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화성시장이 '기본사회' 총력전 나선 이유
올 1월 지자체 최초 '화성형 기본사회' 원년 선포
기본소득·교육·의료·교통 등 40개 사업 추진
"시민의 최소한 삶을 지키는 사회 만드는데 앞장"

"어떤 시민도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명근(61) 경기 화성시장은 지난 1월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올해를 시민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는 '화성형 기본사회' 구축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공표한 것이다. 기본사회를 시정 전면에 내세운 기초지자체는 현재까지 화성시가 유일하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동장을 거쳐 시장까지 올라 입지전적 인물로 꼽히는 정 시장의 새로운 도전이다.
12일 화성시 남양읍 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다"며 "일자리, 주거, 교육, 돌봄 등 전 영역에서 격차가 확대돼 많은 시민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낸 게 바로 화성형 기본사회다.
정 시장의 과감한 시도는 △기본소득 △기본서비스 등 4개 분야 40개 세부 정책을 통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그는 "화성형 기본사회는 시민의 최소한 삶을 지키는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며 "화성시가 기본사회라는 새로운 국가 대전환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화성형 기본사회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사회는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정부가 보장해주는 사회를 의미한다.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면서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화성시가 제시한 해법인 화성형 기본사회는 모든 시민이 기본소득과 보편적 기본서비스 혜택을 누리면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토대가 된다. '최소한 삶을 지키는 사회'를 넘어 '사람답게 살아 가는 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다."

-기본권 보장도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다. 의미와 실행 방향은.
"기본권 보장은 기본사회 정책의 핵심이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도 규정돼 있다. 실행 방안은 네 가지다. 먼저 경제적 기본권의 실현이다. 청년에게는 도전할 자유를, 어르신에게는 존엄한 노후를 지원하는 게 목표다. 기존 청년 기본소득, 노인 기초연금, 산후조리비 지원, 무상교통 등의 정책 기반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전국 최초로 결혼을 앞둔 남녀에게 결혼준비자금을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시민 누구나 차별 없이 주거, 의료, 교육, 교통, 에너지 등 일상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기본서비스 사업 확대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사회적 돌봄 확대, 기본주택 공급, 공공의료 확충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전월세 이자 지원,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인공지능(AI) 교육 등도 이미 실천하고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은.
"기본의료와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 만들기를 꼽을 수 있다. 돈이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시민이 없도록 하고 싶다. 여성 청소년에게 월경통 한방치료비를, 어르신에게는 치매 정밀검진비를 제공하고 있다. 난임부부 대상 시술비도 지원한다.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화성형 아이키움터(공동육아나눔터)를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11곳까지 늘리고, 현재 157개인 국공립어린이집도 올해 말까지 164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의지와 기반 덕분에 화성시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7,200명으로, 2년 연속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역시 1.01명으로 전국 평균 0.75명을 크게 웃돌았다."
-기본사회 구현에는 재정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재정 3,220억 원을 투입한다. 시가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규모다. 여기에 현 정부 정책 구상대로 전 생애에 걸쳐 시민 모두에게 보편적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까지 더해지면 재정부담은 더 커진다. 관내 미활용 국공유지를 활용해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발전 수익의 일부를 기본소득 재원에 투입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AI 혁신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았는데, 그간의 성과는.
"시민 삶 전반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AI전략과'를 신설해 정책 체계도 강화했다. 올해 AI 관련 33개 사업에 총 448억 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장애인 보행 재활 로봇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AI 상담 등이 대표 사업들이다. 이미 'AI 스마트 스쿨존 보행안전시스템'을 도입해 무단횡단을 96% 이상 줄이기도 했다. 이 모든 변화와 성과는 오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AI 엑스포 'MARS 2025'를 통해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화성시의 AI 적용 사례가 전시되고 국내외 대표 기업과 기관들의 AI 기술과 정책도 소개된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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