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물에서 꺼내 급조 진수식 北 강건함…‘땜방 상처투성이 배’[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선임기자 2025. 6. 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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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들어가면 전자칩 등 훼손…인양 과정서 외부 파손 흔적 땜방질
유용원 “최현급 구축함 2번함 강건함에 북한판 대함 스파이크미사일 미탑재”
北 ‘해마다 두 척 배치’ 공언…중국 버금가는 속도
무리한 복구 작업과정에서 사망자 등 사상자 발생
북한이 지난달 21일 진수식 도중 넘어져 좌초한 신형 5천t급 구축함을 수리해 진수식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조선인민군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이 6월 12일에 라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이 함정의 함급은 지난 4월 진수한 ‘최현급’이라고 밝혀 5천t급 구축함임을 확인했고 함명은 ‘강건호’로 명명됐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청진항에서 진수 중 넘어져 물에 빠졌던 ‘최현급 2번함’ 구축함인 강건함(북한식 표기 강건호)을 불과 3주 만에 꺼내 수리하고 새로 진수식까지 거창하게 치르면서 이 배가 실제로 제대로 운항하며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최현급 구축함’ 2번함으로 불리는 강건함은 수리를 위해 항구를 옮기는 과정에서 자체 동력을 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땜방질한 상처투성이 배임에도 보여주기식 진수식을 가져 제대로 운항할 수 있을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13일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이 지난 12일 라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새로 진수된 구축함은 지난달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진수식 도중 넘어져 좌초한 5000t급 구축함으로 파악된다.

인양 과정에서 외부가 파손된 흔적과 최현함에 있던 북한판 대함 스파이크 미사일이 미탑재된 상태의 강건함 모습. 유용원 의원실 제공

군 관계자는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었고, 어제 라진 일대에서 진수식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구축함은 청진에서 좌초된 이후 수리를 위해 라진으로 옮겨졌는데, 이동 과정에서 자력 항해가 아닌 예인되는 형태로 움직인 것으로 우리 군은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뒷부분이 물에 빠지는 등 사고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항구 안에서는 큰 배가 미세 기동하기 어려우므로 예인선이 붙어서 도와주지만, 항구를 벗어나면 자력 항해가 기본”이라며 “엔진이 침수돼 켜보지 않은 채 이동하고 싶었거나 엔진이 망가진 것을 이미 확인해서 그렇게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YONHAP PHOTO-2041> 北, 좌초했던 구축함 ‘강건호’ 진수… 김정은 참석 지난달 21일 진수식 도중 넘어져 좌초한 신형 5000t급 구축함 2차 진수식이 열린 지난 12일 라진조선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주애양이 함께 참석해 사열을 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의원은 “13일 공개된 강건함 진수식 사진 분석결과 인양과정에서 외부가 파손돼 복구된 흔적이 식별됐다”며 “최현급 1번함과 달리 2번함 강건함에는 북한판 대함 스파이크 미사일이 미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함 미사일 발사대 등 진수식 사고에 따른 파손으로 일부 장비가 미탑재된 상태로 진수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드라이독에서 외부만 급히 복구한 뒤 진수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지난달 진수식을 청진조선소에서 열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당시 행사에서 배를 지상에서 측면으로 밀어 물에 띄우려던 중 배 뒷부분이 먼저 미끄러지면서 배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사고를 현장에서 목격한 김 위원장은 “심각한 중대 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격분하면서 관련 인원의 문책을 지시하고는 6월 안에 “무조건 완결”, 즉 배를 고쳐서 다시 진수하라고 독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복구 지시에 따라 주야간 복구 작업을 했으나 외형만 복구된 강건함. 유용원 의원실 제공

유요원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 복구 지시에 따라 주야간 복구작업을 했으나 외형만 땜방질로 복구된 듯하다”며 “무리한 복원 작업에 따라 사망자 및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나 돔 등 외부 큰 파손은 없는 상태이나 파손된 일부 무장을 탑재하지 않은 채 급조된 보여주기식 진수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달 초 좌초한 배를 똑바로 세운 뒤 라진조선소로 옮겨 세밀 복구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는데, 이후 일주일 만에 새 진수식까지 치른 것이다.

강건함은 관영매체 보도 사진에 드러난 외관에는 별 손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운용과 기동 및 성능 발휘 여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군 관계자는 “일단 겉모습은 갖췄더라도 실제 운용은 지켜봐야 한다”며 “가동이 제대로 될지 알 수 없고, 이후 전력화까지는 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은 진수식 연설에서 “이 함은 내년도 중반기에 해군에 인도된다”며 기본 성능 검증 기간을 약 1년으로 설정했다.

통상 함정의 전력화는 해군 인도 시점부터 진행되기에 이 배가 군함으로 제대로 기능하는지는 추후 검증될 전망이다.

다른 관계자는 “해수가 배에 들어간 이상 내부 장비들의 실제 작동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장비에 바닷물이 닿으면 전자칩 등이 망가지기 때문에 대규모 수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최현함(북한식 표기 최현호)을 지난 4월 26일 공개했다. 한 달도 안 되는 간격으로 같은 급의 두 번째 구축함을 공개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다소 미뤄진 셈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구축함을 두 달 간격으로 공개하는 것도 상당히 빠른 속도다.

건조 시작 시점이 오래전일 수도 있기는 하나 북한은 이날 진수식 관련 보도에서 “김정은의 정력적인 영도에 의해 1년 반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두 척의 구축함을 건조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뿐 아니라 김 위원장은 이날 “내년부터 최현급 또는 그 이상급의 구축함을 매해 두 척씩 작전 수역에 배치하는 것”을 비롯한 해군력 강화 조치를 언급했다.

조선·방산 강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의 경우에도 구축함 한 척 건조에 2∼3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구축함이 톤수가 높은 편이 아니고 실질적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는 하나 ‘해마다 두 척 배치’는 중국에 버금가는 속도라고 한 관계자가 평했다.

김 위원장은 “복합적인 함상 무기 통합 관리체계 개발을 통해 전투환경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이용과 그 분야의 발전 방향을 확정 짓게 됐다”며 배의 무기체계 등에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고 시사했다.

또 “함선 기관 동력 체계 구성에서 일대 혁명이 예고돼 있다”고도 언급해 종래의 디젤 구축함을 넘어서는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 추진 체계 도입에도 관심이 있음을 내비쳤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최신 군사기술 동향을 민감하게 좇아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형태로 적용될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머지않아 태평양상에는 침략의 전초기지, 모항들에로 향한 우리 전함들의 항로들이 개설될 것이며 우리 동서함대들의 항해일지에는 적수국들의 주요항들과 해역명들이 기록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그간 연안 해역 작전에 급급하던 북한 해군에 구축함이 생겨 원해 작전이 가능해졌다는 과시의 표현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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