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냄새가 익숙해"…아이 면역력 향상은 핑계, 몸이 힘들다[40육휴]
[편집자주] 건강은 꺾이고 커리어는 절정에 이른다는 40대, 갓난아이를 위해 1년간 일손을 놓기로 한 아저씨의 이야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또래 아빠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 아이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일어서고, 걸어 다니며 점점 많은 행동을 하면서 부모는 점점 지쳐간다. 육체의 피로가 여러 가지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데, 그중 하나가 날카롭던 위생 관념이다. 리모컨이나 휴대폰을 물고 빨아도 걱정이 됐었는데, 이젠 부모 몰래 A4 용지를 뜯어먹다 걸려도 남은 종이를 빼앗고 만다. 카시트에서 아기 스스로 양말을 입으로 벗기고 발가락을 빨아 먹어도 제지하지 않게 된다.
이유식 시간은 무뎌진 위생 관념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아이가 점점 활발해지면서 턱받이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온몸에 음식을 뒤발한 채 모두 먹이는 데만 집중한다. 얼굴과 몸 곳곳에 묻은 이유식 찌꺼기는 물티슈로 쓱쓱 닦아준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찾아다니며 다 닦는 것도 포기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마르면 진공청소기로 흡입한다. 밥알이며 당근, 고기 조각들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빨려 들어간다. 이유식 먹이는 부모 몸에 붙은 음식물까지는 신경 쓸 여유도 없다. 가끔 밥풀이 붙은 채 돌아다니는 엄마 아빠들이 보이는 이유다.

현실적으로 아기의 모든 위생 상태를 항상 최상으로 맞춰놓는 게 너무 힘들다. 아무리 공기 청정기를 틀고 손발을 닦고 주변을 청소해준다 해도, 아기 스스로 알아서 적극적으로 불결해지려 노력하는 느낌이다. 아직 말도 못 하는 아기들의 위생 관념은 어른들과는 보법부터 다르다. 음식을 먹다가 조금이라도 심기가 불편하면 입안에 손을 넣어 그대로 내용물을 꺼내고 그 손으로 손뼉을 치며 소리를 지른다. 기저귀를 해체하다 떨어진 잔변을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해맑게 웃기도 한다. 손에 닿는 모든 물체는 입으로 직행하는 것도 문제다. 24시간 아기의 행동을 감시하며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연 면역이 형성되기 전에는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고 예방 접종을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할 듯하다. 가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부모 중 "약 안 쓰고 아이 키운다"며 백신 접종을 모두 거른 채 아이를 등원시키는 자들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민폐 끼치는 문제 이전에, 자기 자녀에 대한 학대 아닐까.
다만 매연 같은 화학물질, 특히 미세먼지는 아이의 면역력 향상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내성이라도 키우지, 중금속 퍼먹는다고 무협지 속 만독불침지체가 될 리는 없지 않은가. 일상 속 조금씩의 불결함, 면역을 키우며 달고 다닐 콧물은 어쩔 수 없더라도 미세먼지와 매연, 담배 냄새만큼은 최대한 피해 보려 애쓴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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