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수첩] '악귀 쫓는다' 숯불로 조카 살해한 무속인
![이승기 변호사 [사진 = 경인방송]](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3/551718-1n47Mnt/20250613085348246zxbq.jpg)
■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 <굿모닝 인천> (FM 90.7MHz 오전 7~9시 방송)
■ 진행 : 이도형 앵커
■ 인터뷰 :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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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저작권은 경인방송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도형 : 경인방송 FM 90.7MHz 굿모닝 인천, 이도형입니다. 주요 사건, 사고를 분석해 보는 <사건수첩> 시간인데요. 오늘도 이승기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지난해 9월, 인천 부평의 한 음식점에서 30대 여성을 철제 구조물에 가둔 뒤 숯불로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근 그 피의자들이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알고 보니 이 사건의 배후에는 충격적이게도 무속인인 이모가 있었다고 합니다. 과연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변호사님. 이 사건, 어떤 내용인가요?
◇ 이승기 : 이 사건의 주범인 이모, 친이모가 맞습니다. 이모 심모 씨에 대해 먼저 말씀을 드리면, 심씨는 1986년 신내림을 받고 무속인의 길을 가게 된 40년 차 무속인입니다. 그런데 신도라고 해도 가족과 친척, 지인이 전부였습니다. 심씨에게는 자녀 4명이 있었는데, 자녀 4명이 모두 신도였고, 여기에 여동생과 여동생의 아들, 그리고 지인 4명이 신도로 있었습니다.
심씨는 전남 함평에 신당을 차리고 여기서 점도 치고 굿도 하면서 종교 모임을 했습니다. 그리고 신도들, 심지어 자신의 여동생에게도 꼬박꼬박 공양비를 받아 생활을 이어갔던 겁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무속인과는 달랐던 게, 거의 사이비 교주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 이도형 : 사이비 교주요? 신도도 얼마 없는데, 교주 행세를 할 게 있긴 한가요?
◇ 이승기 : 얼마 없는 신도, 가족과 친척이 대상이 된 겁니다. 심씨는 자신이 전생을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신도들에게 전생에 이런 업보가 있으니 굿이나 공양을 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계속 반복하며 가스라이팅을 합니다.
그로 인해 신도들이 심씨의 말이라면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게 되는데요. 특히 심씨의 자녀 4명도 결혼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사회생활도 하지 않고, 오직 심씨가 시키는 일을 하며, 그렇게 번 돈을 심씨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여동생도 마찬가지였고요.
◆ 이도형 : 심씨가 자신의 자녀뿐 아니라 여동생까지 가스라이팅해서 경제적으로 착취했다는 건데, 자녀한테까지 그렇게 했다는 건 정말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이유가 있을까요?
◇ 이승기 : 바로 경제적 문제, 즉 대출 채무, 빚 때문이었습니다. 보통 무속인들은 신내림을 받아 신을 섬기는 일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세속적인 일을 겸직하지 않는 게 원칙이고, 대부분의 무속인은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씨는 제주도에서 자녀들과 함께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문제는 식당이 장사가 되지 않아 적자가 쌓여가자 대출을 받아 생활했고, 나중에는 신도들이 내는 공양비로 대출 이자를 갚으며 생계를 유지해 온 겁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안 되던 식당 운영이 더 어려워지면서, 대출 원금이 16억 원을 넘어섰고, 한 달에 내야 하는 이자만 800만 원이 되면서 경제적으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 이도형 : 그럼 신도들에 대한 경제적 착취가 더욱 심해졌겠네요.
◇ 이승기 : 예. 2023년엔 매달 신당에서 종교 의식을 하며 신도들에게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공양비를 받았지만, 워낙 신도 수가 적고, 새로운 신도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기존 신도를 대상으로 계속 공양비를 받다 보니, 이렇게 돈을 끌어모으는 것도 곧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채무를 갚기에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던 거죠. 그러자 심씨는 여동생 부부를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 이도형 : 여동생이랑 그 아들도 심씨의 신도였죠.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여동생은 결혼해서 아들과 딸을 두고 있었는데, 여기서 여동생과 아들, 즉 남자 조카만 신도였습니다. 여동생의 남편과 딸은 신도가 아니었고요. 신도가 아니었던거지, 심씨에 대한 절대신뢰, 즉 가스라이팅이 되긴 했습니다. 그런데 심씨가 자신의 친여동생에게 "딸이 엄마를 미워하고 죽이려 하고, 오빠와도 사이가 안 좋다. 딸 때문에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니 기도가 필요하다"고 가스라이팅하면서, 수년에 걸쳐 기도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가져갑니다.
◆ 이도형 : 그런데 이 여동생 부부가 인천 부평에서 식당을 운영했다고 해요.
◇ 이승기 : 그 식당이 위치도 좋고 규모도 크며 음식 맛도 좋아 손님도 많았고, 매출도 상당히 잘 나왔다고 합니다. 심씨는 이 식당을 가로챌 계획을 세우는데요. 먼저 여동생 부부에게 "딸이 전생에 아빠와 연인 관계였고, 엄마를 미워하고 죽이려는 마음이 있어서 부모가 식당을 떠나야 한다"고 말해서 여동생 부부를 울릉도로 이사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부부가 떠나자 식당에는 그 아들과 딸, 남매만 남게 되는데, 남조카는 원래부터 자신의 신도였으니 여조카만 고립된 상태로 남게 된 겁니다.
여기서 심씨는 여동생의 식당을 마치 자기 것처럼 운영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30대로 아직 금융권 채무가 적은 여조카, 이제부터는 피해자라고 칭하겠습니다. 피해자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합니다. 피해자 명의로 식당을 운영한 겁니다. 그리고 인건비를 아낀다는 구실로 피해자에게 요리, 서빙, 경리, 거래처 관리 등 식당의 주요 업무를 떠넘깁니다.
이렇게 피해자가 피땀 흘려 식당을 운영하면서 번 돈은 모두 심씨의 통장으로 계좌이체됐고, 심씨는 이 돈을 자신의 채무 변제에 쓰거나 자녀들의 신용카드 대금을 갚는 데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심씨와 그 자녀들이 경제적 이익 공동체로서 피해자를 함께 경제적으로 착취한 겁니다.
◆ 이도형 : 조카가 아니라 그냥 노예 취급을 한 거네요.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러면 안 되는데, 어떻게 친조카한테 이런 짓을 저지른 건지 정말 화가 나네요.
◇ 이승기 :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이모이고, 또 어머니와 오빠가 절대적으로 심씨를 따르고 있다 보니, 처음엔 심씨를 믿고 심씨가 시키는 대로 따랐던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우니까 피해자가 참다 참다 식당에서 도망쳐 보지만, 곧 붙잡혀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자 심씨는 음식점에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이를 피해자 탓으로 몰아세우며 각종 주술 의식을 행하게 됩니다. 가스라이팅이 계속 이뤄지는 거죠.
다행히 나중에는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고는 이 식당을 자신이 직접 운영하기로 결심합니다. 원래 심씨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당이었고, 사업자도 피해자 명의였으니 피해자가 더 이상 심씨에게 돈을 보내지 않고 단독으로 운영하면 그만인 겁니다. 실제로 피해자는 2024년 9월, 심씨에게 돈을 보내지 않고 직접 식당 운영비를 지출하며 독자적으로 영업을 시작합니다.
◆ 이도형 : 심씨 입장에서는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진 거네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여동생의 식당을 현금 자판기처럼 이용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겁니다. 그러자 심씨는 피해자를 불러서는 "식당에 계속 남을지, 식당을 떠나 외국이나 부모님이 있는 울릉도로 갈지 선택하라"고 다그칩니다.
심씨가 보기엔 피해자가 이미 가스라이팅된 상태라, 그렇게 말하면 당연히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며 싹싹 빌 거라고 믿었던 거죠.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피해자가 울릉도로 가겠다고 말한 겁니다.
그러자 심씨는 피해자에게 악귀가 들렸으니 이를 없애기 위한 의식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피해자가 완전하진 않지만 여전히 심씨의 지배 하에 있다 보니 이를 승낙하게 됩니다. 피해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심씨를 믿고 따르니까, 피해자로서도 "정말 나한테 악귀가 있나?" 이렇게 반신반의하며 이를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심씨는 자녀 3명과 신도 1명, 총 4명과 함께 피해자를 가둘 수 있는 철제 구조물을 만듭니다. 그리고 사건 당일 오후 3시 30분경, 음식점의 외부 유리를 나무 합판으로 가린 후, 철제 구조물에 피해자를 포박하고는 교대로 숯불 열기를 가하는 가혹 행위를 저지릅니다.
◆ 이도형 : 악귀를 쫓는다고 사람을 숯불 위에 계속 올려뒀다는 거잖아요? 이건 고문 아닌가요?
◇ 이승기 : 숯불을 바로 피해자에게 닿게 한 건 아니지만, 숯불 열기에 피해자를 3시간 동안 계속 노출시키며 몸에 고열을 가한 겁니다. 뜨거운 열기로 서서히 사람을 그을린 건데, 이쯤 되면 말씀하신 대로 범죄라기보다 고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피해자가 "뜨겁다. 잘못했다"고 울면서 호소했지만, 심씨는 악귀 퇴치를 해야 한다며 이를 외면했고, 결국 그날 오후 6시 40분경 피해자는 의식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심씨와 그 일당은 피해자를 곧바로 병원에 옮기거나 119에 신고하지 않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서야 신고해 결국 의식을 잃은 지 2시간여가 지난 밤 9시경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합니다.
◆ 이도형 : 그 사이에 범행 은폐를 시도했던 거네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구조물을 치우고 서로 입을 맞춰 피해자가 숯을 쏟아 다쳤고 의식까지 잃었다면서 범행을 은폐하려 했지만, 바로 꼬리가 잡히는데요. 당시 식당에 있던 CCTV에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겁니다.
◆ 이도형 : CCTV에 전부 녹화됐는데, 그걸 가지고 지금 거짓말을 한 거예요? 정말 허술하고 황당하네요.
◇ 이승기 : 아마 심씨와 그 일당도 피해자가 사망하자 순간 당황해서 현장을 정리하고 말을 맞추는 데만 신경 썼지, CCTV까진 미처 생각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식당을 피해자가 운영하다 보니, 심씨 일당이 CCTV에 대한 인지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심씨가 119를 부를 수밖에 없던 이유도, 역설적으로 범행이 발각되는 걸 피하기 위한 걸로 보이는데요. 지금 피해자가 이 식당을 사실상 거의 혼자서 운영해 오다 보니, 거래처부터 단골손님까지 모두 피해자를 알고 있습니다.
만약 피해자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연락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의심을 품고 문제 삼는 사람들이 생길 겁니다.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된다고 하면, 피해자가 계속해서 돈을 송금한 심씨가 1순위로 용의선상에 바로 오를 게 뻔하고요. 그렇다 보니 심씨로서는 피해자의 시신을 은닉하기보다는 사고사로 위장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이도형 : 사인은 어떻게 나왔나요?
◇ 이승기 : 사건 이틀 뒤 피해자가 사망했는데, 사인은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입니다. 지속적인 고온의 열기에 따른 화상으로 몸 안에 있는 체액이 손실되고 내부 장기가 손상됐다는 건데요.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조차 어렵습니다. 거의 고문을 당한 거랑 똑같은 겁니다.
◆ 이도형 : 이 사건을 두고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는데, 검찰에서는 형량이 더욱 무거운 살인죄로 기소했어요.
◇ 이승기 : 예. 결국 살인의 고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경찰은 심씨 일당이 피해자에게 가혹행위를 통해 상해를 입힌 건 맞지만, 살인의 고의까지는 없었다고 본 겁니다. 피해자가 가게를 떠난다고 하니까 피해자를 놓아주지 않을 생각에 그 원인을 악귀에서 찾으며 주술 의식을 빙자한 가혹행위를 한 거지, 살인을 의도하진 않았다고 본 거죠. 결과적으로 가혹행위에 따른 상해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으니,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걸로 보입니다.
반면에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형법상 '고의'라는 건 일정한 결과를 의도하면서 범죄를 행하는 확정적 고의 외에도, '미필적 고의'라고 해서 일정한 결과가 나올 걸 알면서도 그걸 감수하면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고의에 포함됩니다.
살인죄로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을 살해하겠다는 의사로 범행을 저지르면 그게 확정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고, "이 정도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감수하고 A에게 위해를 가했다면,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무에서는 두 경우 모두 살인죄로 인정하고, 확정적이냐 미필적이냐는 양형에서 고려됩니다.
지금 이 사건은 단순한 가혹행위가 아닌 그 이상, 피해자를 철제 구조물에 결박해 3시간 동안 숯불 열기에 계속 노출시킨 고문 수준입니다. 따라서 검찰에서는 심씨 일당이 내심에서 "이 정도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이런 가혹행위를 한 거니까, 살인 혐의를 적용한 걸로 보이고, 저 역시 검찰의 판단이 맞다고 봅니다.
◆ 이도형 : 검찰이 심씨에게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고 하는데, 이유가 재범 위험성이 높아서라고 해요.
◇ 이승기 : 이유가 있습니다. 심씨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정신 이상을 계속 주장했던 겁니다. 심씨 측에서는 이미 CCTV까지 있는 마당에 자신들이 한 행동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고, 결국 그런 행동을 왜 했냐는 부분이 중요해지니까, 이걸 피해자의 정신 이상 탓으로 몰고 간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가 평소 정신 이상 증세가 심해서 이걸 고쳐주기 위해 외부에서 보기엔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나름 피해자를 위해 주술 의식을 진행했다는 식으로 변명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이도형 : 피해자가 정신 이상도 아니겠지만, 설사 심씨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어떻게 그런 짓을 사람에게 할 수 있나 싶은데, 이 정도면 2차 가해 아닌가요?
◇ 이승기 :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게. 피해자가 혼자서 식당일을 다 하며 운영했습니다. 매일같이 손님이나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정도 가혹행위를 할 정도로 정신이상이 있었다면, 아마 손님들이 먼저 알았을 겁니다. 정말 말이 안 되고요. 결국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걸 악용한 아주 뻔뻔한 변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검찰에서는 이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또 그에 대한 CCTV 영상이 분명함에도 이를 반성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심씨를 두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전자발찌 부착을 청구한 겁니다.
◆ 이도형 : 궁색한 변명이네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변호사님, 이 사건 이외에도 무속인이 배후에서 조종한 끔찍한 사건들이 더 있지 않나요?
◇ 이승기 : 네, 무속인이 사람을 가스라이팅해 각종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집니다. 물론 절대 다수의 무속인분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또 그 일에 충실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제 있는 사람들, 인간들은 극히 일부라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 이도형 :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만, 나쁜 사람은 극히 일부거든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죠.
◇ 이승기 : 예. 그럼 대표적인 사건을 몇 가지 말씀드리면, 지난 2021년 20대 무속인 B씨가 SNS를 통해 당시 고등학생이던 피해자를 알게 됩니다. B씨는 자신에게 영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속였고, 건강이 좋지 않던 피해자는 자신과 어머니의 통증을 낫게 해달라며 117만 원을 송금하기도 합니다. 고등학생에게 100만 원이 넘는 돈이면 상당히 큰돈인데요. 실제로 피해자의 통증이 호전된 겁니다. 그러자 B씨는 이것이 자신의 영적 능력 때문이라며 주장했고, 피해자는 이를 믿게 되면서 비극이 시작됩니다.
B씨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피해자와 가족에게 위험한 일이 생긴다며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합니다. 이후 피해자를 수시로 때리거나 강제추행했고,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와 반려견의 분뇨까지 먹게 하는데, 이 행위가 장장 2년간 지속됩니다.
◆ 이도형 : 2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지옥 같았을지 상상이 안 되네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이런 사건의 특징은 피해자가 세뇌된 상태다 보니 자신이 범죄 피해자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가해자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더 의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 제3자가 개입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도형 : 이미 1심 판결이 선고되지 않았나요?
◇ 이승기 : 예. 1심 법원은 B씨에게 특수상해와 강요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는데, 항소가 제기돼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입니다.
◆ 이도형 : 그리고 최근에는 후배 무속인을 4년간 폭행하고 억대 금품을 갈취한 50대 무속인이 구속된 사건도 있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이승기 : 인천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같은 무속인으로부터 내림굿을 받은 무속인들은 '신엄마'가 같다고 해서 서로를 '신자매'라고 칭하는데, 바로 이 신자매가 문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무속인 C씨는 같은 신자매인 피해자가 무속 생활을 거부하자 "네가 신을 모시지 않아서 네 아들에게 지적 장애가 생긴 것"이라며 겁을 주고 폭행합니다. 이후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불법 촬영하고, 2023년 10월에는 피해자를 86시간 동안 자택에 감금한 상태로 청소 도구로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우리가 교통사고를 당해도 전치 6주가 나오기 힘듭니다. 그런데 청소도구로 6주 상해를 입혔다면 얼마나 심하게 폭행했을지 정말 상상 그 이상일 겁니다.
이렇게 4년간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하며 총 1억 2천만 원을 갈취했는데, 피해자가 C씨의 폭행으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미성년자인 지적장애 아들과 함께 3억 3천만 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보증서를 쓰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 이도형 : 이 사건도 지금 재판 중인 거죠?
◇ 이승기 : 예. 공갈 및 중감금치상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구속기소된 상태이며, 곧 재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이도형 : 오늘 다룬 사건들의 공통점이 모두 피해자가 가스라이팅됐다는 거네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가해자들 모두 자신이 영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게 만든 후,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큰 화를 입는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해 경제적·성적으로 착취한 사건들입니다. 가스라이팅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사회적 유대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거나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가족이든 친구든 직장 동료든 믿을 만한 사람과 공유하는 게 바람직하지,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의지해서 해결하려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 이도형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변호사님 감사합니다.지금까지 <사건수첩> 이승기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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