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에도 느긋한 국민의힘… "개혁 의지 있긴 한가"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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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신 고개를 저었다.
의원총회가 끝날 때마다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푸념을 쏟아냈다.
이게 한때 집권여당의 모습인가.
쟁점 현안이 터질 때마다 시끌벅적했던 의원들의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도 별 말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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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로 뼈 깎는 쇄신커녕 여유
권성동, 의총 취소… "당 무기력" 비판
국민의힘 지지율 폭락… 탄핵 때보다 낮아

"의원님들에게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를 반성하고 변화할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신 고개를 저었다. 의원총회가 끝날 때마다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푸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이 어떤 상황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선 패배 이후 그냥 야당이 아닌, 원하는 법안 하나 관철시키기 어려운 소수 야당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데도 패잔병의 절박함이나 변화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개혁에 앞장서는 30대 김 비대위원장을 깎아내리고 내치기에 바쁘다. 승자의 여유마저 느껴질 정도다.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도 텃밭인 대구·경북(TK)의 지지는 멀쩡하다며 안도하고 있다. 기괴하다.
이게 한때 집권여당의 모습인가. 한심하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다. 뼈를 깎는 쇄신은커녕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아무런 의욕이 없다. "망해야 정신차린다"는 자조가 스스럼없이 터져 나온다. "당을 해체해야 한다" 당이 쓰레기다"라는 격앙된 반응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여당에 맞서기에 중과부적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소속 의원이 100명은 넘는다. 이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총대를 멘 김 비대위원장이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나름 자구책으로 꺼낸 최소한의 요구다. 하지만 내분이 되려 격해졌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암투와 다름없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친윤석열계)의 목소리가 유독 크다. 그렇다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개혁 성향의 재선 의원 18명이 "민심 경청 대장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개혁 실천 방향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것을 제외하면 도무지 미래를 향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선봉에 나선 김 비대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당원들이 원치 않으면 나도 (개혁안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이러다간 제풀에 지칠지 모른다.
논의조차 차단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을 40분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방방 뛰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조용하다. 쟁점 현안이 터질 때마다 시끌벅적했던 의원들의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도 별 말이 없다고 한다. 아예 입을 닫았다. 다 같이 무기력증에 빠져 눈치만 보고 있다.
대선 이후 벌써 열흘이 지났다. 패배를 반성하고, 국민 앞에 참회하고, 달라지려는 몸부림이라도 보여줬어야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사과 릴레이'는 고작 3명에 그쳤다. 모두 뒷짐만 지고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절실함이 없다.
그러는 사이 민심은 급격하게 등을 돌리고 있다. 12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당 지지율이 23%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45%)의 절반 수준이다. 13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민주당 46%, 국민의힘 21%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탄핵 국면 때보다도 더 낮은 수치다. 거대 여당과 막강한 정부에 끌려다니는 신세인데도 아무도 소수 야당을 동정하지 않는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모두가 자업자득이다. 언제까지 미룰 건가. 골든타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잘못된 과거와 확실하게 단절하고 새 판을 짜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내년 지방선거, 3년 뒤 총선을 포기하지 않을 요량이라면 국민 앞에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지 않을까. 16일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변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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