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환경보전기여금 포문 열었던 이재명, 새정부 제주 관광 미래는?

김찬우 기자 2025. 6. 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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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제주] ⑧ “난개발 막자” 2016년 도입 최초 제안 
2022년 대선 당시 공약, 이번엔 부정 여론 탓? 자취 감춰
제주 관광, 워케이션이 해법?…선명한 정책 없어 ‘뜬구름’

대한민국과 제주의 선택은 이재명이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제주 역시 정권 교체의 바람 속 일대 변혁을 마주하게 됐다.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새정부가 출범하며 변화의 속도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제주 제2공항, 제주 신항만,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4.3의 완전한 해결, 미래산업 재편까지. [제주의소리]는 제주를 둘러싼 과제가 산적한 시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방향성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과 파급력을 분석하고, 주요 과제를 진단한다. [편집자 주] 

입도세, 환경보전분담금, 환경보전기여금. 이름이 다르지만, 내용은 모두 같다. 제주도가 우리나라 최고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천혜 자연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재원이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생활폐기물·하수 배출, 대기오염, 교통 혼잡 등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비용을 관광객에게 부담하자는 개념으로 등장했다.

2012년 '환경자산보전협력금'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도된 환경보전기여금은 '입도세'라는 낙인이 찍혀 자취를 감췄다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도민 과반의 선택을 받아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선출된 이재명 대통령도 수년 전부터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제안했다. 그러나 정작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꺼내지 않았다.

대신 일과 쉼이 공존하는 세계적 관광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워케이션' 공약을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2016년 10월, 성남시장 재직 당시 제주를 찾아 특강을 진행한 자리에서 제주도의 환경보전과 난개발 방지를 위한 환경보전기여금(입도세)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입도세를 도입하면 재정확충에 도움이 되고 개발 욕구도 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는 "국민 다수가 압도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의식수준은 높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1만원 이내라면 심하게 저항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상태로 마구 파헤치면 망가진다. 개발욕구를 억제하면서 새로운 재원을 얻을 수 있는 입도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5년이 지난 2021년에도 이어졌다. 제20대 대선 후보로 나선 이 대통령은 2021년 또다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환경 분야에 재정을 투입해 도민 생활의 질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이후 곧바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은 공항 및 항만 등 시설을 이용해 입도하는 사람에게 환경보전기여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제주특별법 개정안과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이른바 '이재명표 입법'이다.

제주도지사가 체계적인 자연환경 보전·관리와 생태계 서비스 증진을 위해 제주도에 있는 공항과 항만을 통해 입도하는 사람에게 1만원 범위에서 도조례로 정하는 환경보전기여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뼈대다. 그러나 이 법안은 21대 국회가 끝나며 자동 폐기됐다. 

반면, 제주도는 2017년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타당성 용역 등을 진행하면서 독자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있었다. 핵심은 '원인자 부담'으로 숙박시설이나 렌터카, 전세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환경보전기여금으로 내도록 하는 방안이다. 

환경보전기여금은 윤석열 정부나 오영훈 제주도정도 공약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환경보전기여금은커녕 관광청 신설 공약도 지키지 않은 채 쫓겨났고, 오영훈 도정은 부정적 여론에 "난제"라며 속도를 늦춘 데 이어 관광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며 사실상 정책 방향을 틀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십수 년째 이어지는 치열한 고민과 논의가 있었지만, 2025년 현재 모두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가 필요하다며 앞다퉈 공약했지만, 전국적인 표심을 고려한 탓인지 이번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제주지역 관광 정책 공약으로 '워케이션'을 내세웠다. 디지털 인프라 확충을 적극 지원하고 여행자와 비즈니스 출장자들이 어디서든 언제나 휴식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와 숙소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한달살이뿐 아니라, 더 길게 머물면서도 일과 여가를 병행할 수 있는 제주를 만들겠다"며 "제주에 간다는 말이 힐링하러 간다, 꿈꾸러 간다가 되도록 제주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이 밖에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에 기반한 스마트 해설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스포츠 전지훈련센터와 다목적 체육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제시한 공약은 3년 전 지난 대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제주를 일과 휴식, 관광을 모두 충족시키는 워케이션의 성지로 만들겠다"며 "일과 휴식, 관광이 접목된 워케이션의 성지로 자리 잡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어디서나 원격근무가 가능하도록 디지털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연계해 국제적 수준의 스포츠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2025년 대선 공약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다. '질적 관광'으로의 전환을 수없이 외쳤지만, 제주도정이나 정부나 달라진 건 없는 모습이다. 

탄소중립과 녹색 문명의 섬 제주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이재명 대통령.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주의 환경을 지키면서도 방문객들이 쾌적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깊은 고민이 담긴 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새로울 것 없는 공약은 제주 관광 정책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으로 느껴진다. '양적 관광'에서 벗어나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질적 관광'으로의 전환을 위한 외침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평화와 치유의 섬,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품은 제주가 더 성장하고 더 넓어져 세계를 주도할, 또 하나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힌 이 대통령의 약속이 어떻게 실현될지 모두의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