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사업 준비하세요? 좋은 파트너 만나려면 이렇게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두바이에서 사업하려면 현지 파트너가 필수라던데,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지난 4편의 연재를 읽은 독자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두바이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파트너가 거의 필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아무 파트너나 구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파트너를 만나면 오히려 사업에 독이 될 수 있다.
많은 사업가들을 만나면서 지켜본 바로는 두바이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들의 대부분은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었다. 반대로 실패한 케이스들을 분석해보면 파트너 선택에 실패하거나 심지어 사기당한 경우도 많았다. 여기나 저기나 결국 성공의 열쇠는 사람인 것이다.

파트너가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앞선 연재에서 언급했듯이 UAE의 규제 환경은 매우 복잡하다. 같은 업종이라도 프리존마다 요구사항이 다르고, 정부 부처별로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경험이 풍부한 인력의 조언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해준다.
최근 두바이에 지사를 세운 한 IT 스타트업 대표는 “현지 파트너 없이 혼자 라이선스 신청을 했다가 6개월을 헤맸는데, 결국 현지 파트너를 통해 2주 만에 해결됐다”며 “초기에 파트너를 구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파트너 없이 혼자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특히 영어 소통에 자신이 있고 기본적인 아랍 문화 이해도가 있는 경우라면 가능하다. B2C보다는 B2B나 글로벌 기업 대상 사업, 온라인 기반 사업으로 오프라인 네트워킹 의존도가 낮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여기에 초기 자본력이 충분해 시행착오를 감당할 수 있다면 더 좋다.
파트너 없이 직접 운영하더라도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는 필수다. 지분을 나누지 않고도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UAE에서는 회계법인이나 로펌, 혹은 전문 컨설팅 회사에서 법인설립부터 지속적인 세무·법무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설립만 도와주고 끝나는 단순 중개인보다는 장기적으로 세무 및 각종 법적 이슈를 함께 관리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처음부터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최근 늘어나는 추세는 한국인 사업가와의 파트너십이다. ‘해외 나가면 한국인을 제일 조심해라’란 우스갯소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잘 만나면 의외로 실효성이 높다. 언어 소통이 원활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현지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한국인 파트너 발굴 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온·오프라인 세미나 및 기업가 모임을 통해 접촉 가능하다.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협력도 고려할 만하다. 회계법인, 법무법인, 컨설팅회사 등 전문 서비스 업체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현지 업무를 위탁하는 방식이다. 전문성이 보장되고 필요에 따라 계약 조정이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영업이나 마케팅 지원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유통업체나 에이전트와의 파트너십은 제품 유통이나 서비스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UAE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이다. 기존 유통망과 고객층을 활용할 수 있으며, 재고 관리, 물류, A/S 등 종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시장 진입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브랜드 통제권이 제한되고 마진 구조상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독점 계약 시 향후 확장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현지에서 개최되는 업계 전시회 및 컨퍼런스도 파트너 발굴의 보고다. 특히 자이텍스(GITEX), 아랍헬스(Arab Health), 걸프푸드(Gulfood) 등 산업별 대형 전시회에는 현지 업체들이 대거 참가한다. 사전에 참가업체 리스트를 입수해 타겟을 선정하고, 부스 방문과 별도 미팅까지 잡으면서 단순 명함 교환으로 끝내지 말고 후속 미팅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같은 업종이 아닌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들로부터 파트너를 소개받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두바이에서 이미 검증된 파트너들이고, 한국 기업과의 협력 경험이 있어 문화적 이해도도 높다. 한인회 정기 모임 및 비즈니스 네트워킹, 한국인 사업가 모임의 업종별 소모임, 주재원 학부모회 등 가족 단위 거주자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시장 조사 겸 출장으로 3개월정도 정기적으로 두바이를 방문하며 시장을 파악하고, 테스트 단계에서 6개월에서 1년간 현지 파트너와 소규모 협력 사업을 진행한 후, 1년 이후 본격 진출에 나서는 것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초기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고, 현지 상황을 충분히 파악한 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바이에서의 파트너십은 과거처럼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다. 2021년 이후로 외국인 100% 지분 소유가 가능해지면서 혼자서도 충분히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현지 네트워크와 문화적 이해가 중요한 사업이라면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사실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신뢰할 만하고 전문적이며 문화적으로 열린 마음을 가진 파트너가 되었을 때, 현지에서도 그런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
결국 파트너십의 성패는 상호 신뢰와 지속적인 노력에 달려 있다. 아무리 완벽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치밀한 검증을 거쳤다 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다. 두바이라는 낯선 땅에 안착하고 중동 진출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 두바이 상공회의소, KOTRA 두바이 무역관, UAE 법무부, UAE 인적자원부, 한국무역협회 UAE지부 자료 종합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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