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대신 주식” 가야 할 방향 맞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2900선을 돌파했다. 3년 5개월 만이다. ‘임기 내 코스피 5000 돌파’를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은 첫 경제 현장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식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 최고의 자산 증식 수단은 부동산, 그것도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라는 것이 수십 년 통용돼 온 상식이다. 그 결과 가계의 자산 70~80%가 집 한 채에 쏠려 있다. 미국의 경우 가계 자산의 60~70%가 주식, 채권 등 금융 자산이다. 가계의 주 자산이 부동산이다 보니 환금성이 떨어져 은퇴 후 현금 흐름이 급격히 나빠진다. 노인 빈곤율이 선진국 중 1위가 된 이유 중 하나다.
아파트가 사는 곳 아닌 재테크 대상이 된 부작용은 심각하다. 집값 양극화로 절대다수 국민에게 박탈감을 주고 있다. 청년층은 절망해 결혼과 출산을 꺼린다. 일부는 도박에 가까운 ‘영끌’로 아파트를 매입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 상장기업들은 높은 수익성, 성장성, 높은 주주 환원율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미국 기업 주식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투자의 중심으로 삼으려면, 국내 증시도 미국처럼 장기 우상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새 정부가 상법 개정을 통해 대주주들이 소액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하게 하는 것도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법 개정은 기업 경영을 제약해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이 양면성을 잘 조율해야 한다.
주가를 결정하는 근본은 기업의 수익 창출력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중국의 기술 굴기로 석유화학·철강·액정패널·배터리 등 주요 업종에서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 국가와 가계 모두 과도한 빚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10대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률(13%)은 미국 10대 기업(3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주가 5000시대는 새 정권 때마다 되풀이돼 온 ‘헛된 구호’가 된다. 기업이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 규제 개혁, 노동 개혁이 절실하다. 과감한 구조 조정도 정부의 책임이다. 포퓰리즘은 안 된다. 이런 흐름이 가시화되면 투자자들도 국내 주식시장을 다시 보고 부동산 대신 주식 투자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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