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절반이 지나갔네? 아직 절반이 남았다… ‘낯선 2군행’ 전설은 더 강해져 돌아올 것이다

김태우 기자 2025. 6. 13.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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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부상 및 경기력 저하 여파로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최정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13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팀의 간판 타자이자 KBO리그 역대 홈런 부문 1위인 최정(38)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5월 1일까지 뛰지 못한 것은 있지만, 사실상 올 시즌 첫 1군 엔트리 말소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부상이다. 최정은 12일 잠실 LG전에서 경기 전 수비 훈련을 하다 불규칙하게 튄 공에 눈 부위를 맞았다. 왼쪽 눈썹부위에 상처가 선명하게 잡혔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으나 큰 문제는 아니라는 소견이 있었고, 이에 예정대로 선발 출전해 경기를 소화했다.

그래도 분명히 충격이 있었고, 잠깐 휴식의 시간은 필요했다는 게 이숭용 SSG 감독의 설명이었다. 이 감독은 13일 롯데전을 앞두고 “눈 부위를 8바늘 꿰맸다. 눈이 조금 불편하고 공도 조금 흔들려 보이고, 아직 햄스트링도 100%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예 엔트리를 빼고 좀 더 건강한 몸으로 왔으면 하는 바람에 면담하고 그렇게(1군 엔트리 제외)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눈 부상이 말소의 100% 사유를 설명한다고 볼 수는 없었다. 눈 부상이 회복되는 데 열흘까지의 시간이 소요될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스케줄은 본인에게 맡겼다. 며칠 좀 쉬고 그다음부터는 본인에게 맡길 것”이라고 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가고 컨디션이 회복되는 대로 1군에 올라온다는 계획이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최근 저조한 경기력에 구단과 선수 모두 스트레스가 있었다.

▲ KBO리그 역사상 첫 500홈런 타자가 된 최정은 그와 별개로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SSG랜더스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4년 총액 110억 원에 계약하며 큰 기대를 모은 최정은 2025년이 정말 안 풀리고 있다. 아마도 개인 경력에서 이렇게 안 풀린 시즌도 처음일지 모른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수비 훈련을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개막전에 출전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엉덩이 근육까지 문제가 생겨 생각보다 복귀가 늦었다. 최정의 시즌 첫 경기는 5월 2일에야 성사됐다.

이후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KBO리그 역사상 첫 500홈런 고지를 밟기도 했지만 이후 경기력이 계속 좋지 않다. 올 시즌 34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은 과시했지만 타율이 0.192까지 떨어져 있다. 기본적으로 삼진이 너무 많다. 최정의 올해 삼진 비율은 28.8%로 개인 통산(18.9%)을 크게 상회한다. 신인 시절 이후 이렇게 많이 삼진을 먹는 경우가 없었다.

천천히 경기력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히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32에 그치면서 타선의 흐름을 끊는 일이 많았다. 10경기, 44타석에서 삼진만 21개였다. 타석에서 안 풀린다는 제스처가 유독 많았다. 결국 SSG도 더 이상 놔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을 법했다. 머리를 비워주는 게 낫다는 판단은 일리가 있었다. 이 감독도 “부상도 있었고 또 눈까지 그렇게 되니까 고참으로서도 많이 힘들어하고 여러 가지로 조금 지쳐있더라”고 최정이 몸과 마음을 모두 회복하고 돌아오길 바랐다.

▲ SSG는 최정의 힘이 반드시 필요한 팀이고, 열흘 남짓의 재정비 기간이 몸과 마음 모두에 터닝포인트를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2군에 내려갔지만, 어떻게 보면 이 시기가 올 시즌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최정은 누가 뭐래도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 중 하나다. SSG 공격력을 상당 부분 좌우하는 선수다. 즉, 이번에 2군에 내려가 경기력을 조정하고 올라오면 다시는 1군에서 빠지면 안 된다. 확실하게 몸과 마음을 정비하고 1군에 올라와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한다. 선수에게는 굉장히 가혹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SSG에서 최정은 그런 존재다. 최정도 그런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이 망가진 것 같지만 아직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 SSG는 13일까지 66경기를 치렀다. 최정이 열흘 정도 휴식을 취하고 돌아와도 시즌의 절반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시즌의 절반이 팀 순위를 좌우한다. 충분히 공헌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는 생각보다는 "아직 절반이 남았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 감독도 “감독으로서는 열흘 뒤에 돌아와서는 수비까지 해주면 팀이 조금 더 탄탄해질 수 있다”며 최정의 정상 복귀를 바랐다.

다시 최정이 없는 상황에서 SSG도 신중하게 그 빈자리를 메워보겠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김성욱이 트레이드로 왔다. 한유섬이 지명타자로 들어가서 상황에 맞게끔 최준우도 활용을 할 생각이다”면서 “데이터를 잘 보고 컨디션도 잘 체크해서 잘 쓸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 아직 팀에 공헌할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최정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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