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소년이온다] 우리가 몰랐던 5·18을 담은 이야기, ‘소년이 온다’ [독후감 학생부 장려상 수상작]

소년이 온다! 흔히들 2024년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많이 읽은 책이지만, 나는 그 이전부터 여러 번 읽었다. 오늘날 광주를 살아가는 학생이자, 5·18에 참여한 80년대 선배님들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며, 미래에 한국사를 연구하고 알려 시민들이 한국사를 기억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생으로서, 이 책을 당연히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을 열 번 넘게 읽은 것 같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하겠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 책이 얼마나 잔혹한 사건을 다루는지를. 책을 읽다 보면 잔혹하고 끔찍하고 비참한 부분이 종종 등장한다. 남들이야 그저 잔인한 허구 장면으로 볼지도 모른다. 너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시체에 구멍이 뚫려 내장이 튀어나온다든지, 사람들의 시체를 십자로 쌓아 불을 지른다든지 하는 일이, 불과 45년 전에 발생했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이다. 어쩌면 오히려 요즘 표현으로는 순한 버전일지도 모른다.
나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나는 2024년,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5·18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책은 보는 내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너무나 잔인한 5·18 영상과 사진들을 많이 보았는데, 5·18 민주묘지에서 본 사진첩들이었다. 그 사진첩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정말 보기 힘든 사진들이 있었는데, 얼굴이 피범벅인 채 눈이 떠져 있는 남성과 턱이 뜯어진 남성의 사진이었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손이 떨릴 정도로 그 당시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슬프고 비참하고 무서운 사진이었다. 특히 더 힘들었던 것은, 이 사진이 영화 속 사진이 아닌 실제 사진이라는 것이었다. 그저 일상을 즐기던 시민들이 무자비하게 쓰러진 것을 생각하면 울분이 치민다. 내가 우리 반 친구에게 이 책을 권하자 다른 친구가 책의 내용은 허구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도 '소년이 온다'를 검색하면 이 책이 거짓이라는 내용이 적잖게 보인다. 심지어 작가님을 비판하며 역사 왜곡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 반 친구를 포함하여 이 책을 모욕한 사람들에게 내가 봤던 사진들과 기록을 보여주고 싶다. 과연 그 사진과 기록을 보고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5·18 당시의 잔혹함이 10이라고 가정하면 6 정도를 표현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봤을 때, 믿기 힘든 장면들이 존재한다. 나는 이러한 부분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어찌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나라를 대표하는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시민들은 어째서 무자비하게 쓰러져야 했는가? 그러기에 책을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손끝의 떨림이 느껴졌다. 그래서 열 번이나 읽게 되었다. 그만큼 내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 보고 끝나면 언젠가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열 번 정도 읽으면 책의 세세한 부분까지 내 머릿속에 들어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5.18을 언제나 기억하게 될 것이다. 내가 기억하면 이 작은 기억이 다른 이에게 가르침이라는 방법으로써 전달될 것이다. 그것이 목적이다. 한 사람이라도 더 기억하게 하는 것이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 이 책은 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실제 같았다. 물론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허구의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이름만 새로 지었을 뿐, 다수의 주연들은 1980년 5월, 그 자리에 있었다. 어쩌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주인공 '동호'는 1980년 당시 광주상업고등학교(지금의 광주 동성고등학교) 1학년 '문재학'열사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문재학 열사는 초등학교 동창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분노하여 5월 23일부터 전남도청에 머물며 시위에 참여했다. 그리고 27일의 최후 항쟁 이전에 그의 어머니가 그를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도청으로 찾아갔으나 문재학 열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리고 끝내 계엄군의 차가운 총탄에 맞아 향년 1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이처럼 이 책의 몇 명의 인물은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사실임과 동시에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던 5·18 지식을 확장할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보통 5·18을 배울 때 그저 맞서 싸운 민주 시민들의 이야기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5·18로 인해 가족과 친구를 잃은 피해자들의 심정을 아주 잘 표현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실제 사건을 그대로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예술적으로 사건을 전달한 책이다. 한강 작가님이 노벨상을 타실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 마치 하나의 미술 작품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면서 5·18의 비탄을 표현함으로써 역사와 예술이 융합하는 완벽한 예술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나는 한강 작가님께 굉장히 감사하다. 한강 작가님 덕분에 우리 학교 도서관에는 이 책의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 책에 대한 학교에서의 수요가 급증하여 많은 학생들이 이 책만큼은 무조건 읽는다. 덕분에 학생들이 더욱 5·18을 기억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내용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 작품은 여러 인물들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5·18을 그려낸다. 주인공인 동호부터, 도청에서 시민군을 도왔다가 후에 트라우마를 겪는 은숙, 5월 21일 집단 발포 때 총에 맞아 죽은 동호의 친구인 정대, 동호의 어머니 등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에서 5·18을 그려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정대의 장면이었다. 정대는 죽은 상태에서 영혼이 되어 광주 시내를 떠돈다. 이 점에서 기존에 읽던 소설과는 큰 차이가 느껴졌다. 영혼인 상태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특이하면서도 5·18 영령들의 한을 대표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었다. 특히 정대의 시신이 불타는 장면에서는 분노와 슬픔이 느껴진다.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은 5·18 희생자들의 시신이 혹시 이렇게 훼손되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보았다. 밝혀진 건 없지만, 만약 진짜라면 치가 떨리는 분노가 느껴질 것이다. 그 분노는 한 곳을 향할 것이다. 그리고 또 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 은숙이 뺨을 맞는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는 문학적 특징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아직까지도 완벽히 이해가 안 될 만큼 예술적인 부분이다. 아마 이 소설에서 가장 예술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이 부분일 것이다.
인상 깊은 부분이 또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실제 인물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이 책에서는 실제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표현했다. 그중 하나가 21일 아침 부분이다. 당시 전날 광주역 집단 발포로 인해 숨진 2명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시민들이 금남로로 끌고 갔었다. 이 소설에서는 그 부분이 드러난다. 또한 윤상원 열사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시민군 대변인이 외국인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윤상원 열사는 최후의 항쟁이 있기 전 외국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오늘 패배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입니다." 소설에서는 윤상원 열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처럼 이 소설에 나오는 장면은 대부분 실화이다. 특히 분수대에 모여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이나 상무대에 관들을 앉히는 장면을 들 수 있다. 가장 읽기 힘들었던 부분은 상무관 장면인데, 가장 잔인하고 슬픈 장면이었다. 시신을 묘사하는 부분이 너무 상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신의 냄새를 가리기 위해 향을 피웠다는 부분이 너무 슬펐다. 상무관에서 슬퍼하는 유족들의 모습은 마치 내가 그 당시 상무관 안에서 슬퍼하는 유족들을 보며 먼저 간 이들을 추모하는 것 같았다. 시신의 상태를 묘사한 부분이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에 나온 시신 묘사 부분과 거의 동일하다. 그 뜻은 무엇일까? 바로 실제라는 것이다. 시신의 창자가 튀어나오고, 온몸이 곤봉에 맞아 퉁퉁 붓고, 온몸에 피멍이 든 시신들이 실제 그 시신들이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가? 그러나 그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실제로 45년 전에 광주에서 일어났다. 너무나 비참하여 눈물이 날 정도이다. 가슴속에 무언가가 우러나온다. 그분들께 너무나 죄송하다. 왜일까, 분명 나는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그런 마음이 들었다. 더 슬픈 것은 이보다 더 심하게 훼손된 시신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책에는 목이 잘린 시신에 관한 내용도 나온다. 믿기 힘들고 믿고 싶지도 않은 사실이다. 너무나 비참하고 슬프고 화가 나지만 사실이다. 이 소설에서는 계엄군의 진압 방식을 매우 잔인하게 묘사한다. 그러나 실제 역사는 훨씬 더 잔인했다. 아직도 머릿속엔 이 소설에 나온 시신들의 묘사와 실제 사진이 떠오른다.
또 읽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동호 어머니의 독백 장면이다. 오월 어머니들의 심정을 아주 잘 표현한 장면이다. 뿐만 아니라 그 장면은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하지만 그 슬픔을 어찌 소설로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가? 그 당시의 슬픔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나라, 즉 국민을 지키라고 존재하는 군인이 국민을 죽였다. 참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20세기에 군인들이 전쟁 상황도 아닌데 국민을 총검과 구타로 죽였다.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군대가 내 가족들을 죽였다고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싸우고 싶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식 잃은 부모의 고통은 차마 말로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아, 1980년 당시 어머니들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비록 내가 지금 결혼도 안 했고 아직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르지만, 그 슬픔의 고통이 얼마나 크고 지속적이고 영원한 상처일지 짐작이 간다. 동호 어머니는 동호의 영정 사진을 품에 안고 망월동으로 간다. 그리고 동호에게 말했다.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이 대사는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 같다. 지금 쓰면서도 눈물이 난다. 나도 이렇게 눈물을 흘렸는데 5·18 당시 그분들은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리셨을까?
5·18 민주화운동,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었다. 비록 5·18 덕분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지만, 너무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5·18은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다. 많은 희생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분명 5·18이 없었더라도 민주화의 봄은 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체 5·18 당시 그분들이 뭘 잘못했길래 하늘이 이런 끔찍한 비를 내린 걸까. 그러나 그분들이 잘못한 것은 없다. 그저 잘못은 신군부에게 있다. 신군부가 잘못을 저지르고 그 죄를 광주 시민들에게 덮어씌워 수많은 시민들을 죽였다. 많은 시민들이 계엄군의 곤봉에 상처 입었고, 총과 칼에 쓰러졌다. 계엄군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한 사람도 있고, 말로 하기도 힘든 일을 겪은 사람도 있었다. 시민들은 가족과 친구, 동료를 잃었다. 아직까지도 후유증을 겪는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는 항상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지만, 5·18은 6·25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자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6·25 이후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5·18이 얼마나 끔찍한 사건인지 잘 모른다. 그럴 만도 하다. 항상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항상 똑같은 사진만이 거리에 보인다. 이유가 무엇일까? 평소에 자주 보이는 그 사진들이 2000장이 넘는 사진들 중 가장 잔인하지 않은 사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충분히 거리에 보이는 사진들도 잔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다 못 본 그 사진들은 정말 끔찍하고 잔인한 사진들이다. 우리가 아직 듣지 못한 이야기와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사진들을 모든 국민들이 알게 되는 순간,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을 것이다. 나도 사진 한 장에 며칠을 잠을 제대로 못 잤을 정도인데, 나머지 사진들을 다 보게 되면, 그 후유증이 얼마나 심할까? 가장 끔찍한 사실은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이 존재하고, 그 시신들을 나르는 사람들이 존재했고, 그 쓰러진 사람들의 가족들이 있었고, 45년 전의 광주 시민들이 그 광경을 봤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주변 경험담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몸이 떨린다. 말로만 들어도 무서운 1980년 5월의 광주이다. 나는 5·18이 하나의 참사라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끔찍하고 비참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5·18은 직접적인 가해자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5·18을 떠올리면 항상 당시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활약만이 떠올랐다. 하지만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나서는, 5·18을 떠올리면 그 비참함을 기억하며 5·18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과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5·18의 희생자들을 추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5·18 민주화운동은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항상 5·18 때 불의에 맞서 싸운 영웅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동시에 당시 희생자들을 추모해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분들이 가장 원했던 것은 우리가 오늘날 그분들을 기억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깨달아야 한다. 5·18 때 시민들이 왜 나섰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깨닫고, 나였다면 어땠을지 생각하며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도 단순히 배우고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단순 지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넓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꼭 배움과 생각의 확장을 함께 가르치는 역사학자가 되겠다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다짐했다.
오늘도 5·18을 기억하며 5·18 때 싸워주신 시민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5·18 때 희생하신 시민들에게 추모의 묵념을 해본다. 동시에 마음속으로 노래 하나를 불러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