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의 ‘깜짝 보너스’ [건강한겨레]

한겨레 2025. 6. 14. 08: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00년 초 피카소는 동물성 아교 접착제를 이용한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는데, 아교가 수축해 그림 표면이 갈라지는 현상이 생겼다.

그런데 발기가 되는 '부작용'을 발견하고 발기부전 치료제로 재탄생되면서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현재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세계 7종인데 국내 개발이 2종이나 된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심장 혈관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오히려 심혈관계에 도움이 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알고 나면 건강해지는 ‘성’ 이야기
일러스트 김대중

1900년 초 피카소는 동물성 아교 접착제를 이용한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는데, 아교가 수축해 그림 표면이 갈라지는 현상이 생겼다. 비아그라가 개발된 뒤 전문가들은 비아그라 용액을 접착제 층에 도포했다. 그러자 비아그라가 접착제 단백질의 분자 간 결합을 완화해 접착제가 유연성을 회복하도록 만들었다. 비아그라가 사람뿐 아니라 예술까지 살린 셈이다.

원래 이 약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으로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효과가 그렇게 탁월하지 않아 개발을 중단하려던 약이었다. 그런데 발기가 되는 ‘부작용’을 발견하고 발기부전 치료제로 재탄생되면서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현재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세계 7종인데 국내 개발이 2종이나 된다.

초기에는 이 약이 ‘성기능을 미리 당겨 소모한다’ ‘더 빨리 늙는다’ ‘심장을 더 나쁘게 만든다’ 등 오해도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심장 혈관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오히려 심혈관계에 도움이 된다. 다만 중증 심부전같이 과도한 운동을 할 수 없는 환자는 성행위 자체가 권장되지 않기 때문에 성관계 목적으로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협심증으로 질산염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심한 저혈압이 발생하므로 절대로 이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그 외 부수적인 효과도 다양하다. 특히, 치료제 없는 난치병이었던 폐고혈압의 특효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폐혈관 확장 작용을 일반인에게 적용하면 고지대 등산 중에 발생하는 고산병 증상을 완화해준다. 전립선비대증에도 평활근 이완 효과로 배뇨 증상을 완화한다. 혈액 응고에 관계하는 혈소판의 응집 억제 효과로 뇌졸중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조루증, 당뇨 합병증, 비만, 기억력 저하, 여성 성기능 장애, 심장 보호작용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많이 있고, 또 현재도 추가 연구 중이다.

최근에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이 급격히 늘면서 사망 원인 투톱인 암과 심장질환, 그리고 고령으로 인한 치매를 염려하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발기부전 치료제가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미국 국가 차원의 코호트 연구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군이 비복용군에 비해 중대한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25% 감소했다. 또 가장 짧게 복용한 군에 비해 오랫동안 복용할수록 심근경색 등의 발생률은 최대 55%, 심혈관 수술 가능성은 31%, 심혈관계 사망률도 49% 더 감소하여, 장기간 복용할수록 심혈관 질환으로부터 보호 효과가 현저히 컸다.

이뿐만 아니라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 중 하나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를 자처했다. 뇌 뉴런 재생 효과로 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2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단순히 진행을 늦추는 타 약제에 비해, 6개월 투여로 인지 기능이 26.6% 개선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활발한 성적 활동이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는 말은 익히 알려진 바인데, 그 치료제도 성기능 개선을 넘어 심장을 지키고 기억을 일깨우는 약제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모든 약은 독이라는 말과 같이 무분별한 복용은 금물이며 전문의와의 상의가 필요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민권식 대한성학회회장(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