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대로 한 번…" 일식 조리법으로 변주한 제철 한식 별미

2025. 6. 1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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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의 핫 플레이스
사진 1
“백골뱅이는 주로 동해안에서 나오는데 초여름인 지금이 제철이에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식재료죠.” 진한 감칠맛이 밀려오는 차가운 골뱅이 수프를 한 모금 마신 다음, 부드러운 깻순들깨무침과 쫄깃한 백골뱅이 살을 한 입에 쏙 넣는다. 도톰한 골뱅이살 위로 경쾌하게 구르는 들깨 알갱이가 푸릇하고 짭조름한 초여름의 생명력을 입 안 가득 채운다.

서울 송파에 위치한 ‘뜻한바’(사진1)는 일식을 전공하고 일본과 한국의 일식당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최창오 셰프가 제철 식재료를 섬세하게 조리하는 ‘모던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일본에서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롯폰기에 위치한 파크하얏트 도쿄 일식당에서 근무하면서 당시 젊은 셰프들을 중심으로 붐이었던 모던 일식 코스 요리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어요.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하면서도 양식·중식 등 새로운 조리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직관적이고 현대적인 일본 요리들이 외국인 손님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죠.”

한국에 돌아와 한식 요리연구가 밑에서 경력을 쌓은 최 셰프는 국산 식재료와 한식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가게 이름인 ‘뜻한바’에는 일식도 한식도 아닌 나의 요리, ‘내 뜻대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사진 2
덕분에 이곳의 요리는 일식의 깔끔한 조리법에 한국의 풍부한 식재료를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맛이다. 두 달에 한 번 메뉴를 교체하는 ‘계절 코스 요리’(6만5000원, 사진2)는 디저트를 포함해 총 6~7가지 단품 요리로 구성된다. 감태로 감싼 제주 은갈치 튀김에는 지금 제철인 햇양파와 보리밥을 곁들인다. 이맘때만 맛볼 수 있다는 시그니처 면 요리는 파주 장단콩으로 만든 콩국수다. 무스처럼 곱게 간 콩물에 시원한 소면과 아삭하게 절인 오이를 더하고, 고명으로 고소한 마카다미아를 듬뿍 갈아 올렸다. 코스 마무리에 섬진강 재첩으로 끓인 맑은 국이 나오는데, 뽀얗고 담백한 육수에 투명한 무를 삿갓처럼 올린 플레이팅이 정갈하다. 재첩은 예전에 비해 채취량이 줄어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최 셰프는 최대한 좋은 재료를 산지에서 직접 받아 쓰고 있다.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뜻한바의 음식에는 드라이한 사케나 와인이 대체로 잘 어울린다. 다가오는 여름 시즌의 주제는 보양식이라니, 더욱 기대된다. 와인과 사케는 6만원대부터.

글 이나리 출판기획자 사진 김태훈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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