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들어가봤다]'학교 성교육 장악' 종교단체 실체 추적
■ IT 교육이라더니 성교육⋯강사 교육 현장 잠입

IT를 활용한 강사 양성 과정을 알리는 홍보물입니다.
선착순 20명에게 일정 기간 교육을 제공하고, 이후 학교 강사로 취업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취재진이 직접 참가 신청한 뒤, 교회 기도실에 마련된 강의실을 찾았습니다.

교회에는 20명 남짓한 인원들이 모여있었습니다.
강연에 나선 건 단체 대표이자 목사인 남성이었는데요.
하지만 그가 처음 꺼낸 주제는 IT가 아닌, 성교육이었습니다.
"청소년들에 대한 성 문제가 굉장합니다. 청소년들이 성적 관계를 갖는 것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입장이십니까?"
남성 청소년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적 욕구를 본능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있다. 여러분은 안정이 됩니까, 안 됩니까? 남자애들은 될 것 같으세요, 안 될 것 같으세요? 안 되죠. 그게 뇌 구조의 차이에서 나오는.."
남성과 여성의 성적 호기심은 본질적으로 달라 성적 행위는 여성에게 불리하다는 인식이 반복적으로 강조됩니다.

"남자 청소년들의 경우 이거를 극복하는 게 되게 어려워요. 상호 동의하에 관계를 가지면 좋겠죠. 그러한 남자친구들을 위해서 나는 기꺼이 봉사할 마음입니다. 있어요?"
피임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성관계 자체를 피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선택은 아이들의 몫이에요. 다만, 사랑은 이러이러한 거다. 너희들은 지금 이런 상황이야. 청소년들이 피임이 안 돼요."
강의에 참석한 대부분은 교회 지인이나 단체 강사의 추천을 받은 중년 여성들이었습니다.

"여기에 수업 받으시고, 지금 학교 수업 2개 하시는 선생님 있거든요. 그 선생님 추천으로.."
■ 대전시 '청소년 성문화센터'도 이 단체가 수탁
기독교적 성교육 관점을 주입해 강사를 양성하는 이 보수 성향의 기독교 단체는 지난 2023년 기준으로만 전국 초중고 218곳, 3천 2백여 개 학급에서 성교육, 생명 존중 교육 등을 진행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대전뿐 아니라 세종에서도 청소년 상담·교육 기관을 여럿 수탁해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청소년 성교육 상담 전문기관인 대전시청소년성문화센터입니다.
이 센터는 이장우 대전시장 취임 직후 논란이 불거진 보수성향의 기독교 단체가 맡아 3년째 운영 중입니다.
지역 인권단체는 수탁 기관 선정 당시부터 단체를 이끌고 있는 목사의 차별금지법, 학생인권조례 반대 활동 이력을 들어 반인권, 친혐오세력의 수탁 기관 선정 철회를 촉구해 왔습니다.

"특히 반인권적 감수성을 가진 곳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을 학부모로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현재 이 단체는 대전에서만 7개 센터나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세종시에서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전의 경우 수탁 기관은 동구 지역에 유독 집중돼 있습니다.
"(청소년은) 스펀지가 물 흡수하는 것처럼 극단적인 이념들을 자기 신념화할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하는 거죠. 세금 가지고 교육하는 공간에서 이런 분들이 활동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거죠."
대표를 맡고 있는 목사는 청소년들에게 시대착오적 성교육한다는 인권 단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저희가 누가 들어도 '아이들한테 주입하고 있네, 강요하고 있네' 그러면 선생님들이 다 제재하시죠. 학교는 그렇게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하고 싶은 교육을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 대전교육청 우수 강사 절반가량 '보수 종교단체' 소속
그런데 이들과 청소년 교육과의 접점은 센터 운영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이 각급 학교에 보낸 공문입니다.
학교 단위 성폭력 예방교육에 활용할 만한 우수 강사 명단을 안내하고 있는데, 전체 강사 명단 가운데 이 단체와 단체가 운영 중인 대전시청소년 성문화센터 소속 강사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이 단체에서 추천된 우수 강사 숫자는 지난해 23명에서 1년 만에 38명으로 늘었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2020년 4월 이 단체를 학생 성폭력 예방교육지원 민간전문기관으로 선정했다 대전스쿨미투 공대위의 문제 제기 이후 관련 기관 선정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 리박스쿨과 연결 정황도⋯시민단체 "심각한 문제"
이렇듯, 성 고정관념이 반영된 강의 내용 일부가 확인된 이 IT교육 전문가 양성교육은 대전시의 지역 산업 맞춤형 일자리 사업의 하나입니다.
교육을 맡은 보수 성향의 기독교 단체는 3년째 공모를 통해 사업을 수행 중으로, 대전시와 동구는 올해 이 단체에 사업비 7천8백여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IT를 활용한 거는 저희가 정산받아 본 거는 노트북을 대여해서 하는 수업도 있어요. 강의 내용까지는 저희가 일일이 다 파악을 못 하죠. 강사진들까지는.."
이 단체는 최근 문제가 된 극우성향의 교육단체인 리박스쿨 돌봄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에도 등장합니다.

지난 1월 서울에서 진행된 교육과정에 이 단체가 수탁한 기관 대표가 강사로 이름을 올렸고 '아동기 성품과 성문화'를 주제로 강의를 맡았습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극우 역사관을 전파했다는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단체가 연결돼 있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합니다.
"대전의 경우에는 2~3년 전부터 일부 종교단체라든가 극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단체들에서 학교에 외부 강사의 모습으로 들어와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
■ "이장우 시장 도운 단체가 선정" 수탁기관 특혜 의혹

시민단체가 이장우 시장 취임 이후 수탁 기관 선정 과정에 정치적 개입이나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실제 대전MBC가 단독 입수한 대전인권센터 수탁기관 선정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관련 활동이 전혀 없는 신생 기관에 대해 위원들의 지적이 이어집니다.
해당 기관 역시 활동 이력이나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평가 점수는 오히려 더 받았고 결국 기관 운영권을 따냈는데, 이후 각종 문제로 센터는 1년 만에 폐쇄됐습니다.
또 당시 이장우 대전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기관이란 점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과도한 입김이나 혹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는 거죠, 똑같이 예를 들면 인권을 주로 다뤄왔던 약간 보수적이고 약간 진보적으로 이런 문제라면 사실 이렇게까지 문제제기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대전시는 기관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자료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문은선, 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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