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평가 응시 배제는 '차별'"…학교 밖 청소년들 헌법소원 청구

금창호 기자 2025. 6. 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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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전국 시도교육청은 해마다 네 차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동일한 방식의 모의고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설 모의고사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험생들이 입시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인데요.


하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제도권 교육 밖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의평가에 응시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차별적 행정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연 4회 실시 '전국연합학력평가'

수능 실전 감각↑, 입시 준비 도움 


하지만 응시 자격 '재학생' 제한

학교 밖 청소년 기회 '박탈'


"응시 기회 부여" 인권센터 권고에도

교육청 변화 없어


"명백한 차별" 헌법소원 낸 청소년들

"헌법상 교육받을 권리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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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당사자입니다.


윤수영 청구인과 함께 조금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학교를 떠나 공부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그동안 꾸준히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게 해달라고 시도교육청에 요청했죠. 


하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은 응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윤수영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실제로 학교밖청소년들은 지금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도교육청의 의지박약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보고 있구요. 


여러 차례 각 시도교육청, 그리고 시도교육청들이 소속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질의하고 요구했으나, 근거 법령에 따라 학교밖청소년들은 학력평가 시행 대상이 아니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6모'나 '9모' 같은 모의평가는 학교밖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응시하고 있어요. 


학력평가도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학교밖청소년의 응시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이에 따르는 행정비용도 과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교육청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으니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결국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들을 제도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지요. 


서현아 앵커

사실 이런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고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하셨습니다. 


시도교육청의 응시 배제 방침과 그 이유,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윤수영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학력평가 응시 배제는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명백한 차별입니다. 


헌법상 교육받을 권리는 모든 국민에게 있고, '학교에 다닌다'는 조건은 없습니다. 


실제로 학교밖청소년지원법에는 국가와 지자체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교육감 또한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할 책무를 가진다는 사실이 법 개정을 통해 명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러한 응시배제를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제도적 차별의 하나로 보고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인데요. 


저희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뒤 경북교육청이 학교밖청소년의 학력평가 응시 환경 조성을 약속한 건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합니다. 


다른 시도교육청들, 그리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이제는 응답해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단순히 법적인 부분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력평가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합니다. 


학력평가를 보지 못하게 되면, 삶을 계획하고 진로를 설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윤수영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학력평가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특별히 긴요하고 유용합니다. 


많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수능을 치르고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도 당연히 학력평가의 기대효과 중 하나인 수능 적응력이 필요합니다. 


학력평가는 단순히 성적을 매기는 시험이 아니라, 수능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 지금 나의 수준을 확인하고, 학습 계획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정보 기반이 없기 때문에, 객관적인 진단이 훨씬 더 필요합니다. 


이런 기회를 빼앗기면 진로 설계와 학습 준비가 훨씬 어렵고 불안해집니다.


서현아 앵커

'학력평가 응시 배제'는 일부분이죠. 


재학생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각종 대학입시 관련 정책에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느끼는 벽은 더 높을 텐데요. 


진로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딪혔던 장애물은 또 무엇이 있습니까? 


윤수영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기본적으로 입시 정보 대부분이 학교를 통해 전달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담임교사나 진학상담처럼 말이죠. 


따라서 학교 밖 청소년은 그 정보에 접근 자체가 어렵습니다. 


또 많은 대입 전형이 '학교장 추천서', '생활기록부' 제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면 지원조차 못 하게 되는 거예요. 


최근에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서 아예 학교 밖 청소년을 입시전형에서 배제하지는 못하도록 개선되었다지만, 성적 환산에서 굉장한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잦고, 실제로 검정고시를 통해 합격하는 청소년들은 손에 꼽습니다. 


지금의 입시 제도가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만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다는 걸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대학 입시뿐 아니라 다른 청소년 정책들 역시 학교라는 제도권 내에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짜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느끼는 제도가 또 있을까요?


윤수영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많은 제도가 기본적으로 '재학생' 위주입니다. 


23년에 부산광역시 인권센터에서 조사를 했더니 부산 지역의 요금할인 안내 절차에서 청소년이 아닌 학생으로 표기한 곳이 25곳이 넘었습니다. 


겨우 한 지역인데도 이렇게 많은 시설들이 학교 밖 청소년을 혜택에서 배제하고 있는 것이구요. 


또 공모전, 대회, 지원사업을 신청하려고 해도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나 청소년은 '학교에 있든 없든' 청소년입니다. 


제도 설계 기준이 '학생'이 아니라 '청소년'이 되어야 이런 차별행위가 실질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학교를 그만뒀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아직 곱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려면 사회 구성원의 인식도 중요하죠.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윤수영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네, 아직도 학교를 그만두면 '문제가 있는 청소년'으로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이들이 탈학교를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아직 주목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신적 어려움이나 질병으로 인해 탈학교를 하는 청소년, 살인적 입시경쟁 중심 교육제도 속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꾸리기 위해서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 성별이분법적 시설과 제도때문에 탈학교를 선택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도 있지요.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도, 책임을 저버린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학교 밖'이라는 말에 낙인을 찍고 있습니다. 


결국 탈학교라는 선택만으로 삶에서 수많은 배제와 낙인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 근저에는 학력·학벌주의라는 문화적 전제가 있고요.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탈학교를 선택하는 청소년들의 삶과 언어에 귀기울이고, 한편으로는 학력학벌차별을 비롯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청소년들의 헌법소원심판 청구 이후, 시도교육청에서도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경북교육청이 최근 학교 밖 청소년도 학력평가에 응시할 수 있게 한 건데요. 


헌법재판소의 판단 이전에라도 교육청들이 먼저 나서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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