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퍼즐' 손석구 "데뷔후 8년간 다작 배우로 지내… 원톱 작품 시도할 때 됐다"[인터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낯선 장르이자 세계관이라는 것에 '나인퍼즐'에 끌렸어요. 무엇보다 작품을 택하는데 가장 중요했던 건 윤종빈 감독님의 연출작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예전부터 윤 감독님의 엄청난 팬이었고 감독님이 제안 주셨을 때 너무 기뻤죠. 윤 감독님 아내분이 저를 추천해주셨다고 들었는데 큰 영광입니다."
배우 손석구가 디즈니+ 시리즈 '나인퍼즐'(윤종빈 감독)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시리즈 '나인퍼즐'의 주연을 맡은 손석구가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나섰다. 손석구는 이날 인터뷰에서 작품 출연 계기부터 자신이 연기한 한강서 강력 2팀 형사 김한샘에 대한 분석, '나인퍼즐'의 세계관 분석 및 이후 활동 방향성 등에 대해 세밀하고 밀도 있게 이야기를 털어놨다.
총 11부작인 '나인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다.
"낯선 장르이자 세계관이라는 것에 끌렸어요. 한샘은 극중 김다미가 연기한 이나와 달리 대본에 여백이 많은 캐릭터였어요. 제가 했던 작품들을 예로 들자면 어떤 캐릭터는 제가 했을 때와 다른 배우가 했을 때 어떤 비슷한 맥락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이 있는데 김한샘은 머릿속으로 그려봤을 때 다른 배우가 한다면 전혀 다른 인물이 나올 것 같았죠. 그런 면에서 나만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마냥 현실적이지도 않고 만화 같지도 않은 세계관이었기에 저도 그것에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딱 맞추려 했어요. 전략도 많이 짰죠. 극을 너무 만화적으로 끌고 가지 않으려 했어요. 의상이나 도발적 행동 등을 넣어 현실과 달리 약간 떠있도록 했어요. 이런 것을 적절히 섞으려고 했죠. 매번 제가 생각하는 제 1목표이기도 합니다."

손석구는 '나인퍼즐'의 제작발표회 당시부터 윤종빈 감독의 열혈 팬이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공개했다. 작품의 출연 계기도 윤종빈 감독 연출작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윤종빈 감독님의 연출작이었기에 작품을 택했어요. 감독님 아내분께서 저를 추천하셨다고 들었어요. 예전부터 윤 감독님의 엄청난 팬이었어요. 감독님의 전 작품을 다 감명 깊게 봤죠. 윤 감독님은 영화 연출에 있어서 경험이 많은 분이어서 감독으로서 원하는 것도 명확했지만 본인이 만든 장면이 어떤 결과를 내고 또 그것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확실히 알고 계셨어요. 저는 감독님만 믿고 연기하면 됐죠. 현장에서 연기만 잘 하면 됐어요. 다른 것은 감독님이 이미 다 구축을 해놓으셨고 저는 연기적 부분에서 관객분들이 최선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극대화할 수 있었죠. 감독님 작품은 다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범죄와의 전쟁'을 가장 좋아했고 최근 '공작'을 다시 보는데 정말 윤 감독님이 존경스럽더라고요."
극중 김한샘은 한강경찰서 강력 2팀 형사로 추리 소설과 탐정 영화 마니아다. 현장에서 단서를 찾고 범인을 잡아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재밌어서 경찰이 된 인물이다. 병적으로 꼼꼼한 완벽주의 성향의 엘리트로 다소 보수적이지만 몸에는 문신이 있으며 항상 비니와 코트 차림으로 다닌다. 10년 전 윤동훈 총경의 살인 사건을 처음으로 담당했던 탓에 현장에 있던 최초 발견자인 이나를 용의자로 확신하고 끈질기게 증거를 추적하고 있다.
"한샘은 한 가지 사건을 집요하게 푸느라 진급도 못한 꼴통 같은 형사에요. 집요함이 한샘을 잘 드러내는 단어였어요. 비니를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인물인데 형사가 비니를 쓴다는 것이 이질적이기는 하지만 평소 비니를 잘 쓰는 저를 보고 감독님이 착안하셨어요. 윤 감독님이 조사해보시니 형사 출근 복장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처음에는 한두 번 쓸까 하다가 계속 쓰고 나오는데 캐릭터에 도움이 됐죠. 드라마에서는 어떤 행위가 인물의 상태를 전달할 수 있기에 비니를 쓰는 행동이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될 거라고 봤어요. 윤 감독님이 그런 캐치가 엄청 빠르세요. 어느 날 윤 감독님이 지나가듯 얘기하신 말 중에 진리가 느껴졌어요. '석구야, 영화나 드라마라는 건 결국 배우가 뭔가 행동하는 걸 관객들이 와서 보는 거야'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화면 안에서 배우는 행동으로서 표현을 하잖아요. 모자도 그 일환이었죠."

손석구는 34살이었던 2017년 미국드라마 '센스8'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다음해 tvN '마더'에서 악역 이설악 역으로 눈길을 끌며 인지도를 얻었다. KBS 드라마 '최고의 이혼'(2018), tvN '60일, 지정생존자', JTBC '멜로가 체질'을 통해 기존 남배우들과 차별성을 지닌 배우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넷플릭스 'D.P'(2021)을 통해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 떠올랐고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통해 장르 구별 없이 소화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2022년 영화 '범죄도시2'의 최강 악역 강해상과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씨 역으로 배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두 작품 모두 신드롬적 인기를 끌며 손석구를 캐스팅 1순위로 끌어올렸다. 이어 디즈니+ '카지노'(2022)와 넷플릭스 'D.P' 시즌2(2023), 넷플릭스 '살인자O난감'(2024), 영화 '댓글부대'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남성성 짙은 캐릭터와 지적인 인물을 소화하는데 있어 강력한 장점을 지녔음을 확인시켰다. 최근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대선배 김혜자(83)와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이루며 호평을 받았다.

"전에는 다작을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는데 이제는 조금 바뀌었어요. 당시에는 이제 막 발을 들인 세계에서 체감이 될 정도로 다 흡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배우는 것이 신이 났었죠. 그런데 지금은 의미 있게 발산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기 같아요. 쉬지 않고 계속 작품을 해왔지만 약속된 작품들이 끝나면 오랜 시간 공백을 가지고 싶어요. 예전 한국영화 황금기였던 2000년대 초반을 돌아보면 원톱 드라마나 영화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그런 작품이 거의 없었죠. 여러 배우들과 함께 하는 걸 많이 했고 소위 제가 업계에서 첫 번째를 한 적은 없었어요. 예전에는 저의 쓰임이 그런 이야기들 속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온전히 무게를 저한테 두고 하는 작품들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톱 드라마나 주연작에 욕심이 생겼다는 말과는 좀 달라요. 이제 어느 정도 그런 작품을 해도 그림이 나오겠다는 노하우와 자신감이 생겼달까요. 지금부터 펼칠 연기는 변화가 키워드가 될 거예요. 다작은 잦아들고 이전과는 프로세스가 좀 다른 방식으로 연기하면서 캐릭터의 변화를 좀 가져와보려고 해요. 예전에는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숙명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 변화에 초점을 두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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