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 이어진 옛 화살 제작의 숨결

우리나라 전통 화살을 만들었던 '궁시장'(弓矢匠)들의 숨결을 생생히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파주시에 위치한 영집궁시박물관은 올 연말까지 특별전 '장단 궁시장 전통과 옛 화살 제작의 숨결'을 진행 중이다. 궁시장은 활과 화살을 제작하는 장인을 의미하며, 활과 화살 제작자는 각각 따로 존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장단 지역에서 이어진 화살 제작 전통에 초점을 맞추며, 전승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전달한다.
'장단'은 본래 경기도 장단군으로, 조선시대부터 '화살은 장단, 활은 예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살 제작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6·25 전쟁 이후 장단군 대부분이 비무장지대(DMZ)에 포함되면서 일부 사람들은 장단지역이 황해도에 속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복원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경기도 파주에서 장단 전통이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실물 중심의 콘텐츠로 보여준다. 전시에서는 유엽전 등 전통 화살의 복원 제작 과정과 함께 부레, 깃인두, 대잡이통 등 장인이 사용한 제작 도구와 주요 제작 공정이 사진, 영상, 실물 자료로 소개된다.
전통 화살 제작을 가업으로 이어온 장단 출신 궁시장의 전승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분단과 전쟁, 피난과 정착의 역사를 기술 전승의 맥락 속에서 되짚는다. 단절 위기에 처한 전통 기술이 제도적 기반 속에서 어떻게 복원되고 지역 중심으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 기간 다양한 행사와 화살 제작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되며, 사전 예약 시에는 단체 해설도 제공된다.
한편 영집궁시박물관은 지난 2000년 12월에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활, 화살 전문 박물관으로, 박물관의 이름은 국가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유영기 관장의 아호(雅號)인 '영집(楹集)'과 활(弓)과 화살(矢)을 일컫는 '궁시'를 합쳐 지어졌다. 박물관의 전시실에는 국내외의 다양한 활과 화살을 전시하고 있으며, 간이 활터를 통한 활쏘기 체험과 방태기활, 쇠뇌의 원리를 응용한 만들기 체험이 있어 활, 화살에 대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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