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의 가치: '번역'의 인식에 대하여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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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국제 부커상을 수상했을 때 한국 문학계는 큰 자부심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한국 작가가 명망있는 국제 문학상을 받았다는 환호에 묻히긴 했지만 작가 본인이 나중에 시인했듯이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2015년, 부커상 재단이 2년마다 저자 1인의 작품 전체에 시상하는 만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2016년부터 국제 부커상 소설 번역상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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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6년,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국제 부커상을 수상했을 때 한국 문학계는 큰 자부심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당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한국 작가가 명망있는 국제 문학상을 받았다는 환호에 묻히긴 했지만 작가 본인이 나중에 시인했듯이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한국어 작품의 번역을 출판하는데 이를 별도로 검토할 제3자가 없었다는 것도, 그런 검토 없이 상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번역'을 대하는 문학계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문학 번역으로 유명한 제니퍼 린지는 지난 3월 '시드니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적인 문학상들이 번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번역'이라는 예술 행위 자체가 어떻게 평가 절하되거나 심지어 지워지고 있는지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필자는 특히 부커상을 중심으로, 번역 작품을 평가할 때 원문의 고유한 특성보다는 영어로 얼마나 '유창하게' 읽히는지만을 칭찬하는 세태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는 마치 번역가가 원작의 독특한 목소리를 지우고 영어라는 틀에 매끄럽게 끼워 맞추는 역할에 그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문학상에 대한 비평을 넘어, 문화와 언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이 어떻게 이해되고 소통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문학이 세계 독자들과 진정으로 만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이야기입니다. 번역이라는 섬세하고 창조적인 노동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한층 더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귀중한 통찰을 얻게 될 것입니다.

번역가는 대개 언어--모국어와 외국어--와 외국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자기 인생에서 1, 2년 이상을 써가며 번역 프로젝트에 몰두하는 게 세상의 주목을 받거나 큰 돈을 벌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신을 인정받는 게 아니더라도 자신의 번역 기술이 인정받으면 만족할 것이다. 그들은 번역상과 서평을 통해 바로 이런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인데, 누군가는 이 점을 봤다.
2015년, 부커상 재단이 2년마다 저자 1인의 작품 전체에 시상하는 만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2016년부터 국제 부커상 소설 번역상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번역가들은 이를 자신의 기술이 점점 인정받고 있다는 증표로 받아들였다.
단행본 한 권에 5만 파운드라는 큰 상금은 번역가와 원작자에게 분배된다. 국제 부커상은 지금까지 아홉 권의 책이 수상했으며 그 원작들은 각각 한국어, 히브리어, 폴란드어, 아랍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힌디어, 불가리아어, 독일어로 쓰였다.
해당 번역가들은 찬사를 받았고, 그 수상에 힘입어 눈에 띄지 않던 다른 번역가들이 부각되었다. 번역가들은 점차 유명해지고, 책 표지에 이름이 실리고, 출판사들이 찾아오고, 더 나은 계약 조건을 받는다. 국제 부커상은 전세계의 다른 번역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현실은 실제로 얼마나 발전했을까? 국제 부커상이 문학 번역가의 지위 상승을 예고했어도, 번역 자체에 대한 인정과 이해 또한 이에 걸맞게 심화되었을까? 번역가의 존재감이 더 커지는 사이 번역 자체의 존재감은 축소되는 것은 아닐까?
(계속)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sub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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