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위자료 패소에 시민들 궐기…“사법부 판결 규탄”

포항 촉발지진 위자료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포항시민들이 13일 중앙상가 일대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고 사법부의 판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의장 모성은, 이하 '범대본')가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국가 책임 부정은 또 다른 피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정치판사 탄핵', '피해국민 무시하는 사법부는 자폭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사법부를 규탄했다.
일부 시민은 "법원이 피해자의 절규를 외면하고 정부 책임을 부인하는 것은 제2의 고통을 안기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지진 손해배상 소송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 시작됐다. 당시 정부조사연구단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은 인공지진이며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를 토대로 시민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국가 책임을 인정해 위자료 지급을 판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열린 2심에서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재판부는 지진이 촉발지진임은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고의와 과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 책임을 부정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위자료 전액을 받지 못하게 됐으며, 소송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범대본 모성은 의장은 "5년 넘게 이어진 소송과 방대한 자료에도 불구하고 2심 재판부는 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며 "감사원과 국무총리실 자료까지 증명력을 부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지진 피해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질적인 회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 의장은 "이제 대법원 법리심 단계로 넘어간다"며 "법률적 판단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자리에서 정의가 바로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50만 포항시민 모두가 하나 되어 대법원 상고 심리를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항지진 손해배상 소송은 전국적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포항 사례가 향후 재난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 범위를 두고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대법원 판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후속 재판 결과에 따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