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이 월드컵 가는 구조? WC 아시아 4차 예선 개최지 선정 두고 '6개국 모두 반발' 폭발

(베스트 일레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한국에게는 이제 '남의 일'일 수 있으나, 2.5장이 걸린 아시아 4차 예선에 출전하는 팀은 하나하나가 민감하다. 특히 경기 개최지와 관련해 출전 국가들의 신경전과 AFC를 향한 성토가 상당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0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그룹 10라운드 쿠웨이트전에서 4-0으로 완승하며 본선을 향한 레이스를 마쳤다. 한국은 3차 예선에서 10전 6승 4무를 기록하며 B그룹 선두로 본선에 올랐다.
한국 이외에도 이란·우즈베키스탄·요르단·일본·호주가 3차 예선에 부여되었던 여섯 장의 본선 진출권을 나눠 가졌다. 아시아에 배정된 8.5장 중 6장이 주인을 찾으면서 이제는 시선이 2.5장이 걸린 4차 예선으로 쏠린다.

4차 예선은 3차 예선 A·B·C그룹에서 각조 3위와 4위 총 여섯 개 팀이 경쟁한다. A그룹의 UAE와 카타르, B그룹의 이라크와 오만, C그룹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가 2.5장을 걸고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4차 예선의 시스템은 특정 국가에 출전 팀이 한데 모여 경쟁하던 30년 전 아시아의 월드컵 예선 시스템을 떠올리게 한다. 이 여섯 개 팀은 3개 팀씩 두 그룹으로 나눠 승부한다. 단판 승부로만 치러지는 리그전이며, 팀당 두 경기씩 치러 조 1위가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가져간다. 각조 2위는 0.5장을 놓고 대결하는데, 여기서 이겨도 대륙간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하는 대장정을 치러야 하는 고된 길을 걷게 된다.
어쨌든 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월드컵에 가고 싶은 마음은 6개 팀 모두가 똑같다. 그래선지 지금 경기 개최지와 관련된 신경전이 상당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특정 장소에 팀이 모여 경쟁하는 대회 포맷이라 그런지 경기를 어디서 치르느냐가 6개 팀에게는 최대 화두로 제기되었다.

<아슈라크 알 와사트> 등 중동 매체들은 A그룹의 4위 카타르와 B그룹의 3위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4차 예선을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카타르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인 만큼 인프라가 상당히 훌륭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2034 FIFA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하루가 다르게 경기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있어 대회를 치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나머지 4개 팀은 이것이 불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날 선 반응을 보이는 국가가 한국과 경쟁했던 이라크, 신태용 감독과 결별하고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세워 한국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인도네시아다. 이 두 국가는 일단 자신들도 4차 예선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태이며, 나아가 이런 식으로 출전 팀들에게서 대회 유치를 받는 건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UAE와 오만도 공식 성명을 통해 4차 예선 개최지 선정에 투명성과 공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식으로 AFC에 항의했다.



이라크 매체 <마흐라드 알 쿠라>는 애당초 개최지 선정에 관련한 대회 규정이 있다고 짚기도 했다. 6개 팀 중 상위 성적을 낸 두 국가에게서 나눠 경기를 치른다는 것이다. 이 기준이라면 A그룹의 UAE와 B그룹의 이라크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UAE와 이라크는 각각 승점 15점씩 얻어 여섯 팀 중 가장 많은 승점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아닌 UAE와 이라크에서 경기가 개최되는 것으로 바뀔 뿐, 특정 팀이 불합리한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간다는 것에서는 본질적으로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라크 매체 <마흐라드 알 쿠라>는 4차 예선이 완전한 중립적 장소에서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AFC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완전히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태국·말레이시아 등 3차 예선에도 진출하지 못한 몇몇 동남아 국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중동 팀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개 팀에 공정한 환경을 제공하려면,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가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6개 팀에게는 똑같이 멀리 자리한 국가이며, 때문에 똑같은 조건을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했거나 탈락한 이들 국가에서는 딱히 메리트가 있는 대회가 아니라 유치할 가능성이 별로 크진 않다는 게 문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최근 AFC 주관 대회를 홈에서 유치해 아시아 축구계 내에서 공헌한 적이 거의 없다.
다만 흥행적 관점에서는 어쩌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로 이번 아시아 3차 예선에서 관중 동원 1위가 인도네시아, 2위가 이라크다. 월드컵에 가느냐 마느냐가 걸린 승부인 만큼, 4차 예선 개최국에는 상당한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제의 4차 예선은 오는 10월 8일부터 킥오프하며, 조 편성은 오는 7월에 있을 예정이다. AFC 처지에서는 늦어도 7월에는 4차 예선 개최지와 관련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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