이재명표 '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기본소득과 궤를 달리하는 기회소득 정책의 연장 여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인천일보 2024년 9월 9일자 3면 등>
1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예술인·농어민·체육인·장애인·아동돌봄·기후행동 기회소득 등 6개 기회소득 지급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대상이 아닌 기후행동 기회소득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해당 정책에 대한 효과 검증을 위해 일정 기간(예술인 기회소득 2년, 나머지 3년) 제도를 운영하고, 성과 평가 지표를 개발해 사업 성과를 도출하라는 조건이 붙었다. 향후 복지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과 보고를 토대로 정책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당초 목표했던 사업 목적을 달성했는지에 대한 증명이다. 기회소득은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대상에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정책이다. 이로써 대상자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참여와 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도는 복지부와 재협의를 준비하기 위해 사업별로 정책효과분석 연구용역을 통한 정책 평가 방식과 지표를 개발하고 평가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복지부 재협의 시기는 체육인·아동돌봄·농어민 기회소득(2024년 7월로부터 3년간 시행)과 예술인 기회소득(2024년 6월로부터 2년), 장애인 기회소득(2024년 8월로부터 3년) 전부 2027년이다.
기회소득은 김 지사의 철학이 담긴 정책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다. 이에 도는 기회소득을 도정 주요 사업으로 관리하며 성과와 홍보에 주력해왔다. 그만큼 복지부로부터 사업 시행 연장을 위한 재협의를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회소득의 재연장 추진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기본소득 확대 시행에 관심이 쏠려 있는 이재명 정부가 만만찮은 예산이 수반되는 기회소득을 시행하도록 도에 자율권을 주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기본소득 확대 시행에 시동을 거는 정부 기조 하에 기회소득 정책 연장 협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기회소득 정책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본소득 확대 시행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는 농촌기본소득 실험 대상지인 연천 청산면에 방문하기도 했다. 이곳은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인 2022년 4월부터 전 주민에게 월 15만원씩 지역화폐를 지급한 지역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1인당 15만~20만원의 농촌기본소득 지급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도는 기회소득 사업을 확대 운영하는 한편, 성과를 객관적인 지표로 입증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장애인 기회소득의 경우 '2023년~2025년 3개년도 장애인 기회소득 성과연구'가 진행 중이다. 도는 이 연구용역을 통해 비용 편익 분석 도구를 마련, 주로 사회기반시설 투자 사업 등에서 활용되는 BC값을 이용해 정책 효과를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정부 기조와 맞는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기회소득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업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근거 자료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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