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잃은 이들에게, 제주는 다시 ‘집’이 되었다”.. 해외 입양인 90여 명, 고국 아닌 ‘고향’을 기억하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6. 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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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단지 풍경이 아닙니다.

제주에서 형성된 정서적 유대는 각국 입양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가족과 함께 다시 찾고 싶은 섬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입양인은 물론, 가족 단위로 이어지는 재방문 수요는 향후 제주 관광시장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더할 것"이라면서, "이번 여정은 관광이 이동에서 나아가, 관계의 회복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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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Home Journey with Jeju’ 성료.. 해녀의 용기와 섬의 진심, 마음에 새겨
“기억도 기록도 없었지만.. 이제 제주는 나의 이야기”
제주시 누웨마루 거리에서 펼쳐진 태권도 시범 공연이 해외 입양인 참가자들과 시민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고향은 지명이 아니라, 마음이 머무는 자리에요.”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단지 풍경이 아닙니다.
해녀의 숨소리, 섬의 손길, 그리고 말없이 건넨 환대의 기억이 마음 한켠에 오래 남았습니다.

제주는 이제 누군가에게 낯선 땅이 아니라, 이야기가 깃든 집이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다시 만날 내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77년 전, 아픔을 품고 살아남은 섬이 있습니다.
그리고 70년 전, 이름도 모른 채 고국을 떠나야 했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돌아왔습니다.

기억도 없고, 기록도 없었지만, 그들은 제주의 품에서 생애 처음으로 ‘마음의 고향’을 만났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짚듯, 제주는 그들을 따뜻하게 안았습니다.


이번 여정은 정체성과 상실, 회복이 맞닿은 깊은 귀환이었습니다.


‘Soul Home Journey with Jeju’ 공식 환영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드림타워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미국, 덴마크, 영국, 태국 등지에서 온 해외 입양인 90여 명을 제주로 초청해,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소울 홈 저니 위드 제주(Soul Home Journey with Jeju)’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프로그램은 미국의 비영리단체 ‘미앤코리아(Me&Korea)’와의 협력을 통해 기획됐으며, 입양인의 정체성 회복과 정서적 치유를 목적으로 마련됐습니다.
제주드림타워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출발해,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공동 주관해 추진됐습니다.

해외 입양인 참가자들이 제주시 누웨마루 거리에서 펼쳐진 버스킹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관광 그리고 ‘기억의 복원’.. 제주는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

입양인들은 행사 기간 제주돌문화공원, 해녀박물관, 성산일출봉, 금능해수욕장 등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깊이 체험했습니다.
제주 해녀의 삶을 담은 공연을 통해 생명력과 용기의 메시지를 들었고, 주말 상권활성화 프로그램인 ‘버스킹 ON다’를 통해 누웨마루 거리의 현장도 몸으로 느꼈습니다.

제주는 그들에게 그저 관광지가 아니었습니다.
멀어진 언어, 잊혀진 얼굴, 닿지 못한 시간 위에 놓인 새로운 고향이었습니다.

해외 입양인 참가자와 가족들이 제주의 전통족욕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천국에 온 것 같다”.. 그들이 남긴 말, 제주는 기억한다

이번 여정을 통해 입양인들은 감상에서 나아간, 생의 방향을 다시 잡는 시간을 마주했습니다.

입양 1세대인 에스텔 강현숙 씨(74살, 7살 미국 입양)는 “천국에 온 듯한 여행이었다”며 “제주의 진심 어린 환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8살에 미국으로 입양된 리사 잭슨 씨(63살, 한정자)는 “해녀의 용기와 제주의 역사에 깊이 매료됐다”며 “이제는 가족과 함께 다시 제주의 땅을 밟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해외 입양인 대표에게 돌하르방 기념품 등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오영훈 지사 “제주는 아픔과 회복, 희망이 공존하는 섬”

11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환송식에는 오영훈 제주자치도지사가 참석해 참가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오 지사는 “제주는 77년 전 국가폭력의 깊은 상처를 겪었지만, 진실을 직면하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걸어왔다”며 “여러분이 본 제주는 단순 관광지가 아닌, 아픔과 회복,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제주는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한다. 모두의 마음의 고향으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환송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출국을 앞둔 입양인들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국제공항에서 따뜻한 하이파이브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지금, ‘관광’이 아닌 ‘관계’로 다시 연결되는 제주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초청행사는 제주가 여행지를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품는 섬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하고 감동을 품은 관광 모델로 성장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만남은 짧은 체류에 머물지 않습니다.
제주에서 형성된 정서적 유대는 각국 입양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가족과 함께 다시 찾고 싶은 섬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입양인은 물론, 가족 단위로 이어지는 재방문 수요는 향후 제주 관광시장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더할 것”이라면서, “이번 여정은 관광이 이동에서 나아가, 관계의 회복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일출랜드를 찾은 해외 입양인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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