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합니다”…혐오 세력도 껴안은, 흥겨운 무지개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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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국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서울 하늘은 맑았다.
이날 열린 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진 참가자들은 오후 4시께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서울지하철 종각역에서 출발해 종로2가, 명동성당, 서울광장 일대를 지나 을지로입구역으로 돌아왔다.
종로2가에 있는 한 카페 3층 투명한 유리창 넘어 무지개색 깃발을 흔드는 사람들을 본 행진 참가자 일부는 "울컥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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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국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서울 하늘은 맑았다. 이날 열린 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진 참가자들은 오후 4시께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서울지하철 종각역에서 출발해 종로2가, 명동성당, 서울광장 일대를 지나 을지로입구역으로 돌아왔다. 수많은 성소수자와 ‘앨라이’(성소수자들과 연대하는 사람들)들이 도심 속을 함께 걷는 행진은 성소수자의 존재 그 자체를 다른 시민들한테 드러내는 ‘가시화’ 현장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참가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등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따라부르며 춤을 추면서 도로 위를 무지개로 수놓았다.
총 길이 3㎞ 남짓한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행사 주변 시민들은 응원, 무관심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식당, 카페, 보행로 등 거리와 맞닿은 곳곳에서 무지개색 깃발, 손팻말 등을 흔들며 “해피 프라이드(Happy Pride)!”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종로2가에 있는 한 카페 3층 투명한 유리창 넘어 무지개색 깃발을 흔드는 사람들을 본 행진 참가자 일부는 “울컥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음악 밴드는 행진 참가자들이 지나가는 삼일대로 길목에서 라이브 연주로 행진을 응원해 큰 호응을 받았다.

주말을 맞아 쇼핑을 위해 시내를 찾았다는 강은주(가명·46)씨는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행진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참여자들을) 응원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이성 커플 김예지(가명·26)·장현우(가명·26)씨는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우연히 행진을 보고 거리로 나와 행진 모습을 구경했다. 예지씨는 “이런 행진이 있다고는 언론 보도로 봤었는데 제가 직접 목격한 건 처음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참 멋지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성소수자분들은 그저 존재할 뿐인데 자신들을 모르거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속상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현우씨도 “행진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동성애는 죄악’ 등 차별·혐오 표현을 내건 보수 개신교 신자들을 마주쳤다. 한 남성은 자신의 몸에 오물을 묻힌 채 ‘반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할렐루야!”를 함께 외치거나 환호로 대응하는 등 충돌 없이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행진을 완주한 은재(별명·29)씨는 “(행진하는 동안) 혐오세력을 마주쳤을 때 소리 지르면서 저희 리듬대로 바꿔버린 것, 도로 위 시내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는 환대 같은 게 참 좋았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도 수차례 참여한 은재씨는 또 “지난 ‘탄핵 광장’에서 자주 마주쳤던 깃발들을 오늘 행진에서도 많이 만난 것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된 퀴어퍼레이드는 행진이 끝난 뒤 축하무대까지 진행하고 저녁 8시께 마무리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열린 천막(부스) 행사와 공연, 행진 행사 등을 찾은 시민이 총 17만명(연인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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