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보안 구멍 뚫은 '퇴사 브이로그' 주인공의 정체

김태현 기자 2025. 6. 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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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전속 사진사로 활동…논란 사진들 도맡아 촬영
마포대교부터 캄보디아까지…근태·월권 문제도 지적받았다

[우먼센스] 최근 유튜브 '퇴사 브이로그'로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실 전 행정요원이 김건희 여사의 전속 사진사로 활동하며 각종 논란 사진들을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퇴사 브이로그'로 논란이 된 신 전 행정요원이 찍은 김건희 여사 사진. 사진=대통령실 제공

CBS노컷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 아무개 전 행정요원은 사진학을 전공하고 2022년 대선 당시 대학 졸업반 무렵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취임 후 9급 행정요원으로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그는 25살 첫 직장이 대통령실이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김건희 여사의 전속 사진사로 배치되었다.

신 전 행정요원이 촬영한 사진들은 연이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지난해 10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에 공개된 마포대교 순찰 사진이다. 김건희 여사가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순찰하며 지시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영부인의 대통령 놀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대통령이 아닌 영부인이 단독으로 경찰들과 순찰하는 모습이 권력 남용으로 보일 수 있어 사진 공개를 반대했지만, 결국 신 전 행정요원과 김건희 여사 선에서 정리돼 공개됐다.

이어 2023년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반복됐다. 신 전 행정요원이 촬영한 김건희 여사의 정원 관람 사진 20여 장이 공개됐는데, 관람차 탑승 모습 등이 단순 행사 사진이 아닌 '화보'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순천만 국제정원을 배경으로 하되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하고 김건희 여사에게 초점을 맞춘 전문적인 인물 사진 구도였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무슨 패션 모델 사진이냐'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신 전 행정요원이 김건희 여사의 권세를 등에 업고 반대 의견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결국 공개를 강행했다고 보도됐다.

해외 순방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고 한다. 2022년 11월 동남아 순방 당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14살 소년 로타와 김건희 여사가 함께 찍은 사진 역시 신 전 행정요원이 기획했다. 이 사진은 '빈곤·질병 상황의 아동' 보도 가이드에 부적합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개도국 아동이 선진국 원조에 수동적으로 의지하는 인상을 지양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과 달리, 김건희 여사가 주인공인 듯한 구도로 촬영되어 여야 공방을 낳았다.

전직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신 전 행정요원이 '실세인 영부인 라인'이라는 생각으로 조직 내에서 월권 행위를 일삼았다고 증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첫 직장으로 대통령실에 들어온 신 전 행정요원의 위세가 대단했다"며 "통상의 지휘 체계를 거치지 않고 사고를 많이 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른 부서 상급자와 대놓고 언쟁을 벌이는 등 '안하무인'식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신 전 행정요원이 찍은 사진 중에는 대통령실 보안 규정을 위반한 사진도 있었다. 사진=신 전 행정요원 유튜브 채널 캡처

특히 사진 공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에서 진행하는 모든 업무가 '정무적 판단'의 일환임에도 불구하고, 신 전 행정요원은 내부 반대 의견에 대해 부속실 고위 관계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김건희 여사의 권세를 이용해 반대자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업무 태도에도 문제가 많았다. 신 전 행정요원은 일정 시간에 출퇴근해야 하는 규정을 빈번하게 어겨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제보가 접수되어 공식 경고를 받았다. 사진팀 특성상 야간 촬영과 외부 근무를 핑계로 댔지만, 주변 동료들의 지적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고 기사화됐다. 

신 전 행정요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정권 교체가 예상되면서 지난 4월부터 개인 유튜브 채널에 '퇴사 브이로그'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허가 없는 촬영이 금지됨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상에는 대통령실 내부와 다른 직원들의 얼굴까지 노출되어 심각한 보안 문제를 야기했다.

신 전 행정요원은 지난 4일 '회사 없어지기 D-day. 마지막 출퇴근과 이사, 그 이후'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25살에 시작한 첫 회사 생활은 너무 재밌기도 했지만 진짜 많이 버텼다"며 대통령실 근무를 회고했다. 4월 말에는 "망할 회사, 진짜 너무 싫어 진절머리가 난다"고 대통령실을 직접 비난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영상들은 비공개 처리됐지만, 한때 불특정 다수가 시청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국가기관 보안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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