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강렬한 소지섭, 변함없는 '소간지'의 멋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솔직히 '소지섭 아직 괜찮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넷플릭스 '광장'을 통해 듣고 싶은 말을 묻자 돌아온 소지섭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아직 괜찮네'라며 넘어가기에는 너무 강렬했다.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 밖에서도 괜찮은 수준을 넘어선 소지섭은 '소간지'라는 수식어의 이유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광장'(감독 최성은, 극본 유기성)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이, 조직의 2인자였던 동생 기석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누아르 액션이다.
동생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다시 '광장' 세계로 들어온 남기준 역에는 배우 소지섭이 나섰다. 광장 세계의 레전드라 불렸던 남기준은 11년 전 사건을 책임지고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끊은 뒤,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잠적한다. 그러나 동생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찾기 위해 광장 세계로 다시 돌아오며 복수의 여정을 시작한다.
주인공 기준 역을 맡은 소지섭은 12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에 나섰다. '광장'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소지섭은 원작 팬들 사이에서 남기준의 가상 캐스팅 1순위로 꼽혔던 배우. 실제 출연이 성사되자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저는 웹툰이 있는지 모르고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나중에야 제가 (가상 캐스팅) 1순위라는 말을 들었어요. 나중에 보니 웹툰도 재미있더라고요. 찍을 때는 잘 몰랐는데 원작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어요."

소지섭이 원작 팬들의 애정을 체감할 수 있던 이유는 공개 이후 엇갈린 반응 때문이다. '광장'은 웹툰에서 중요 설정과 캐릭터를 가져왔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라 해도 될 정도로 세계관과 스토리가 달라졌다. 이에 일부 원작 팬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지섭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시리즈 '광장'이 가진 매력을 소개했다.
"어떤 웹툰을 가져와서 큰돈을 들여 작품을 만드는데 원작을 해치려고 만들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원작을 뛰어넘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원작과 비교해 호불호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비교하기 조심스럽지만, 시리즈는 약간의 서사가 있는 것 같아요. 직진하는 에너지가 원작과는 다른 것 같고요."
국내 팬들의 호불호와 별개로 '광장'은 전 세계 44 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등극했다. '광장'을 통해 글로벌 OTT를 처음으로 경험한 소지섭은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 소감과 '광장'이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가 처음이라 전 세계에 오픈되는 것도 처음 경험해봤어요. 지금 2위 했다고 들어도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제가 연기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 느낌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광장'은 대사도 많지 않고, 정보전달도 없잖아요. 그래서 누가 봐도 그래서 이해하기 쉽다는 게 강점인 것 같아요. 액션의 비중이 커서 통쾌하기도 하고요. 이야기가 어렵지 않고 단순하고, 조금 잔인하긴 하지만 액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반응은 갈리고 있지만 소지섭을 향한 칭찬만큼은 일관되고 있다. 소지섭은 "각색된 각본을 보고 수락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기준의 마음가짐에 집중해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직업상 좋은 사람은 아니잖아요. 주인공으로 끌고 가고, 보시는 분들도 이해가 되려면 왜 저럴 수밖에 없는지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불쌍하기도 하고 처절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저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작업했어요."
기준이 기석의 죽음에 대한 복수에 나서며 '광장'이 시작하지만 갈수록 어둠의 세계를 해체시키려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소지섭은 기준이 이렇게 움직인 이유를 '끝을 보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복수였지만, 준모를 죽이고 나서는 '이 모든 것이 끝나려면 사람들을 다 해치우는 게 아니라 내가 죽어야 끝난다'고 인지 했던 것 같아요. 그 에너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했던 거죠."
또한, '광장'은 소지섭 개인적으로 '회사원'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누아르 액션이다. 특히 아킬레스 건을 끊었다는 기준의 설정은 '광장'만의 독특한 액션을 만들었다. 소지섭은 다양한 액션에 기준의 감정을 넣어 완급조절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다리를 안써서 편했던 것도 있었지만, 액션이 너무 많아서 쉽지는 않았어요. 촬영을 하면서 계속 액션에 대한 감정도 만들어 갔어요. 가는 길에 방해가 되니 처벌만 할 것인지, 완전하게 응징을 할 것인지 기준도 정했어요. 특히 서사가 크게 없다 보니 동료를 죽일 때의 감정을 진하게 주려고 했어요."

작품 안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소지섭은 작품 밖에서도 다양한 행보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모으는 건 어렵지만 잘 쓰기는 더 어려운게 돈인데, 소지섭은 '멋있게' 돈을 쓰는 배우로 유명하다. 영화사 '찬란'과 함께 작품성은 높지만 인지도가 낮은 해외 작품을 수입하며 씨네필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저는 '똥손'이라 찬란 대표님이 대부분 작품을 가져오세요. 예전에는 영화제를 가면 저에게 '이런 작품들이 있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제가 100% 믿고 뒤에서 힘만 보태고 있어요. 영화계가 힘들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제 이름 때문에 한 두분이라도 더 극장에 오면 감사한 일이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서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광장' 촬영이 끝난 후 동료 배우, 스태프들에게 금 한 돈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항상 그래왔지만 금이라 화제가 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소지섭은 "나이가 들 수록 좋은 사람이고 싶다"며 자신의 '추구미'에 대해 밝혔다.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좋은 사람이고 싶어요. 제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기운이 뻗어 나온다고 생각해요. 더 노력해야겠지만,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더 멋있게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생색을 내도 좋으니까 많이, 다양한 곳에 써주셨으면 좋겠고, 그걸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소지섭은 '광장' 공개를 앞두고 젊은 세대에게 돌연 관심을 받았다. tvN '뿅뿅 지구오락실3'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다시 언급되면서 주인공 소지섭에게도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2004년 방송된 작품. 소지섭은 젊은 세대의 반응에 "신기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먼저 찾아보진 않았는데 이야기 해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찾아봤어요. 기분이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요즘 친구들이 드라마를 봤을 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해요. 그때 감성이 와닿을까 싶었어요. 신기했지만, 이젠 그런 거 따라 하면 안 돼요. 큰일 나요."
1995년 모델로 데뷔한 소지섭은 내년이면 데뷔 30년 차가 된다. 30년을 앞둔 소지섭은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며 지난 30년을 돌아봤다.
"지금도 '왜 하고 있지'라는 고민을 많이 해요. 제 성격이랑 맞지 않는 부분도 있거든요.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못 하는데, 계속 하고 있는게 신기해요. 연기 후에 오는 만족감이 있는 것 같아요. 힘든게 49퍼센트, 하고 싶은게 51퍼센트 같아요. 쉽지 않지만 계속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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