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2일 스트레이트 연휴 될까? 임시공휴일 내수 효과가 관건

김남일 기자 2025. 6. 1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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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휴식권 보장도 고려해야
계획 짜기 편하게 일찍 결정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임시공휴일 지정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업체 직장인에게는 올해 10월10일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10월3일(금, 개천절 휴일), 4일(토), 5∼7일(추석 연휴), 8일(수, 추석 연휴가 일요일과 겹친 데 따른 대체공휴일), 9일(목, 한글날 휴일)까지 황금연휴 일주일이 예정된 상태다. 여기에 금요일인 10월10일까지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주말(11∼12일)을 붙여 ‘열흘 연휴 스트레이트 플러시’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은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국민 휴식권 보장이 주요 목적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10월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한다면, 역시 내수진작·휴식권 보장 충족 여부를 중심으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이 그만큼 값을 하느냐다. 전임 정부에서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던 올해 1월27일만 놓고 보면 내수진작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설 연휴(1월28∼30일)는 사흘이었만, 하루 전인 1월27일(월)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주말인 1월25∼26일까지 이어지며 연휴 기간이 엿새로 두 배 늘었다. 문제는 국내에서 돈을 쓰는 사람 못지않게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도 많았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12일 발표한 ‘임시공휴일 지정의 명암:내수 활성화와 휴식권 보장의 현실과 한계’ 보고서는 “국민들의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임시공휴일 내수진작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올해 설 연휴가 예년보다 길어짐에 따라 더 많은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선택했다. 1월 해외관광객은 297만3천명으로 전월 대비 9.5%,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했다. 월 단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고 했다.

반면 내수진작 효과로 이어지길 바랐던 국내관광 소비는 기대에 못 미쳤다. 보고서는 “신용카드(비씨·신한) 사용액 기준으로 보면, 설 연휴 기간 중 관광소비 지출은 전주에 비해 늘었다. 특히 임시공휴일인 1월27일 소비 지출은 1210억4천만원으로 1월20일 대비 60% 이상 증가(755억1천만원)했다”고 했다. 그러나 “1월 동안 국내관광에 지출한 금액은 약 3조원으로, 오히려 전월 대비 7.4%,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진작 효과를 일으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경제불황 속에 수출·생산 감소도 따져볼 대목이다. 올해 1월 수출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는 “수출 감소 폭 중 일부는 임시공휴일 지정의 효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조업일수가 줄어들며 산업생산 하락(전월 대비 1.6%,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생산 감소가 전적으로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장기간 연휴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업일수 감소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경제효과만? 노동자 휴식권 보장은?

임시공휴일 지정을 단순히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다. 한국 노동자들은 여전히 긴 시간 노동을 한다. 연간 평균 1872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보다 평균 노동시간이 긴 나라는 많지 않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는 “휴식권 보장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지만, 공휴일이 중복되는 날이 있어 연도별로 공휴일 수의 변동성이 크다”고 했다. 공휴일 중복으로 노동자가 휴일을 ‘날린’ 일수를 보면, 2017년 4일, 2018년 3일, 2019년 3일, 2020년 6일, 2021년 6일 등이었다. 보고서는 “휴일이 날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주말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체공휴일 제도가 도입됐지만, 1월1일(신정)과 6월6일(현충일) 등은 대체공휴일 적용 대상에서 빠지는 등 휴일 변동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 공휴일은 날짜 기반(신년, 독립기념일, 크리스마스 등)과 요일 기반이 섞여 있다. 현충일(5월 마지막 월요일), 노동절(9월 첫 번째 월요일) 등 요일 기반 공휴일은 다른 휴일과 겹치는 일이 없다.(‘해외 주요국 공휴일 제도와 국내 공휴일 법제화 논의’, 국회입법조사처)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더라도 1천만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쉬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임시공휴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024년 기준 전체 취업자 2857만여명 중 999만여명이 1∼4인 사업체에 일한다. 이들 대부분이 임시공휴일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휴식권은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아닌 대체공휴일 확대 및 공휴일 요일지정제 도입 등 제도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전남 담양군 담양읍 관방제림에서 시민들이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시공휴일, 지정할 거면 일찍 발표를

만약 10월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한다면 결론을 빨리 내는 것이 좋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빠를수록 노동자는 휴가 계획을 짜기 편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수출 일정 조정 등 불확실성을 덜 수 있다. 초중고 학사 운영도 예측 가능해진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8월14일, 2016년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국무회의에서 임시공휴일을 확정한 시기는 각각 8월4일, 4월28일이었다. 임시공휴일이 임박해서 발표가 이뤄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0월2일(의결 9월5일), 2020년 8월17일(의결 7월21일),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0월2일(의결 9월5일), 2024년 10월1일(의결 9월3일), 올해 1월27일(의결 1월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의결했다. 비교적 이른 시점이지만 국민과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면 발표·결정 시기를 더 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임시공휴일 지정 때마다 나온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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