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대국 호주, 이젠 뉴노멀 시대 설계한다] 든든한 창업 토양에서 “스타트업들이여, 성공에 도전하라”

박준하 기자 2025. 6. 15. 08: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농업대국 호주, 이젠 뉴노멀 시대 설계한다] (하) 농업 스타트업의 천국
시드니 ‘시카다이노베이션스’
새싹기업 육성 생태계 조성
세계 최고 인큐베이터로 선정
기업간 노하우 공유로 경쟁력↑
AI 곡물품질 분석 개발 돕고
수직농장 기업 등도 뒷받침
호주를 대표하는 딥테크 허브인 ‘시카다이노베이션스’는 19세기부터 사용되던 철도 기관차 공장인 ‘이브리 레일웨이 워크숍스’를 개조해 사용 중이다.

 농업은 더이상 땅과 기후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다. 지속가능성과 기술 기반의 효율성이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다. ‘농업강국’ 호주의 중심에는 과학기술 기반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새싹기업)과 이들을 적극 육성하는 세계적 수준의 인큐베이터(보육기관)가 있다. ‘딥테크’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그리고 이들 스타트업들이 성공 신화를 쓰기 위해서는 각종 뒷받침을 아끼지 않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곳이 시드니에 있는 딥테크 허브인 ‘시카다이노베이션스(Cicada Innovations)’다. 이곳은 농업 스타트업들의 실험장이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혁신의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록 마틴 플래티퍼스 그레인 대표가 시카다이노베이션스에서 인공지능으로 곡물 품질을 감지하는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호주 스타트업의 심장’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닌 시카다이노베이션스는 시드니대학교·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시드니공과대학교·호주국립대학교 등 4개 대학이 공동 소유한 비영리 조직이다. 지난 20년간 과학기술 기반의 벤처기업 300여곳을 지원해 왔으며,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엔 국제비즈니스인큐베이션협회(NBIA), 2018년엔 국제기업가정신프로그램협회(InBIA)로부터 ‘세계 최고 인큐베이터’로 선정됐다.

시카다이노베이션스가 위치한 공간도 특별하다. 시드니 이브리지역에 있는 ‘호주 국립혁신센터’는 19세기 철도 기관차 공장으로 사용되던 ‘이브리 레일웨이 워크숍스’를 개조해 만든 장소다. 과거 산업 유산과 오늘날의 혁신이 공존하는 이곳에는 현재 46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브리트 하트네트 시카다이노베이션스 대외협력 담당 이사는 “시카다에서는 한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우듯 생태계 전체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 특징”이라며 “농업분야에선 곡물연구개발공사, 호주축산공사 등과 연계해 기후위기, 식량안보, 지속가능한 농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폴 밀렛 인버티그로 공동대표가 시카다이노베이션스에서 실내 수직농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너 속 사진은 호주 대형마트인 ‘울워스’와 협업해 만든 ‘인버티월’.

시카다이노베이션스의 강점은 창업 초기 기업뿐 아니라 경력을 갖춘 스타트업도 함께 입주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대학·정부·기관의 지원을 발판 삼아 성장하고 있다. 이곳을 거쳐간 스타트업 3곳은 호주증권거래소와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도 했다.

농업분야에서도 성과가 뚜렷하다. ‘플래티퍼스 그레인(Platypus Grain)’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기술로 곡물 품질을 분석하는 설비를 개발 중이다. 기존의 육안 검사 방식에서 벗어나 카메라와 AI 알고리즘을 통해 시간당 2만개 이상의 곡물을 분석하고, 수분과 단백질 함량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곡물 수출이 중요한 호주에서 이 기술은 품질 보증, 검역 기준 충족, 가격 협상 등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플래티퍼스 그레인의 록 마틴 대표는 “기계는 곡물의 품종과 품질, 곤충이나 잡초의 혼입 여부까지 식별할 수 있다”며 “현재는 모든 곡물을 자동으로 검사할 수 있게 인공지능 학습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주기업간 협업도 활발하다. 실내 수직농업 스타트업 ‘인버티그로(InvertiGro)’는 1.5mX2.3m 크기의 모듈형 농업시스템인 ‘인버티큐브’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전기만 연결하면 온도 조절 장치와 LED 조명이 작동해 꽃·허브·딸기 등 다양한 작물을 어디서든 재배할 수 있다.

이 기술에 주목한 호주의 대형마트 ‘울워스’는 일부 매장에 ‘인버티월’을 설치하고, 수직농장에서 키운 채소를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폴 밀렛 인버티그로 공동대표는 “시카다이노베이션스에 입주하면서 실내 수직농업을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작물의 재배 가능성을 실제로 검증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박준하 기자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