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포닥 연봉 9000만원, 일자리 보장"… 해외 가려던 인재들, 발길 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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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연구실 박사 졸업생 중 80%는 해외로 진출하는데, 이 중 3분의 2는 박사후연구원(포닥)으로, 나머지는 기업에 취직합니다."
기존 포닥은 교수 한 사람의 연구실에 소속돼 연구에 제한적으로 참여하지만, 이노코어 포닥은 과기원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과 고루 협력하게 된다.
예컨대 제조AI 연구단 소속 포닥은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다른 과기원, 한국기계연구원, LG전자와 함께 연구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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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직 어려움 피해 결국 해외로 눈 돌려
과기부, AI 분야 포닥 400명 채용하기로
양질의 취업 연결 가능하냐에 성패 달려

"제 연구실 박사 졸업생 중 80%는 해외로 진출하는데, 이 중 3분의 2는 박사후연구원(포닥)으로, 나머지는 기업에 취직합니다."
신진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석좌교수는 1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포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닥은 박사학위를 받은 뒤 독립적인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경력을 쌓는 단계로, 창의성과 생산성이 가장 높은 시기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개발자들 상당수가 박사 후 2~3년 차에 뛰어난 성과를 냈다. 그러나 국내에선 포닥을 '임시직', '계약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어려움이 많고, 이는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포닥 붙잡기에 나섰다.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 국내 핵심 기술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학계와 산업계는 일단 의미 있다는 반응이다. 단, 포닥 이후 만족스러운 취업으로 이어지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과 협업 기회... 이달부터 현장 설명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융합 인재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고 해외 연구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노코어(InnoCORE)'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AI 모델, 피지컬AI 등 8개 주제로 연구단을 꾸려 국내외 포닥 400명을 채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연구단 운영은 4대 과학기술원이 주축이 되고, 국내외 산학연 기관이 협업한다. 여기 채용된 포닥은 국내 포닥 평균의 1.8배인 연 9,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보장받고, 교수나 선임연구원의 멘토링도 받는다.

기존 포닥은 교수 한 사람의 연구실에 소속돼 연구에 제한적으로 참여하지만, 이노코어 포닥은 과기원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과 고루 협력하게 된다. 예컨대 제조AI 연구단 소속 포닥은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다른 과기원, 한국기계연구원, LG전자와 함께 연구하는 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 채용 공고를 내고, 20일부터는 미국 보스턴을 시작으로 현지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포닥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어야 실효성
기술인재 부족이 심각한 국내 현실은 파격적인 대우로 자국 이공계 학생들을 키우는 중국과 대비된다. 우수한 포닥을 국내로 데려오려면 가장 중요한 요건이 결국 '처우'와 '안정성'이다. 일정 기간 1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으며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보장한다면 진로를 고민 중인 인재들이 관심을 가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신 교수는 "최근 채용 시장 위축과 기술의 급격한 변화로 박사 졸업 후 진로 결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노코어가 인재들에게 '완충 지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AI 분야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한 학생은 "국내 기업 초봉은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라 현실적으로 유인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과기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다른 학생도 "해외에선 다양한 경험과 협업 기회가 보장되기 때문에 쉽게 선호가 바뀌진 않을 것 같다"며 "단기 인센티브보다 장기 커리어 설계를 돕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포닥 이후의 경력 설계와 일자리 연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출연연이나 기업으로의 진출을 연계하겠다"고 밝혔지만, 단기 고용에 그치지 않고 양질의 취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홍성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포닥들의 성장을 더 세심하게 지원하지 않으면 인재 유출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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