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름이 모니?” ‘애기똥풀’, ‘노루귀꽃’ 재밌는 식물 이름[에코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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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 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야생동식물의 남획, 각종 개발 및 환경오염 등으로 자연 서식지의 파괴에 따라 매년 2만5000종에서 5만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식물의 이름은 보통 두 가지로 불립니다.
새파란 여름의 들판에서 마주치는 식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줄 때, 우리는 자연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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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 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야생동식물의 남획, 각종 개발 및 환경오염 등으로 자연 서식지의 파괴에 따라 매년 2만5000종에서 5만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종의 감소는 이용가능한 생물자원의 감소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단절시켜 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화합니다. 올해는 1995년 1월 1일 국내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된 지 30년이 됩니다. 동식물을 아우르는 종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지만 알지 못했던 신기한 생태 이야기를 ‘에코피디아(환경 eco+사전 encyclopedia)’란을 통해 국립생태원 연구원들로부터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식물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길가의 나무와 풀들은 우리의 시야를 가득 채우지만, 정작 그 이름을 명확히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어스름이 내려앉는 퇴근길, 주위를 스치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우리 곁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 이름을 알게 된다면, 이 존재들이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관속식물만 해도 4660종에 이릅니다.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처럼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쥐똥나무, 모래지치, 향유, 금방동사니처럼 생소한 식물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은 특정 분야에 종사하지 않으면 접하기 어려운 이름들입니다.
식물의 이름은 보통 두 가지로 불립니다. 하나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라틴어 기반의 학명이고, 다른 하나는 각 나라에서 불리는 고유 이름입니다. 학술적인 논의에는 주로 학명이 사용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것은 대부분 국명입니다. 국명은 대개 생김새나 쓰임새, 혹은 지역 전승을 통해 불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화살나무’는 줄기가 화살처럼 생겨 그렇게 불렸고, ‘애기똥풀’은 건강한 아이의 대변 색을 닮아 붙은 이름입니다. ‘개구리발톱’, ‘노루귀’처럼 식물의 형태가 연상되도록 붙여진 이름들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구전돼 온 이름들인 만큼 때로는 황당하게 들리는 것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큰개불알풀(봄까치풀)’이 자주 회자됐고, ‘개쉽싸리’, ‘며느리밑씻개’, ‘중의무릇’, ‘닭의장풀’ 등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많습니다.
또한, 우리가 즐겨 먹는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들은 직접 재배하기도 하지만 들과 산에서 채취된 식물들이기도 합니다. 고들빼기, 곤드레(고려엉겅퀴), 곰취, 냉이, 더덕, 둥굴레, 고비 같은 나물은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식물들입니다. 특히 ‘순채’는 예로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를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연산군일기’에는 “순채를 각 도에서 진상하도록 했는데, 경상도나 전라도처럼 먼 지방에서는 물에 담가 보내니 쉽게 녹아 폐단이 적지 않다”는 내용도 기록돼 있습니다. 그러나 순채는 현재 오래된 저수지나 연못에서만 자라며, 서식지 파괴로 인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에서처럼,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름을 불리었을 때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그 반대로, 우리가 식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준다면, 그 존재 또한 단순한 ‘풀’이 아니라 우리에게 소중한 ‘기억’이자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새파란 여름의 들판에서 마주치는 식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줄 때, 우리는 자연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식물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우리 삶 속의 소중한 동반자가 돼 줄 것입니다.
한성민 국립생태원 자생식물생태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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