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엄벌” 경고에도 또 대북전단…접경지 주민들 “간신히 찾은 평온 깨질까 걱정”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만 고통받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지난 14일 인천과 강화 등지에서 대북전단이 달린 대형풍선이 잇달아 발견됐다. 소식을 전해들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통일촌의 이완배 이장은 15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남북의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어렵게 조성된 화해 분위기가 (대북 전단 살포로) 깨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현행범 체포” 등 엄벌을 경고했음에도 하루만에 대북전단이 발견되자 접경지 마을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화도 주민 안미희씨는 “정부에서까지 하지말라고 하는데 왜 계속 하고 있는 건지 너무 답답하다”며 “간신히 (대남·대북)방송이 멈춰서 평온을 되찾았는데, 그 사람들이 계속 그러면 또 반복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씨는 “그분들은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지만 우리 주민들은 생존권, 기본권의 문제”라며 “정부에서 강력하게 법으로 명시해 다시는 못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호소에도 납북자가족모임은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살포 전 임진각 현장답사를 다녀왔다는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대북 전단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예고한대로 대북 전단을 북에 날려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27일 파주시 임진각, 5월8일 강원 철원군, 6월2일 파주시 접경지 등 올 들어 이미 세 차례 대북 전단을 살포한 바 있다.
최 대표는 지난 11일 파주경찰서를 방문해 오는 7월10일까지 ‘납치된 가족 소식 보내기’ 명칭으로 집회신고를 한 상태다. 신고 기간 내 바람이 북쪽으로 부는 날에 맞춰 전단을 날리겠다는 의도다. 집회 장소는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으로, 신고 인원은 30명, 집회 시간은 24시간으로 신청했다.
파주시는 납북자가족모임에 대해 고소·고발과 수사 착수 등 사법 처리에 나설 예정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53만 파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대북전단을 날리는 행위에는 대화하고 타협할 수 없다”며 “경기도 특사경과 공조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묻고 납북자가족모임 관계자들의 출입금지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대북전단 살포를 막겠다”고 말했다.
경찰도 정부 방침에 따라 대북전단 살포에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항공안전관리법·재난안전법·고압가스안전관리법 등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처벌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경찰은 최 대표가 임진각을 현장 답사한 이날부터 임진각 등 접경지역에 기동대와 기동순찰대, 지역 경찰 등을 배치하고,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사전 차단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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