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기후시대] 온난화로 재배 늘어난 아열대작물…등유 소요량 면밀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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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아열대작물에 적합한 재배환경이 갖춰진다고 해서 쉽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판로 확보, 난방비, 시설 유지·관리비 부담에 무너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은 356.6㏊로 2018년(315.4㏊)에 견줘 13% 늘었다.
키위·무화과·차 등 기존 재배 중인 아열대작물은 제외한 수치다.
아열대작물 가운데 부류에 따라 재배면적 증가세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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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과수 재배면적 5년간 2배
아열대채소는 되레 32% 줄어
비용 최소화·판로 확보 등 과제
맞춤형 재배기술 개발도 시급



“기후변화로 아열대작물에 적합한 재배환경이 갖춰진다고 해서 쉽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판로 확보, 난방비, 시설 유지·관리비 부담에 무너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지구온난화로 국내 기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아열대작물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은 356.6㏊로 2018년(315.4㏊)에 견줘 13% 늘었다. 키위·무화과·차 등 기존 재배 중인 아열대작물은 제외한 수치다.
아열대작물 가운데 부류에 따라 재배면적 증가세도 달랐다. 아열대과수 재배면적은 2018년 117.2㏊에서 2023년 221.1㏊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아열대채소는 198.2㏊에서 135.5㏊로 되레 32% 감소했다.
아열대과수 재배에 성공한 농가들의 공통점은 경제성을 최대한 따졌다는 데 있다. 전남 진도에서 애플망고를 3967㎡(1200평) 규모로 재배하는 신혜민씨(37)는 “난방비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추석 대목을 겨냥해 수확할 수 있도록 작기를 조절했다”면서 “최근 이상기상으로 사과·배 생산이 어렵다보니 대체재로 애플망고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 전량 직거래와 백화점 공급 등으로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검증된 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성공 열쇠가 됐다. 바나나·커피 농사를 짓는 김원삼씨(51·전남 완도)는 “1653㎡(500평) 규모의 커피 시설하우스에서 지난해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설치한 결과 겨울철 난방비를 10% 절감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엔 바나나 시설하우스(1983㎡·600평)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다만 운영·관리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아열대채소는 왜 고꾸라진 것일까. 임찬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는 “오크라·삼채 등 아열대채소는 수요처가 제한적이어서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농가수·재배면적이 모두 줄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러한 상황에 주목해 아열대과수별 등유 소요량 지도를 제작하고, 맞춤 재배기술을 개발·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진청이 지난해 개발한 등유 소요량 지도는 백향과(패션프루트)·파파야·망고·용과·토마토·만감류 등 6개 과종을 대상으로 1991∼2020년 2월 평균 한달간 최저 온도에 따라 지역별로 1000㎡당 필요한 등유 소요량(0∼3만ℓ)과 탄소배출량을 산정해 9단계로 구분한 것이다. 농가는 노랑·초록·빨강 등 색깔별로 구분한 이 지도를 참고해 자신이 속한 지역이 해당 작물의 재배적지인지 확인하면 된다. 각 작물의 재배 권장지역은 등유 소요량 1만1900ℓ 이하, 탄소배출량 30tCO2 이하인 곳(노랑∼진초록)이다.
맞춤형 재배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농가에 요구된다. 농진청은 아열대작물 가운데 망고·올리브·여주·강황 등 17개의 유망 작물을 선발해 국내 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보급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얌빈·롱빈·공심채 등 아열대채소의 작형·작기 개발을 위한 시험도 진행한다.
전지혜 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장은 “온난화가 가속화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시설하우스에서 겨울철 난방을 해야 한다”며 “시설하우스 건립비, 난방비, 소비시장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신중하게 접근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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